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출의 계절인 여름은 자기 검열이 엄격해 비교적 식사량 조절이 쉽지만 가을은 자칫 방심하면 2~3kg늘어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왜 하필 이맘때쯤 살이 찌기 쉬운 것일까? 그 이유는 날씨와 관련이 있다.
일반적으로 주위 환경 온도가 저온인 경우 고온보다 식욕이 증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 안의 시상하부에는 포만감을 느끼는 포만중추와 공복감을 담당하는 섭식중추가 있다. 음식을 섭취하게 되면 몸에서 열이 나게 되면 높아진 체온은 포만중추를 자극해 먹기를 멈추게 된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가을에는 체온이 갑자기 떨어지면서 포만중추를 자극하는 온도에 도달하려면 그 전보다 많은 양의 음식이 들어와야 한다.
하늘은 높고 사람이 살찌기 쉬운 '천고인비'의 계절 가을, 왕성해지는 식욕을 줄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몇 가지 도움이 될 만한 방법을 건강 의료 전문지인 하이독이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전했다.
첫째, 단백질 음식의 비율을 늘린다. 포만감이 지속되는 시간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 순이다. 단백질 음식을 섭취하면 1시간 정도 대사율이 높아지기 시작해 몇 시간씩 체온을 높게 유지시킨다. 따라서 포만중추가 자극되는 시간이 길어져 공복감을 덜 느끼게 되는 것. 단백질을 섭취한다고 해서 기름진 삼겹살 부위를 잔뜩 먹으라는 얘기가 아니다. 가급적 기름기가 없는 살코기 부위를 골라 하루에 40~50g정도(50kg 성인 기준) 먹는 것이 좋다.
둘째, 정제된 탄수화물보다는 복합탄수화물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설탕, 꿀, 시럽 등과 같은 단당류 뿐 아니라 흰쌀밥이나 밀가루 음식 등 정제된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급격하게 혈당이 올라 공복감은 덜할 수 있지만 그만큼 인슐린 호르몬 분비가 자극돼 배고픔도 빨리 온다. 흰쌀밥보다 현미가 들어가 있는 잡곡밥 등을 먹는 것이 좋으며, 간식을 고를 때도 떡이나 도너츠 보다는 고구마 등을 먹도록 한다.
셋째, 식사시간을 조금 더 여유있게 가지고, 씹을 때도 평소보다 두 배는 더 씹도록 한다. 식사를 한 입에 40번씩 씹으면 한 입에 15번씩 씹을 때마다 칼로리 섭취량이 12%가 줄어들었다는 최근 연구결과도 있다. 배를 채워야겠다는 생각으로 허겁지겁 먹는 것보다 여유있게 천천히 먹는 것도 중요하다. 식욕억제호르몬 렙틴(leptin)은 식사한 지 20분이 지나야 분비되기 시작하므로 렙틴이 분비될 때까지 천천히 먹도록 한다.
넷째,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결책을 찾는다. 하반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회사일에 매진하다 보면 그만큼 각종 스트레스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푸짐한 저녁이나 '퇴근 후 술 한잔' 등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풀다 보면 이 때문에 늘어난 살 때문에 다시 스트레스 상황에 처하게 돼 음식을 찾게 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꼭 헬스클럽에 다니지 않더라도 배드민턴이나 필라테스, 자전거, 걷기 운동 등과 같이 자신에게 맞는 적당한 운동이나 취미생활을 통해 식욕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도록 한다.
< 도움말 = 조정진 한림대학교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
유로저널 웰빙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