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 날씬한 다리를 가진 대학생 B씨(23세)는 스키니 매니아다. 스키니진도 여러 벌을 갖고 있고, 미니스커트나 반바지를 입을 때는 레깅스도 항상 컬러를 맞추어 코디한다. 너무 꽉 끼는 옷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이야기를 엄마 잔소리로 들었던 .B씨는 얼마 전 사촌언니에게서도 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얼마 전 아이를 제왕절개로 낳은 사촌언니가 ‘스키니진 너무 좋아하지 마라. 아니면 너도 나처럼 진통 다 하고 수술해야 한다’고 한 마디 한 것이다. 자연분만으로 아이를 낳으려 했지만 생각보다 골반이 잘 벌어지지 않아 수술을 할 수밖에 없었단 얘기다. 언니 생각에는 스키니진처럼 끼는 바지를 오랫동안 즐겨 입었던 탓도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다. 스키니진처럼 꽉 끼는 바지는 신경압박과 저림, 소화장애, 피부염 등의 ‘끼는 바지 증후군(TPS)’에 질염 등 세균감염도 생기기 쉽게 만든다. 이런 작은 생활습관이 짧게는 임신이나 출산에 문제를 일으키거나, 길게는 수십 년 후에 생길 질병을 야기할 수도 있는 것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자궁경부암연구회 송정인 위원은 “여자는 찬 데 앉지 말고 몸을 따뜻하게 해야 한다 라는 어른들 말씀도 알고 보면 생활 속에서 건강을 유지하는 좋은 습관이다”고 말했다.
일례로 날씨가 추운 겨울철에 생리통 등 생리관련 트러블이 더 심해졌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고 한다.
송정인 위원은 여성들이 건강을 지키는 첫째 비결은 젊을 때부터 건강에 관심을 가지고 좋은 생활습관을 가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과일 채소 등 건강한 음식을 포함해 영양소를 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현명하게 먹고, 규칙적인 운동을 실천하며, 산부인과 검진을 포함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으면 건강과 젊음을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B씨처럼 아직 젊은 여성들은 결혼이나 임신 출산이 한참 후의 일이고, 현재는 체력도 충분해 건강 관리에 관심을 기울이기가 쉽지 않다. 송정인 위원은 자궁경부암만 해도 예전에 중장년층 여성에게 주로 발병했던 질환으로 알고 있지만, 최근에는 젊은 자궁경부암 환자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자궁경부암 환자 중 35세 미만 연령의 비율이 1990년대 초 6%에 비해 2006년 11.3%로 두 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젊은 미혼 여성들의 자궁경부암 예방에 대한 관심과 교육이 시급한 것이다.
송정인 위원은 자궁경부암은 주로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의 영향이 크다면서 “최근 성 경험 연령이 빨라지고 결혼연령은 늦어지면서 20, 30대 여성이 자궁경부암 위험에 쉽게 노출돼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자궁경부암을 예방하려면 자궁경부암 발병을 80% 정도 줄여주는 효과가 있는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하고, 성생활 중인 여성이라면 년 1회 정도는 정기적인 산부인과 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은 젊을 때 지켜야 하는 것인 만큼, 건강관리를 하는 나이도 따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유로저널 안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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