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3국과 아세안 10개국은 3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제15차 ‘ASEAN+3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를 열고 아시아판 국제통화기금(IMF) 규모가 1200억달러에서 2400억달러로 두배 늘리는 데 합의했다.
또 이 기금에 위기예방 프로그램이 도입돼, 한중일 및 아세안(ASEAN) 국가들의 유동성 위기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게 된다.
이번 회의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제회의 의장을 맡아, 1999년 ASEAN+3 재무장관회의 프로세스 출범 이후 가장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놓았다.
우선 역내 유동성 위기시 금융안전망 역할을 하게 될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다자화(CMIM) 기금 규모가 2400억 달러로 확대된다. 2010년 800억 달러에서 1200억 달러로 늘린 바 있는데, 이를 2년만에 두배로 증액한 것이다.
우리나라는 이중 16%에 해당하는 384억 달러를 분담하게 된다.
동시에 우리나라가 유동성 위기에 닥쳤을 때 384억 달러까지 지원받을 수 있게 됐다.
회원국들은 또 사후 위기해결 기능만 갖고 있던 CMIM에 위기예방 프로그램을 도입, 위기 발생을 선제적으로 차단하기로 했다.
IMF에도 3가지의 위기예방 프로그램이 있지만, ASEAN+3 재무장관들은 우리나라가 제안한 대로 ASEAN+3 회원국에 적합한 맞춤형 예방 제도에 합의했다.
이는 자금 지원을 받고자 하는 아세안 국가들이 현실적으로 까다로운 자격 요건을 통과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 사후 정책이행을 약속한다면 지원받을 수 있도록 설계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