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가 유럽의 재정 위기 심화,중국의 경제 성장 둔화에 이어 미국 경제 지표 악확 등으로 전혀 호전되지않고 오히려 뒷거름질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코노믹 리뷰에 따르면 비관론자들은 세계 경제에 불고 있는 위기의 징후를 볼 때 봉합할 수 있는 단계는 지났으며, 대공황까지 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예견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바 있는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내년 세계 경제에 '퍼펙트 스톰'이 몰아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루비니 교수는 내년 유럽 채무위기가 최고조에 달하고 미국경제의 침체 국면 지속과 중국 경제의 경착륙, 인도와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기 하락, 이란 핵개발로 인한 군사적 긴장이 세계 경제를 뒤흔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랜 기간 세계경제의 발목을 잡아 온 유럽 재정위기는 최근 들어 더욱 강도를 더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막대한 유동성을 풀면서 살아나는 듯했던 글로벌 경기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일부 국가의 재정위기로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포르투갈(Portugal), 이탈리아(Italy), 그리스(Greece), 스페인(Spain) 등 일명 PIGS로 불리는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유로존 전체로 들불처럼 번지면서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경제를 저성장으로 내몰았다.
또 시간이 지나면서 먹구름은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의 수출에 악영향을 미치며 신흥국 경제를 삼켜버릴 태세다.
스페인은 은행 부실채권 문제에 이어 지방정부의 채무불이행 문제까지 제기되면서 전면적 구제금융을 받을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스페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스페인과 함께 지방정부 재정난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는 지난 7월 13일 무디스 국가신용등급이 2단계 강등되었다. 이들 국가의 위기가 고조됨에 따라 무디스 최고 신용등급(Aaa)을 보유한 독일마저 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하향되는 등 유럽 전체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로존 일부 국가들의 재정위기는 미국과 중국, 신흥국 등 전 세계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있다. 실제 그리스와 스페인의 위기는 독일과 프랑스 등 유로존을 이끌고 있는 대표 국가와 미국·중국의 경기 침체를 초래하고 있다.
중국의 경우 2분기 경제성장률(7.6%)이 2009년 2분기(7.9%) 이후 3년만에 7%대를 기록하여 중국경제의 고속성장을 상징해 온 바오바(保八, 8%이상의 경제성장률)의 붕괴가 현실화되었다.
원자바오 총리는 ‘중국 경제가 당분간 어려움을 겪을 것’, ‘노동자들의 취업을 보장하기가 더욱 힘들어졌으며 고용안정을 위해 더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등의 발언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에 중국경제의 경착륙 우려는 점차 확산되고 있다.
미국 역시 고용, 소비 등 경제지표의 악화로 경기 회복세에 대한 기대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폭은 4개월(3~6월) 연속 정부의 예상을 하회하고 있으며, 6월 소매판매 증가율은 전월대비 -0.5%로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ISM지수 역시 지난 6월 49.7을 기록하며 3년 만에 위축세(기준선 50 이하)로 전환되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11일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유럽과 중국에서 수요가 감소하면서 수출이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경제여건 악화의 원인을 진단했다.
미국의 저성장 지속과 중국의 성장 하방 위험이 커지면서 세계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도 낮아지고 있다.
실제 IMF는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을 각각 3.5%, 3.9%로 전망하면서 경기회복세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선진국 경제성장률 역시 올해 1.4%, 1.9%의 저성장이 예고된다고 내다봤다. 신흥국도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당초 예상보다 0.1% 포인트 낮춘 5.6%, 내년에는 전망치보다 0.2% 포인트 하락한 5.9%로 예측했다. UBS증권도 지난달 유로존 위기가 전 세계 실물경기에 영향을 미치면서 올해 2.8%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둔화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WB)도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유로존 위기의 영향을 받아 세계 경제성장률이 1.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심지어 중국과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제성장률이 4% 포인트 낮아지고 세계 경기가 후퇴하는 현상이 촉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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