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여성들은 아찔한 각선미를 선보이기 위해 불편한 발을 감수하더라도 보통 7~15cm 정도의 굽 높이를 가진 킬힐을 선택하면서 발이 퉁퉁 붓고 물집이 잡히거나 발에 반창고를 잔뜩 붙이게 된다.그러나 킬힐에 희생당한 여성들의 발은 자칫 잘못하면 엄지발가락의 큰 관절이 발의 바깥쪽으로 치우치게 되는 변형인 ‘무지외반증’을 초래할 수 있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의 관절은 안쪽으로 기울어져 두 번째 발가락과 멀어져 있으며 첫 번째 발가락의 머리 부위의 안쪽 비대와 다른 발가락에도 변형이 동반되는 복합질환을 말한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외측으로 돌아가며 상대적으로 내측이 돌출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내측의 돌출부가 신발에 닿으며 자극이 돼 통증이 발생해 심하면 신발 신고 걷기가 힘들어 진다.
변형이 심해지면 보행 시 엄지발가락의 기능이 떨어지고 경우에 따라서는 두 번째 발가락을 위로 들어 올리거나 변형을 유발하는 이차적인 족부 병변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킬힐은 높은 굽만큼 체중을 앞으로 쏠리게 한다. 이 때문에 다른 부위에 힘을 주게 만들어 엉덩이를 빼고 걷거나 무릎을 구부리고 걷게 한다. 이처럼 엉덩이를 뒤로 빼고 걸으면 골반이 앞쪽으로 기울어지게 되고, 무릎을 구부리고 걸으면 발목과 발에 부담을 주어 휜다리를 유발할 수 있다.
높은 하이힐은 바른 보행을 유도하지 못해 평소에 가장 많이 반복되는 신체활동을 방해한다. 때문에 올바르지 않은 걸음걸이를 형성하며, 인체의 특정부위를 약해지게 만들고 밸런스를 무너뜨려 체형을 비뚤어지게 만든다.
그렇다고 해서 굽이 낮은 플랫슈즈가 더 좋은 것은 아니다. 플랫슈즈는 편평한 바닥과 얇은 밑창 때문에 발 바닥의 볼록 들어간 부분인 아치를 받쳐주지 못해 아치를 무너지게 한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발목과 발의 각도가 안쪽으로 쏠려 발의 불균형을 일으킨다. 때문에 신발은 보행시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2~3cm정도의 두께가 있는 것이 좋다고 할 수 있다.
서울아산병원 정형외과 이호승 교수는 “ 현대의 여성들에게는 하이힐을 전혀 신지 않고 생활하는 것 자체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무지외반증을 예방하기는 상당히 어렵다”고 주의를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