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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02 22:38

한국에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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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에 살면서도 한국을 제법 자주 방문하는 편이다.

 

유학생 시절 2년 반 가량 한국을 다녀가지 않은 것 외에는 이후 취업을 하고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뒤부터는 해마다 두 번씩은 꼭 한국을 다녀간 것 같다.

 

물론, 그 만큼 시간적, 경제적 여유가 있어서만은 결코 아니었다. 그렇게 한국을 나름 자주 다녀가기 위해서는 유럽 여행도 자제했고, 한국 방문을 위해 평소 정말 절약하며 지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것은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 하나 밖에 없는 자식으로서 이렇게 이역만리 타국 땅에 사는 게 너무나 죄송하기에 부모님을 뵈기 위해서 한국을 다녀갈 수 밖에 없었건 까닭이다.

 

그렇게 방문한 한국, 그런데 올해는 조금 느낌이 다르다.

 

일단, 친구들과 나누는 대화들, 우리들의 관심사들이 변했다.

 

지난 시절에는 우리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그 까닭 모를 갈등과 고민들, 그리고 까마득해만 보이는 우리들의 막연한 미래에 대해 정말 많은 얘기들을 나눌 수 있었건만...

 

이제 친구들은 더 이상 그 시절 갈등하고 고민했던 것들에 대해 더 이상 갈등하고 고민하지 않는다. 이제 친구들은 그 시절 그렸던 미래에 대해 더 이상 그림을 그리지 않는다.

 

그저 지금 당장 주어진 현실에서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성과를 거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지금 당장 지고 있는 책임들을 훌륭히 완수할 수 있는 지에만 몰두한다.

 

그리고, 이제 그들의 즐거움과 꿈은 그 현실의 역할들을 얼마나 충실히 완수하느냐에 오롯이 달려있을 뿐이다.

 

변했다기 보다 이제 사라지려는 것들도 너무 많다.

 

지인들과 약속을 잡으면 90% 이상 서울 신촌에서 만난다. 신촌은 참 재미있는 곳이다. 현대백화점과 그 뒤쪽은 대학생들과 젊은이들 위주로 돌아가는 곳이고, 그 건너편 다주쇼핑센터와 그 뒤쪽은 지난 시절(?) 그대로 여전히 남아있는 곳이었다.

 

다주쇼핑센터는 나에게 특별한 곳이다. 아주 어렸던 꼬마 시절 부모님은 그 곳에서 장난감을 사주셨고, 이제 25년도 넘은 죽마고우 친구 성훈이와 그 곳에서 장난감을 구경하던 곳이다. 그 지하에는 여전히 재래시장이 남아 있었고, 돈 만원에도 소주나 막걸리를 푸짐하게 먹을 수 있는 허름한 대포집들이 있었다.

 

건너편 현대백화점 쪽으로 가면 그야말로 삐까뻔쩍한 가게들이 즐비했지만, 나는 이상하게도 7,80년대 정취가 남아있는 다주쇼핑센터 쪽에 정감이 가서 신촌을 나갈 때면 꼭 그 쪽을 둘러보곤 했다.

 

그런데, 이번에 그 곳을 갔더니 이제는 정말 건물도 오래되고 찾는 이들도 없어서인지 재건축에 들어간다고 모든 점포들이 문을 닫고 폐쇄되어 있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사진이라도 한 방 남겨놓을 것을, 이제 그 오랜 정취를 눈으로 감상하기도 어려워졌다니...

 

사실, 이 곳뿐만 아니라 한국은 조금이라도 시대의 흐름이나 유행에 뒤쳐지면 바로 버림을 받고 결국에는 사라지는, 너무나 빠르고 또 삭막한 곳이다.

 

아무리 요즘 유행하는 것들이 좋더라도 지난 시절의 오래된 것들을 여전히 좋아하는 그 누군가가 분명 있을 텐데, 슬프게도 한국은 그렇게 오래된 것을 좋아하는 이들을 조금도 배려하지 않는 나라다.

 

그래서 한국을 늘 발전한 것 같고, 늘 최첨단의 속도와 편리함을 자랑하건만, 쉴 새 없는 변화 속에서 그 속은 정작 늘 허전한 나라다.

 

불과 작년까지만 해도 잘 느끼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느껴졌다, 나와 한국의 괴리감이 생겼다는 것을.

 

다행히도(?) 나는 한창 변할(?) 나이에 한국을 떠났고, 그 뒤로는 나만의 속도와 나만의 세상을 간직하며 살았다.

 

그리고, 이제 그런 나와 변해버린 한국 사이에는 어느새 섞일 수 없는 격차가 발생해버렸다.

 

어느 쪽이 옳고, 어느 쪽이 그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질감이라는 단어로 표현할 수 있을 만큼, 나는 더 이상 한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가치관이나 삶의 목표에 공감하기가 어렵다.

 

그런 만큼 한국에서 사는 사람들 역시 내가 살아가는 방식과 목표점을 공감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그런 차이가 있으면 있는 대로, 그 모습 그대로 모두가 소중할 뿐이다. 선택했으면 그 결과는 자신의 책임이며, 그것이 어떤 선택이든 장단점이 있을 것이며, 다만 내 선택으로 인한 장점이 그로 인한 단점보다 크다면 그것으로 만족하면서 주어진 운명에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어떤 선택도 틀린(Wrong) 선택은 없다, 다만 다른(Different) 선택만 있을 뿐. 그리고, 자신의 선택에 대해 얼마나 만족하느냐의 문제일 뿐.

 

앞으로 해가 바뀔수록 한국에 올 때마다 더 많은 이질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한국에서 사는 이들과 가치관과 삶의 목표점이 더욱 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대로, 나는 나대로 그저 살아가는 매 순간에 삶에 감사하고, 삶의 경이로움에 감격하면서, 행복이라는 단어를 쉴새 없이 그려볼 수 있길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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