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대권을 앞에 두고 그동안 자신의 역사인식에 대해 논란이 되어왔던 5·16쿠데타와 유신체제 그리고 인혁당 사건 등이 '민주주의와 헌법가치를 훼손한 처사' 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24일 추석을 앞두고 요동치는 민심을 다잡고자 최근 논란이 된 자신의 역사인식 문제에 대한 입장에서 '한 아버지의 딸과 대통령 후보는 다르다'고 전제한 뒤 "자녀가 부모를 공개적으로 그것도 부모의 과오를 지적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것이다"라며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로서 과거사 문제로 촉발된 사회적 논란과 갈등을 지켜보며 안타까움과 고뇌의 시간을 가졌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 후보는 "현대사가 자랑스럽다"며 "60~70년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60~70년대는) 보릿고개와 북한의 무력위협에 고통받던 시절로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에게는 경제발전과 국가안보가 시급한 목표였다"고 밝혔다.
이어 논란이 됐던 5·16쿠데타와 유신체제 그리고 인혁당 사건에 대해 "민주주의와 헌법가치를 훼손한 처사"라며 "우리 정치발전의 지연 요소"라고 그간 밝혔던 과거사 인식보다 전향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목적이 수단을 정상화 할 수 없다"며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께 사과드린다"며 피해자들과의 만남 가능성을 시사했다.
인민혁명당 재건위 사건은 1974년 4월 군사독재에 맞서 대학생들이 궐기하자 당시 중앙정보부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23명을 구속기소 한 사건을 말한다. 이 중 8명에게는 사형이 선고됐고 20여시간 만에 형이 집행됐다. 이와 관련, 박 후보는 최근 ‘인혁당 사건에 두 개의 판결이 있다’고 발언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그와 함께 '국민대통합' '100%대한민국' '국민행복'을 박 후보의 중요한 가치외 비전이라고 강조한 뒤 국민대통합을 통해 더 발전된 민주주의를 이끌고 100%대한민국은 "인권침해 등 피해자들이 동참할 때 가능하다"며 "더 이상 상처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민행복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대통합위원회'를 구성하고 과거사 문제를 비롯 아픔과 고통을 치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논란이 된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박근혜 후보가 사괗하기전인 22일 KBS가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설문 조사 결과,열 명 중 6명은 박근혜 후보가 사과해야 한다고 답했다.
<사진:KBS 뉴스 화면 캡쳐>
아울러 "(국민들께서) 딸인 제가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는 것을 원하지 않으실 거다"라며 "과거와 현재가 싸우면 미래가 없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증오를 관용으로, 분영을 통합으로, 과거를 미래로 이어가자"고 호소했다.
끝으로 박 후보는 "국민을 소중한 가족으로 여기고 국민의 삶을 지키는 것을 소명으로 여기겠다"며 "깨끗하고 올바른 정치로 국민대통합의 정치를 이루겠다"고 밝히며 기자회견장을 떠났다.
한편,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4일 박 후보의 역사인식 관련 기자회견과 관련해 "아주 환영할 일"이라며 "박 후보가 5·16과 유신, 인혁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통해)사과를 했다. 아주 힘든 일이었을 텐데 참 잘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반면, 보수 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박 후보의 과거사 사과에 대해 자신이 운영하는 조갑제닷컴에 올린 글에서 "박근혜씨의 사과에는 진정성이 없다, 표를 얻기 위한 정치쇼"라면서 "한국 현대사를 총체적으로 부정하고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은 불효·불충을 저질렀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과 열흘 전까지만 해도 박근혜씨는 아버지를 옹호하고 그 평가를 역사에 맡겨야 한다는 입장이었다"며 "어떻게 사람의 생각이 180도로 바뀔 수가 있는가, 이는 정치적 목적을 위하여 양심을 버렸다는 증거"라고 전했다.
유로저널 정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