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비롯한 신흥 8 개국가들이 '비상(飛上·breakout)'할 국가로 꼽혔다.
모건스탠리의 신흥시장 펀드운용책임자인 루치르 샤르마(Ruchir Sharma)는 저서 '비상하는 국가들(Breakout Nations·국내 미출간)'를 통해 국민소득 2만~2만5천달러인 국가 중에는 체코와 한국, 1만~1만5천달러 국가 중에서는 터키와 폴란드, 5천~1만달러 국가에선 태국, 5천달러 이하 국가에선 인도네시아, 필리핀, 나이지리아를 각각 지목했다.
샤르마의 저서를 분석해 조선닷컴에 글을 게재한 임경묵 두산 전략지원실 상무에 따르면 저자는 비상하는 국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충분한 투자(특히 인프라), 부의 집중도(계층별·지역별), 국가 재정의 건전한 운용, 부패의 심각성, 정치적 안정 및 지속적인 개혁에 대한 갈망을 꼽았다.
폴란드와 체코는 유로화를 도입하지 않아 이번 유럽 위기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면서도 EU(유럽연합) 멤버로서 관세 등 자유무역의 혜택을 잘 활용하고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혔다.
인도네시아는 자원 부국이지만 벌어들인 돈을 방만하게 쓰지 않으면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는 점, 터키는 정치·종교 갈등을 해소해 가면서 유럽과 이슬람 중간자로서의 장점을 살리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태국은 지방 발전을 통해 방콕 중심 경제에서 벗어나 수도권과 지방 간 갈등을 해소한다면 비상하는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필리핀은 정치적 리더십을 개선하고 있다는 점, 나이지리아는 정치권 부패를 해소해 나가는 점이 각각 장점으로 부각됐다. 다만 장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면 거꾸로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점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저자는 설명하고 있다.
◇브릭스는 비상할 가능성 높지 않아
브릭스(BRICs)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상대적으로 박하다. 중국은 경착륙을 겪을 가능성은 낮지만, 점점 경제 규모가 커지고 임금이 상승하면서 고성장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운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인도는 높은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불안정과 소득 수준에 걸맞지 않은 복지지출로 성공과 정체의 갈림길에 있다고 본다. 브라질은 통화 가치가 지나치게 고평가돼 있고 투자율이 낮으며, 러시아는 원자재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고 재정 운용이 방만해 비상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다.
이 책은 그러나 미국의 미래가 여전히 밝다고 주장한다. 혁신 역량과 유연성이 근거다. 혁신이란 개인의 역량만으로 이루어질 수 없고 사회적 환경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미국만큼 그런 환경이 제대로 갖춰진 곳이 없다는 것이다. 벤처 버블이라는 후유증을 남기긴 했지만, 2000년대 초반에 뿌려진 인터넷과 소프트웨어에 대한 투자가 점점 빛을 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