여행지에서 한국인이 운영하는 가게를 발견하면,
독일 뤼데스하임 참새골목 입구에 있는 옷가게와 한국인 식당 T14
얼마 전 한국에서 반가운 동창부부가 찾아왔다.
친구는 젊었을 때 어려운 순간들을 잘 이겨내고 지금까지 화목하게 잘 살고 있다. 힘들게 지내던 때를 잘 아는 친구들이기에 우리집 방문은 더욱 반가웠다.
2주간의 일정 중 일주일은 집에서 가까운 도시를 돌며 안내하고, 마지막 일주일은 자가용으로 한바퀴 돌아오는 여정을 준비했다.
찾아오는 친구들에게 비슷하게 해주는 코스로 로렐라이를 거쳐 하이델베르크, 밤베르크 또는 로텐베르크 옵데어 타우베, 체코 프라하, 베를린까지 돌아오는 코스로 준비했다.
사진 찍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에게 짧은 시간에 어떻게 하면 독일다운 모습을 많이 보여줄 수 있을까? 생각하던 중, 세계자연유산(UNESCO)에 등재된 곳들을 위주로 정했다. 에센 졸페어라인, 발데나이호수와 빌라휘겔을 보고, 쾰른의 대성당을 거쳐 라인강변에 있는 도시인 뤼데스하임(Rüdesheim)에 들렀다.
라인계곡에 위치한 와인의 도시인데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면 계단식 포도밭이 가파른 경사면에 그림 같은 줄무늬를 형성하고 있는 모습과 멀리 강 건너편의 마을까지 볼 수 있다. 또 정상에는 1870년 독일 통일을 기념하기 위해 라인발트 산지에 세워진 게르마니아 여신상이 높이 세워져 있다.
아주 작은 도시인데 관광객이 많이 몰리며 와인 판매장에는 한글로 된 안내문도 많이 볼 수 있다. 구시가지의 144m에 달하는 드로셀가세(참새 골목)가 유명하며 밤이 되면 식당에서는 생음악과 함께 춤을 추는 이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뤼데스하임에서 하이델베르크로 떠나기 전, 목이 말라서 어디 들어가서 시원한 것을 마시며 쉴 곳을 찾던 중 라인강을 향해 테라세가 있는 T14이라는 전망 좋은 식당을 찾았다. 책상을 치우고 있는 어르신이 보였는데 중국분이겠지! 생각하면서도 ‘구텐탁!, 안녕하세요!’ 하며 들어갔더니, 얼굴을 들며 반갑게 맞이해주신다.
한국분이셨다. 한국말을 들었는지 젊은 여성이 나와서 자리를 안내했다.
어르신은 20년전부터 뤼데스하임 시청 근처에서 사업을 했었는데 스위스에서 호텔경영학을 공부한 딸이 이 식당(Restautant/Café/Bar)과 옆 옷가게를 메니저 겸 사장으로 오빠, 어머니와 함께 운영한단다.
젊은 메니저와 잠시 얘기 나눌 시간을 가졌다.
뤼데스하임은 라인강의 진주라는 별명을 가진 도시로 유명한 라인강이 흐르고 볕이 잘 드는 산간지대라 지리적 특성 때문에 일찍부터 포도산지로 유명하단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라인강 계곡의 시발점으로 유람선을 타기 위해 찾는 관광지이고 우리 한국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졌기에 요즘은 한국인들의 단체 손님도 많이 찾아주신단다. 직원을 20명을 둘 정도로 바쁠 때도 있지만 하고 있는 일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젊은 여 사장은 특히 한국어가 특출했다.
또 이곳은 12세기에 지어진 부젠부르크성에 라인가우 와인박물관이 들어서 있고, 또 350여종의 진귀한 자동 악기를 전시하고 있는 악기 박물관이 있다.
또 이곳은 한국 동포들의 잔치에서 즐겨 마시는 Asbach 생산지이기도 하다.
독일 유로저널 오애순 기자asoh@theeurojourna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