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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6 19:37

삶의 미스테리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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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미스테리 (7) 기적 의 공식은?


andy-eye1.jpg


전화한통이면 될 것을, 문밖을 바라보며 밖에 나간 아들이 왜 아직도 돌아오지 않는 것일까를 염려하는 나, 이렇게 다 큰 자녀를 아직도 챙기고 아끼는 것은 어쩌면 변하지 않는 부모의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사실 우리 부부는 아이들이 만 18살을 넘으면 자립시키자는 말을 종종해왔지만 사실상 뚜렷한 경제적 능력이 없는 아이들을 내 보내는 대신 유학이니 뭐니 하며 그들에게 들어가는, 은행에서 빌려 쓴 돈만해도 골치가 아플 정도이지만 그래도 자식에게 들인 투자는 가장 의미 있는 투자이고 벌써 그 투자의 혜택을 받기도 했으니 불평보다는 감사한 마음으로 그 아들에게 생긴 또 하나의 미스테리와도 같은 이야기를 하려한다.

그러니까 아들이 16살이던 어느 여름날 저녁에 생긴 이야기이다.

딸과 아들은 그들의 친구들과 여느 때처럼 동내근처의 바닷가에 산책을 나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타이타닉 영화의 여주인공 케이트가 살이 쪘더라." 라고 말을 하였는데 지나가다 이 말을 들은 술 취한 한 청년은 자기 여자 친구를 보고 뚱뚱하다고 했느냐며 아들의 얼굴에 주먹질을 한 것이었고, 피가 나는 눈을 갖고 집에 온 아들을 병원의 응급실로 데려갔었다. 제발 아무 일도 없기를 바라며...

하지만 아들의 눈을 검사한 안과 주치의는 곧 경찰에 이 사건을 보고했는데 주먹으로 얻어맞은 한쪽 눈의 중심이 안 보이는 장님이 되었다는 것이다. 안구 뒤쪽의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 macular가 타격으로 끊겨져서 수술이 불가능하다며, 앞으로 스포츠를 멀리 하란다. 훗날 운전하는 일도 멀리할 것이며...

며칠을 병원에 있던 아들, 겉으로 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는 눈이 안 보인다니, 믿기가 힘들었다. 겉이 멀쩡하니 안쪽도 멀쩡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그런데 안 보인단다.

그 후 범죄조사를 하는 경찰이 와서 사건 발생장소 및 범인의 모습을 물어보고 피 뭍은 아들의 옷도 조사증거물로 가져갖고, 지역신문사는 '스포츠 캐리어를 꿈꾸던 청년의 앞날을 산산 조각낸 깡패의 주먹질'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A래블, 즉 영국식 고등학교과정을 마치고 대학준비를 해야 하는 아들이 그 사고가 있은 후 Gap Year로 일 년을 쉬고 싶다는데 그럼, 그 긴 시간을 아들은 무엇을 하며 보낸단 말인가 싶어 남편과 나는 미국에 있는 어느 신학교를 제의 했고 아들은 기쁘게 그곳에 가기로 했다. 하지만 그 신학교는 신학대학과는 달리 아카데믹한 졸업장을 받는 학교도 아니어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없어 수업료에 거주료, 생활비며 선교활동 등에 필요한 모든 자금을 부담해야 하지만 우리 부부는 그렇게 하기로 했다. 악몽과도 같은 사고로 땅에 떨어진 아들의 의기를 살려주고 또 새로운 친구들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주면서...

그렇게 찾아간 신학교는 신입생들만 하더라도 2000명이나 되는 커다란 학교였고 첫날 모두가 모인 강당에서 찬양예배를 보는데 인도자가 새로운 찬송을 가르쳐 주며 이 찬송을 부를 때 기적이 필요한 사람은 일어서서 부르라고 하기에 노래를 부르며 일어나는 순간 기적과 같은 치유가 일어나 안 보이던 눈이 보이게 된 것이다. 물론 깜작 놀란 아들은 그 사실을 그곳에 있는 모두에게 알려주고, 우리에게도 당장 전화를 해주었다. 어머나 세상에,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이렇게 우리 아들에게 일어난 기적과 같은 치유의 미스테리는 어렸을 때 잠을 자는 동안, 태어나면서부터 갖고 있던 굽은 기형적 다리(club foot)가 꿈처럼 고쳐지는 일이 일어나고, 영구적으로 볼 수 없게 되었다던 한쪽 눈은 찬송을 부를 때 보이게 되었다.

글쎄, '어떻게 하면 이런 일이 생기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이들도 있으리라, 특히 치유의 능력이 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 중에는... 하지만 우리 남편이 단지 열흘을 넘지 못할 것이라는 암으로 죽는 날을 기다릴 때, 임종기도를 해주신 신부님은 치유는커녕 곧 무덤에 묻힐 청년을 가엽게 여기고계셨고, 남편은 그때당시 믿지 못할 기적들이 많이 나오는 성경의 말씀을 논리적으로 설명한 교의를 갖은 소위 이단에 속해 있어서, 그의 기적과 같은 치유는 교단 내에서도 쉬쉬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기적과 같은 치유의 공식은 내가 얼마나 큰 믿음을 갖고 있느냐를 떠나, 기도를 해주는 사람의 능력이 얼마나 크거나 적고를 떠나, 어느 종교가 정통이고 이단인지를 떠나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분의 커다라신 사랑과 그의 존재하심을 알려주시려는 표현이지 않을까 생각된다.


kyunh-hee.jpg 

박경희 비톤
아동교육 동화 작가
유로저널 칼럼리스트
www.childrensbooks.u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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