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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6.24 19:13
아직은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이유 (1)
조회 수 2556 추천 수 0 댓글 0
요즘 시대에 나름대로 젊다면 젊은 30대 직장인이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다고 하면 이상하게 여기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아닌 게 아니라 요즘 정말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사람을 발견하는 게 너무나 어려울 만큼, 아주 연로했거나 아니면 스마트폰을 마련할 만큼의 경제력도 없는 가난한 사람이 아닌 이상, 그야말로 스마트폰은 현대인의 필수품처럼 자리잡았다. 그 와중에도 꿋꿋이(?) 스마트폰을 마련하지 않는 나를 의아해하는 분들이 많아서, 하루는 나 자신에게 질문해보았다, “너 스마트폰 필요하니? 아니면 스마트폰 갖고 싶니?” 내 대답은 “적어도 아직은 스마트폰이 필요하지도 않고 갖고 싶지도 않다.”였다. ‘아직은’이라는 단서를 붙힌 이유는 나중에 스마트폰이 정말 필요한 상황이 생길 수도 있고, 뭐 나도 사람이니까 얼마든지 나중에 마음이 바뀔 수도 있으니까. 스마트폰을 아직 쓰지 않는 본격적인 이유를 설명하기에 앞서, 일단 나라는 사람은 원래부터 전자제품, 첨단기기와 별로 친하지 않다는 사실을 먼저 밝혀야겠다. 나는 대부분의 남성들과는 달리, 원래부터 전자제품에, 특히 휴대폰에는 그닥 관심도, 애정도 없었던 사람이다. 그나마 내가 전자제품에 관심과 애정을 지녔던 경우는 초등학교 시절 워크맨과 이후 중학교 시절의 오디오가 유일하다. (오디오를 단순히 전자제품의 범주에 넣기 싫지만) 당시 나에게 음악의 세계를 열어준 워크맨은 정말 너무나 소중한 보물이었고, 이후 소리의 깊이에 심취하면서 만나게 된 오디오는 정말 환상 그 자체였다. 지금도 한국의 고향집 내 방에 고등학교 1학년 시절부터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인켈 오디오는 정말 부모님을 조르고 졸라서 마련했던 것으로, 당시로서는 우리집 형편으로 구입하기 힘든 꽤 비싼 제품이었다. LP를 들을 수 있는 턴테이블도 있었고, 정말 소리가 좋은 제품이어서, 중학교 시절에는 자다가도 음악이 듣고 싶어서 일어나서 음악을 틀고 다시 눕곤 했을 정도로 나를 음악의 세계로 이끌었던 오디오였다. 그러나, 그 이후로는 오늘날까지 전자제품에 그닥 관심을 가진 적도, 애정을 가진 적도 없다. 그러다 보니 첨단기기가 나와도 한참 지나서 정말 그 기기가 꼭 필요하다고 여겨질 경우에만 구입하곤 했다. 가령, 나는 MP3플레이어도 이미 보급이 한참이나 지난 2003년도에 가까운 친구가 갖고 있던 제품을 꼼꼼하게 확인해본 뒤에, CD플레이어보다 더 많은 음악을 더 쉽게 들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서고서야 처음 구입했다. 게다가 그 제품은 마이크를 연결하면 녹음 성능이 뛰어나서 기타를 치면서 노래를 녹음하곤 했던 나에게 더 없이 유용했다. 그 제품은 용량이 256mb에 불과해서 2010년도에 용량이 훨씬 큰 MP3플레이어를 구입했지만, 나는 처음 산 그 MP3플레이를 아직도 간직하고 있으며, 녹음 기능이 있는 그 제품을 지금도 기자 일을 하면서 인터뷰를 할 때 사용하고 있다. 내가 이렇게 전자제품에 미지근한 반응을 보이는 것은 어쩌면 부모님의 영향 때문인 것도 같다. 우리집은 정말 대한민국에서 전자제품 가장 오래 쓰기 대회를 하면 적어도 전국 10등 안에는 분명히 들 것이다. 한국 고향집에 가면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구입했던 전자레인지가 그대로 있고, 고등학교 1학년 때 구입했던 냉장고도 그대로 있다. 도대체 내가 초등학교 3학년 때 구입한 전자레인지가 어떻게 아직도 그렇게 멀쩡하게 작동하는지는 정말 미스테리지만, 어쨌든 부모님은 멀쩡하게 작동하는 제품을 굳이 바꿀 필요가 있겠냐는 입장이시다. 괜히 우리집이 너무 불쌍하게 들릴 것 같은데, 반면에 우리집 식탁을 보면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차려먹기 대회를 하면 역시나 전국 10등 안에는 분명히 들 만큼 정말 재벌집 식탁 부럽지 않다. 즉, 돈이 없어서 궁상 떠느라 전자제품을 안 바꾸는 게 아니라, 우리집은 굳이 필요 없다고 여겨지는 것에는 아예 무심하고, 반면에 정말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 이를테면 먹는 것에는 아끼지 말자는 독특한 철학(?)을 갖고 있다. 게다가 부모님은 전자제품은 계속 새로운 제품, 더 좋은 제품이 쉴 새 없이 출시되니, 굳이 빨리 빨리 바꾸지 않아도 된다는 애기를 하도 하셔서, 나 역시 자연스레 그런 사고방식을 갖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영국으로 유학을 오기 전까지 한국에서 사용했던 내 휴대폰도 당시로서는 유행이 한참이나 지난, 막말로 구린 제품이었고, 그나마도 그보다 더 구렸던 기존 휴대폰을 내가 술 마시고 우리집 변기에 빠뜨려서 고장이 나 어쩔 수 없이 바꾸게 된 것이었다. 당시 영국으로 유학을 떠나 오기 몇 달 전에 2박 3일 동원예비군 훈련을 받았는데, 같이 훈련을 받은 내무반 동료들 중 마침 휴대폰 대리점장이 있었다. 누가 봐도 구린 내 휴대폰을 보더니 이 양반이 영업본능이 발동했던지 나에게 “어휴, 휴대폰 바꾸셔야겠네요.”하는데, 나는 너무나도 당당하게 “왜요? 통화 잘 되고 문자 잘 되는데요.”라고 화답했고, 그는 나에게 더 이상 말을 걸지 않았다. 다음 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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