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2월 치러질 18대 대선을 6개월여 앞두고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이하 박사모)' 정광용 회장의 공개서한이 공개되면서 정치권의 주요이슈로 급부상했다.
공개 서한의 주요 이슈는 '이명박 대통령이 이번 대선에서 박근혜가 아닌 안철수를 민다는 데 사실이냐 ?'는 다소 허황되게 들릴 수 있는 내용이다.
박사모의 정광용 회장은 지난달 27일 박사모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께 묻습니다'라는 제목의 공개서한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친이계 측근들과 '안철수 대통령 만들기'에 나선 것이냐"며 공개적으로 묻고 나섰다.
일요시사 보도에 의하면 서한의 주요 내용은 '이재오 의원에게 안철수 원장을 밀도록 지시했냐'는 내용이며 사실로 밝혀진다면 적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내용을 다수 포함하고 있었다. 정 회장은 "방금 지극히 신뢰할만한 분으로부터 하늘이 놀라고 땅이 흔들릴만한 첩보(의혹)를 들었다"며 이 대통령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서 정치권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 회장은 첩보의 모든 내용을 소상하게 털어놓으며 "아직 사실 확인이 정확하게 되지 않았지만 사실 여부를 대통령께 여쭤보는 것이 가장 정확할 듯 해 공개서한을 쓴다"면서 "새누리당 전 당원과 국민에게 '그렇다, 아니다'로 간단명료하게 모든 것을 솔직히 밝혀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정 회장이 공개한 첩보의 구체적인 서한의 내용은 다소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내용을 살펴보면 ▲4·11총선 결과 의원 숫자는 새누리당이 이겼지만 전체 표 합산치는 야권이 18만 표 더 많았고 ▲지구촌 전체가 정권이 다 바뀌었거나 바뀌고 있으며 ▲김태호 등 다른 주자들에게도 모두 지시 내지는 정보를 전달해 안 원장을 밀도록 할 것이고 ▲박근혜 전 대표에게 불리한 자료는 박지원(민주통합당 원내대표)에게 전달할 것이고 ▲조만간 MB의 비선라인이 박지원을 만날 것 등이다. 이와관련하여 아이러니하게도 청와대는 어이가 없어서인지 일언반구 공식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한편, 이와같은 정 회장의 공개 질문에 대해 줄기차게 완전국민경선제 도입을 주장하며 박 전 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 재오의원과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을 위협하고 있는 안 철수원장을 동시에 흠집 내기 위한 '정치적 술수'로 풀이하는 정치전문가들도 있다. 이들은 "아니면 말고 식의 '카더라~' 통신으로 이 대통령과 이 의원, 안 원장 3명을 동시에 여론의 먹잇감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이는 구시대적인 정치적 음해"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선 정 회장의 서한에 비중을 두는 부류들은 이 대통령과 박 전 위원장은 불편한 동거를 해온 앙숙 사이임을 들어 가능성에 무게를 두기도 했다.
일례로 이 대통령이 "후계자는 일 잘하는 사람을 밀겠다"고 노골적인 발언을 하자 박 전 위원장은 "일 잘하는 사람의 판단은 국민의 몫"이라고 맞선 적이 있다. 당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되게 할 수는 없어도 막을 수는 있다"고 거들기도 했다. 김 전 대통령의 발언처럼 이번 사건은 '막기' 위한 방법 중 한 가지일 수도 있다는 견해다.
그동안 카더라 통신들에 의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들이 "좌파정권이 들어서는 한이 있어도 박근혜정권이 들어서는 것은 막겠다"고 공공연히 말한다는 내용이 돌았던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현재로서는 진위여부를 알 수 없는 이 '첩보'가 만약 조금이라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 향후 본격 대선정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안 원장을 지지하는 젊은이들의 실망으로 지지율이 급격하게 하락할 것이 자명하고, 이 대통령과 이 재오의원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 질 것이기 때문이여서 대선정국을 요동치게 만들 이번 첩보의 진위여부가 더욱 더 궁금해진다.
유로저널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