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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4.15 20:36
일장일단(一長一短)
조회 수 1982 추천 수 0 댓글 0
이번 한국 방문 중 친구들과 나눈 수 많은 이야기들 중 얻은 결론이 있다면 바로 ‘일장일단(一長一短)’이 아닐까 싶다. 한 때는 같은 학교, 같은 학년, 같은 교실에서 비슷비슷한 모습의 삶처럼 보였건만, 이제 어느덧 너무나 다양한 갈래로 흩어져버린 우리들의 삶... 게 중에는 그야말로 누가 봐도 잘 나가는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도 있고, 또 누가 봐도 별 볼일 없는 삶을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이도 있건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결국 다 일장일단이 있었다. 우리들은 20대를 지나오면서, 그리고 치열한 30대를 살아가면서 수 많은 선택의 기로들 앞에 서 있었다. 그리고, 그 선택들에 따라 우리들의 앞날이 요동치듯 변해버렸다. 때로는 정말 잘 한 선택도 있었고, 때로는 정말 땅을 치며 후회할 잘못된 선택도 있었지만, 결국 그 어떤 선택들일 지라도 그로 인한 결과들에는 좋은 것과 나쁜 것이 반드시 함께 있었다. 다니던 직장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싶어서 더 좋은 회사로 이직한 친구는 비록 더 나은 직장으로 옮기면서 연봉도 인상되는 등 원했던 바를 얻었지만, 그런 반면에 기존 직장보다 더 심한 업무 강도와 스트레스를 겪는다고 했다. 부모님의 도움으로 개인사업을 하는 친구는 비록 남 눈치 보면서 스트레스 받는 직장생활을 하지 않아서 좋지만, 반면에 가족들과 보내는 시간도 없을 만큼 사업에 매달리면서 나름대로의 고충과 고민을 겪고 있었다. 결혼을 한 친구는 안정된 가정 속에서 더욱 성숙하고 책임감 있는 진짜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지만, 그런 만큼 막중한 책임과 가정이라는 틀 안에서 포기해야 하는 것들로 인한 스트레스가 있었다. 아직 싱글인 친구는 비록 아무 때나 자유롭게 친구들과 어울리며 즐거운 삶을 누리고 있었지만, 반면에 결혼을 한 친구를 보면서 은근한 부러움 혹은 자신도 언젠가 결혼을 해야 할 텐데 라는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자녀가 있는 친구는 자녀의 재롱과 커가는 모습에 큰 즐거움과 보람을 느끼지만, 한 편으로 육아로 인한 부담과 스트레스, 그리고 자녀교육과 앞으로 자녀에게 들어갈 막대한 경제적 부담으로 인해 어깨가 너무 무거워졌다고 했다. 반면에 자녀가 없는 친구는 와이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나름 자유롭고 편한 생활을 즐기고 있었지만, 역시나 주위에서 자녀를 가지라는 은근한 압박을 느끼고 있었다. 나 자신의 경우도 그렇다. 이렇게 해외에서 취업하여 살아가는 덕분에 한국에서 사는 것에 비해서는 훨씬 자유롭고 편안한 삶을 누리고, 또 넓은 세상을 경험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또 한 편으로는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자주 못 보고, 급변하는 한국에서 사는 것에 비해 어쩌면 너무 안일하거나 혹은 뒤쳐지는 삶을 살고 있는 지도 모른다. 친구들은 이렇게 영국에서 살아가는 내 삶을 부러워하기도 하지만, 나는 또 한 편으로 한국에서 살아가는 그들의 삶이 부럽기도 하다. 그들은 내가 영국에서 살아감으로 인해 느끼는 단점들을 잘 모를 테고, 나 역시 그들이 한국에서의 삶 속에서 느끼는 단점들을 잘 모르기에, 자신의 삶의 단점들을 떠올리면서 그저 서로의 삶에서 보여지는 다른 이들의 장점들만 보며 부러워하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어쩌면 내가 가진 것들의 단점을 더 많이 보려 하고, 마찬가지로 남이 가진 것들의 장점을 더 많이 보려 하는지도 모른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라는 속담처럼 아마도 이는 우리 인간들의 타고난 본성일지도 모른다. 내가 가진 것, 나를 둘러싼 환경, 내가 택한 삶에 대해서는 주로 단점을 보는 반면, 다른 이들이 가진 것, 그들을 둘러싼 환경, 그들이 택한 삶에 대해서는 주로 장점을 보며 그들을 부러워하고, 또 내 삶에 불평하거나 불만스러워 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정말 어리석은 일이다. 아무리 부러워 보이는 삶도 들여다보면 다 나름대로의 고통과 고민이 있으며, 또 아무리 내 삶이 고통스럽고 고민으로만 가득한 것 같아도 들여다보면 역시 나름대로의 즐거움과 행복이 분명 있으니 말이다. 결국, 무엇에 더 중점을 두고 바라보느냐의 문제다. 친구들과 수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우리가 내린 결론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우리들의 선택에는 모든 게 다 일장일단이 있는 만큼, 자신의 선택이 그래도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면 그 장점들을 만끽하면서 자신의 선택을 사랑하는 게 현명한 일이라는 것이었다. 어차피 100% 좋기만 하고, 만족스럽기만한 인생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어떤 것이든 우리들이 살아가면서 만나는 그 수 많은 일들 속에는 모두 다 일장일단이 있다. 때로는 그것이 너무나 안 좋은 점만 있는 것일 지라도 우리는 어떻게든 그 속에서 반드시 존재할 좋은 점을 찾아야 한다. 그렇게 좋은 점만 바라보며 행복을 느끼기에도 너무나 짧은 인생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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