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가 핵무기 개발로 서방의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을 물밑 지원하고, 최근에는 자국 영공을 통해 이란이 시리아로 보급품을 수송하는 것을 허용해 준 사실이 미 당국에 발각됐다.
뉴욕타임스(NYT)가 미국 및 이라크 정부, 은행 및 석유업계 소식통 등을 인용해, 특히 이라크는 자국 금융기관 네트워크를 이용해 석유밀수 과정에서 이란 측에 달러 유입이 가능하도록 협조해 미국의 제재로부터 이란이 숨통을 틔게해주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엘라프이슬람은행은 이라크 정치권의 묵인 하에 지난주까지도 이라크 디나르화를 팔고 미국 달러를 살 수 있는 이라크중앙은행의 일일거래에 참여하는 등 최근 1년간 이란수출개발은행(EDBI)과 수천만 달러 규모의 거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 정보당국은 이란이 이라크 내 상업은행 최소 4곳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거래를 통해 막대한 달러를 확보해 두바이나 아랍에미리트연합 등의 은행으로 자금을 이동시킨 뒤 자국 환율을 안정시키고 수입품을 사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라크는 최근에는 이라크 정부가 자국 영공을 통해 이란이 시리아로 보급품을 수송하는 것을 허용해 준 사실이 미 당국에 발각됐다. 하지만 오바마 행정부는 대놓고 '정면대응'을 할 수 없는 처지다. 미군을 철수시킨 게 불과 8개월 전인 데다, 미국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고 중동외교를 위해서도 이라크와의 협력이 절실한 만큼 이라크 정부와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울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