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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7.22 11:03
은행(금융)동맹이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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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금융)동맹이 뭐길래 단일 은행감독에 정리기금, 예금보장도 필요 6.28일부터 이틀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된 유럽이사회(유럽연합 EU 회원국 국가수반들의 회의)에서 올해 말까지 은행(금융)동맹(banking union: BU)을 설립하기로 합의했다. 유로존 경제위기 극복 방안의 하나로 제시되었는데 올라야 할 산이 많다. 단일 은행감독만 합의... EU 27개 회원국은 상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자본과 노동도 자유롭게 움직이는 단일시장이다. 기업이나 개인 모두 비거주 회원국의 금융 상품을 마음대로 구매할 수 있다. 그리스 부자는 아테네의 한 은행에 예치해 둔 돈을 인출해 독일이나 영국 은행에 예금할 수 있다. 아무런 제한이 없다. 단일화폐 유로를 채택한 17개 유로존 회원국에서도 마찬가지다. 이처럼 EU 회원국 금융기관들이 국경에 구애받지 않고 다른 회원국에서 영업을 하면서 위기 때 문제가 발생한다. 다른 회원국에서 영업하는 대형 금융기관이 파산의 위험에 직면했다면 누가 이를 구제할 것인가? 금융기관의 모국 아니면 주재국? 경제분야는 자유롭게 움직이는데 정치는 아직도 국경선에 얽매어 있다. 스페인 금융기관이 심각한 자본부족에 시달리면서 스페인은 지난달 초 EU로부터 모두 1천억 유로(우리돈으로 약 140조원)의 구제금융 지원을 요청했다. 유로존 17개국 가운데 최대의 경제대국이면서 이번 위기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독일은 구제금융에 합의하면서 조건을 내걸었다. 유로존 차원의 단일 금융감독기구를 설립해야 구제금융과 함께 구제금융을 정부에 빌려주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금융기관에 직접 빌려주겠다는 것. 1년 넘게 스페인 정부는 비상장 저축은행인 카야스(cajas) 등의 금융기관 정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결국 구제금융을 신청하게 되었다. 독일 시민의 혈세를 다른 회원국 지원에 지출하는데 스페인 은행감독을 신뢰할 수 없으니 유로존이 회원국 모두의 은행을 감독해야 한다는 이유다. 경제 위기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 온 유럽중앙은행(ECB)이 단일은행감독권을 행사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단일은행감독 기관이 특정 회원국의 금융기관이 도산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한다면 누가 이 은행을 정리하고 정리에 필요한 비용을 지불할 것인가? 유럽이사회는 10월까지 EU 집행위원회에 시급하게 은행동맹 완성 계획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EU의 행정부 역할을 하는 집행위원회는 유로존 차원의 정리기금과 예금보장도 필요하다고 다시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로존의 금융기관 정리기금 및 예금보장도 필요...독일은 반대 단일 은행감독 기관이 특정 금융기관이 지불 불능의 상태에 빠졌거나 회생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하면 이를 정리하고 예금자들에게는 예금보장을 해주어야 한다. 현재는 유로존 회원국들이 이 분야에서 정책권한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위기로 이 권한까지 유로존 차원으로 이양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유로존처럼 단일 자본시장이고 이번 위기는 한 금융기관의 파산이 다른 회원국에게 도 큰 영향을 미치는 체제적 위기이기 때문에 단일 정리기금과 예금보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스페인이나 이탈리아나 정부가 긴축예산을 편성하고 복지를 삭감하는 상황에서 정리기금이나 예금보장에 사용할 돈이 거의 없다. 그러나 독일은 이럴 경우 자국 부담이 가중되기 때문에 반대한다. 유로존의 항구적인 구제금융인 유럽안정기금(European Stability Mechanism: ESM)은 회원국들이 경제력 규모에 비례하여 자본금을 출연하는데 독일이 최대 출연국이다. 유로존 차원의 단일 정리기금을 설립할 경우 마찬가지로 회원국들이 출연해야 한다. 또 예금보장도 회원국 금융기관들이 부담해야 한다. 유로가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계속해서 달러와 함께 기축통화의 하나로 기능하게 될 지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이 회의적이다. 은행동맹은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재정통합을 앞당기는 첫 걸음이다. 독일은 정리기금과 예금보장을 유로존 차원으로 이양하는데 원칙은 공감하지만 비용 분담 가중을 싫어한다. 독일은 또 은행동맹이 흥청망청 돈을 써버린 그리스나 아일랜드, 스페인 같은 주변국 회원국들에게 계속해서 돈을 지원해주는 재정이양의 출발점이라고 여기고 있다. 지난달 유럽이사회는 모처럼 의미있는 합의를 이루었다고 평가 받았다. 그러나 이사회 직후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금리가 잠시 내려갔다가 다시 오른 것은 아직도 금융동맹의 성립 가능성 그리고 추후의 통합 진전에 대해 시장이 신뢰하자 못하고 있음을 반증한다. 해법은 제시가 되었지만 은행동맹이 설립되어 제대로 기능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안 병 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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