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가정에서 식재료를 보관할 때 냉장고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보관중인 음식물 중 상당량은 먹지도 않고 그대로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같은 현상은 한국 내 뿐만 아니라 유럽 거주 한인 가정에서도 유사할 것서으로 추정된다.
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 (사)자원순환사회연대와 공동으로 음식물쓰레기 배출실태를 조사한 결과, 가구별로 냉장고에 평균 34종의 음식물을 보관하고 있으며, 유통기한이 짧은 채소류는 12.5%, 과일류 5.7%, 냉동식품류는 4.1% 등이 그냥 버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이 결과는 보관 중이던 음식물 중 조사 기간인 2주 동안 버려진 음식물만을 종류별로 계산한 것으로, 연간 버려지는 비율은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냉장고에 보관하는 음식물은 평균 34종으로 냉동식품이 9종으로 가장 많고 양념류, 반찬류, 채소류가 각 6종, 과일류가 3종, 기타 4종이다.
냉장고 내 보관기간은 냉동실에 보관하는 양념류가 155일로 가장 길었고, 냉동만두 등 가공식품은 33일, 반찬류가 18일이었으며, 최장 3년 동안 보관하고 있는 음식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냉장고에 음식물을 오래 보관하는 이유는 냉장고 내 보관이 안심이 돼서(58%), 버리는 것이 아까워서(46%), 냉장고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잊어버려서(40%)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판매제품의 포장단위가 커서(42%)라는 응답도 다수 나와 제품의 포장단위를 줄이는 방안이 필요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복응답 기준)
음식물을 보관하다 버리는 이유로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구입해서(60%), 유통·소비기한을 알 수 없거나 넘겨서(59%)를 언급해 이와 관련된 제도개선이나 정책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여성의 경우 요리할 시간이 없어서(55%)라고 응답한 사람이 많았다.(중복응답 기준)
이밖에, 버려지는 총 식재료 중 종류별 비율을 분석한 결과로는 냉동식품(26%), 채소류(25%)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냉동식품의 경우 보관하고 있는 종류와 양이 많고, 채소류는 유통기한이 짧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중앙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이선영 교수는 전문가들은 ‘리스테리아’와 같은 몇몇 병원성 세균은 냉장실 온도(4~5도)에서도 생육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냉동실은 영하 20도 이하로 미생물 번식은 어려우나 장시간 보관 시 식품의 변형과 영양소의 손실을 야기할 수 있다”며 “위생과 영양을 고려할 때 냉장고 보관에 크게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리스테리아균(Listeria monocytogenes)이란 냉장 온도에서 자라는 냉온성 세균으로 과일, 채소 등의 신선식품, 즉석 섭취식품, 우유 및 유제품 등에서 발견된다. 이 균에 오염된 식품을 냉장고에서 장기간 보관 시 높은 농도로 생육해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음. 리스테리아에 의한 식중독은 발열 및 구토, 설사 등을 유발하며, 임산부의 유산과 사산, 노약자 등의 면역이 약한 사람의 사망을 초래할 수 있다.
음식물쓰레기 발생량 20% 저감 시 5조원의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고, 온실가스 연간 177만 톤 감소, 에너지 18억 kwh절약 등의 환경 개선 효과가 발생한다.
환경부 관계자는 “가족의 건강과 환경을 함께 고려하고 음식물쓰레기 발생량도 줄일 수 있도록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등의 경제적 유인 정책과 함께 낭비 없는 음식문화가 정착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최근 식재료비의 증가 추세와 1~2인 가구 수의 증가로 소량단위의 제품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먹을 만큼만 장보기, 주기적인 냉장고 정리 등 환경과 가정 경제, 건강에 유익한 음식문화를 조성하는 일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한국 유로저널 김한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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