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지원 조건을 완화해줄 것을 종용하고 있다. 극심한 경기 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그리스가 앞서 합의한 구제금융 이행 목표 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또다시 시장의 불안감을 키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6일자 보도를 인용한 이데일리에 따르면, IMF가 갈수록 악화되는 그리스의 경제 상황을 고려해 유로존 회원국들에 그리스의 구제금융 지원 조건을 경감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IMF는 그리스 정부가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합의한 부채 감축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은 유지하고 있다. 그리스는 유로존과 유럽중앙은행(ECB), 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에 2020년까지 국가 부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로 낮추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IMF는 그러나 올해 들어 그리스의 경제 상황이 매우 나빠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2월에만 해도 -4.7%였던 그리스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최근 -7.0%로 하향 조정됐다. 시장에서는 그리스의 경기 침체가 적어도 내년까지는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IMF는 그리스가 구제금융 이행 조건을 무리하게 지키려다 정부 재정이 고갈돼 또다시 막대한 구제금융이 투입되는 것보다는 유로존을 비롯한 그리스 구제금융 대부자들이 이행 조건을 완화해주는 게 낫다고 판단하고 있다.
WSJ는 하지만 이 같은 요구는 유로존 회원국들의 강력한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이미 1270억유로에 달하는 돈을 그리스에 빌려준 독일이 거세게 반대할 것이라는 예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