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자살투신 1위 다리’란 오명을 갖고 있는 마포대교를 세계 최초의 인터렉티브형 스토리텔링 다리로 조성, ‘생명의 다리’로 탈바꿈시키기로 했다.
인터랙티브형(interactive) 스토리텔링 다리는 상호 쌍방향이 재미와 흥미 속에 직접 참여해 대화·교감하는 방식의 다리로서, 실제 투신이 일어나는 장소 장소마다 센서가 설치돼 보행자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조명과 메시지가 보행자를 따라 반응하며 친근하게 말을 걸게 된다.
누군가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그들에게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고 생각하는 마음을 담아, 대화하듯 감성적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써 비관을 희망으로 바꾸는 역할을 하는 것.
우리나라의 한해 자살자 수는 1만5천명이 넘고, 이중 한강 다리에서 투신하는 사람은 993명으로서 연 평균 187명이 한강 다리에서 극단의 선택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마포대교는 최근 5년간 한강에서 투신자살을 시도한 1,301명(일 평균 3.5명) 중에서도 가장 많은 108명이 투신, 48명이 사망에 이른 바 있다.
‘생명의 다리’에서 대화 메시지가 적용되는 구간은 마포대교 양 방향(남단→북단, 북단→남단) 시작지점에서 중간지점까지 각각 2개씩, 총 4개 구간으로 나눠진다.
각 구간마다의 메시지 테마와 내용은 일상과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내용과 위트를 담아 서로 다르게 구성하되, 직접적으로 자살을 언급하지는 않는다. 메시지 내용은 상황변화에 따라 새롭게 교체될 예정이다.
예컨대 앞으로 마포대교에선 “혹시, 지금 보고 싶은 사람 있어요? 그냥 머릿속에 툭 떠오르는 사람. 친구도 좋고, 가족도 좋고, 그 사람의 얼굴을 떠올려보세요. 눈, 코, 입, 웃음소리.. 잘 기억이 나나요? 생각만 하지 말고 한번 보고 오는 건 어때요? 지금 가서 한번만 다시 보고 와요.”와 같은 문자가 흘러나온다.
‘생명의 구간’ 설치구간엔 “비밀, 있어요? 아무한테도 말 못하고 혼자서 꾹꾹 담아온 얘기. 가슴 아파서 혹은 쪽팔려서 누구한테도 하지 못한 얘기 시원하게 한 번 얘기해 봐요. 여기 옆에 전화기 있잖아요. 당신의 얘기 잘 들어줄 거예요. 자, 한번 해봐요.”와 같은 메시지가 전달된다.
아울러 서울시는 다리 중간 전망대구간 양측에 황동 재질의 높이 1,800mm ‘한번만 더 동상’을 설치하기로 했다.
‘한번만 더 동상’은 한강다리 난간으로 다리를 올려 뛰어내리려는 한 남자를 다른 한 사람이 ‘한번만 더 생각해보라’며 붙잡으며 말리는 형태를 띤다.
동상은 ‘이별을 할 때도, 자살을 할 때도, 삶의 어떤 극단적 선택의 순간에서 누군가가 붙잡아주기를 바라는 것은 아닐까’하는 작은 발상에서 출발했다.
독창적 다리, 스트레스에 지친 일반 시민 위로하는 힐링 장소로도 명소화
서울시는 생명의 다리를 독창적인 자살예방 이라는 본래의 의미 외에도 스트레스에 지친 일반 시민들을 위로하는 힐링의 장소로 명소화 한다는 계획이다. 한강다리 미관 개선 효과도 기대된다.
서울시는 삶을 포기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던 한강의 다리를 삶을 치유하고 희망을 주는 반전의 장소로 변화시켜 나가기 위해 상징적으로 이와 같은 사업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현재 진행 중인 센서등 및 조형물 설치를 마치고, 오는 9월말부터 1년간의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이번 ‘생명의 다리’는 생명사랑의 정신을 실천하고 있는 기업 삼성생명과 함께하는 ‘민간기업 참여 모델’로 만들어진다.
삼성생명은 서울시와 MOU를 체결, 비용을 전액 투자함은 물론 자살 예방 및 생명 존중 정서를 확산시키기 위한 아이디어 기획~운영 전반을 협조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