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폐막 과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런던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선수들의 도전과 투혼은 새벽까지 밤잠을 설치며 응원한 국민에게 감동과 기쁨을 선사했다.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꿈을 잃지 않은 체조의 양학선은 자신만 구사할 수 있는 신기술로 금메달을 땄다. 양궁은 메달 수보다 많은 여러 국가의 대표팀 지도자 배출로 코리아의 명성을 떨쳤다. 펜싱은 초반 오심 파동을 딛고 정신력으로 종주국 프랑스 등 유럽을 압도했다. 축구대표팀은 홍명보 감독의 '형님 리더십' 아래 올림픽 동메달 신화를 일구며 무한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메달에 연연하지 않고 끝까지 선전하며 참된 스포츠맨십을 실천한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근대5종 경기에 출전한 황우진은 말에서 떨어져 부상을 당해 절룩거리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모든 경기를 마쳤다. 역도의 장미란, 여자핸드볼, 여자배구 팀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며 국민과 함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우생순)을 나눴다.
그러나 '옥에 티'인지 눈에 거슬리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우리나라 선수들과 관련하여 박태환의 실격, 조준호의 판정 번복, 신아람의 1초 오심 등 IOC측의 문제일 수도 있으나, 여자배드민턴 경기에 출전한 선수들의 실격처리는 두고두고 회자될 일이다. 당사국들인 중국, 한국, 말레이시아의 선수들은 물론 벤치를 지켰던 감독과 코치들도 책임을 져야 한다. 결승에 올라가는 과정에서 자국의 선수와 맞붙지 않게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게임' '져주기 게임' '메달획득만을 위한 전략'을 선택한다는 것은 올림픽정신을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경기장에 입장한 관객은 물론 시청자들에게도 실망을 안겨주고 즐거움을 빼앗아 갔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최선을 다하지 않는 선수들에게 벌칙을 주겠는가. 유도시합인 경우 고의로 맞잡기를 피하고 경기를 지연시키는 경우 주의를 주고, 레슬링경기에서 파테르를 주지 않는가. 이런 점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수들은 메달 수만이 아닌 경기 내용에서 한국 체육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불모지였던 사격에서 5개 메달을 땄다. 리듬체조 손연재는 사상 첫 결선 진출에서 5위를 했다. 과거 메달 획득 여부와 그 색깔에 울고 웃던 모습과 달리 세계적 선수들과 경쟁을 즐기는 아름다운 도전으로 우리 사회가 한층 성숙해졌음을 보여주었다. 이와는 달리 대한체육회와 개별 스포츠 협회는 과거 그대로라서 국민과 선수들을 실망시켰다. 대회 초반 우리 선수들에게 집중된 오심과 불리한 판정은 스포츠 외교의 강화 필요성을 새삼 일깨웠다. 문제가 생길 때 즉각 이의를 제기할 수 있도록 경기 현장에 외국어에 능통한 인력을 배치하는 등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제 올림픽도 끝이 났다. 온 나라를 매일 밤 뒤흔들던 응원의 열기도 사그라졌다. 올림픽이란 이슈는 아마도 4년 뒤를 기약하며 우리의 뇌리에서 잠시 사라질 것이다. 하지만 그 뒤로도 다음을 준비하는 노력들은 계속되어야 할 것이며, 목표를 향한 선수들의 노력은 묵묵히 지속될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우리는 그들의 동반자가 되어주어야 할 것이며 관심을 잃지 않고 그들을 응원해야 할 것이다.
스포츠의 측면 뿐만 아니라 이제 우리 삶의 모든 부분에서 일상으로 돌아와 다시 냉엄한 현실과 마주섰다. 독도 문제 등 한ㆍ일 관계가 껄끄럽다. 북한의 변화도 주목해야 할 대상이다. 가을학기 취업철이 다가오는데 경제는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전 분기 대비 3분기 성장률이 0%에 근접하리란 예상까지 나왔다.
젊은 선수들이 흘린 땀방울과 불굴의 도전정신으로 이룬 성과를 기억하며 모두 다시 힘을 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