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대선이 80여일 밖에 남지 않는 가운데 세 대선주자는 모두 공동 대변인으로 ‘여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박근혜 후보는 조윤선 경선캠프 대변인을, 문재인 후보는 진선미 역시 경선캠프 대변인을 유임했고, 안철수 후보는 정연순 변호사를 대변인으로 발탁했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세 후보의 대변인 모두 법조인 출신이어서 여성 대변인 시대지만 다양성 배려는 부족했다는 아쉬움을 낳고 있다.
이에대해 정치학자 서경교 한국외국어대 교수는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후보들로선 같은 말이라도 여성이 하면 좀 덜 공격적으로, 그러면서도 딱 부러지게 전달되는 화법을 선호했을 것”이라며 여성 대변인 바람도 정계의 한 트렌드로 자리 잡은 것 같다는 의견이다. 반면 이번 대선의 이미지가 “포지티브 전략의 선의의 경쟁구도로 인식되느냐 아니면 ‘얼굴 마담’을 내세운 또 하나의 전략으로 읽히느냐는 이들 여성 대변인들의 향후 활약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번 대선의 경우 ‘여성’을 따로 떼어 게토화하기보다는 전 분야에 ‘여성’ 목소리를 내는 성 주류화 전략으로 가는 대세에도 불구하고 세 후보 캠프 모두에서 경제민주화, 정치개혁, 남북협력 등 굵직한 의제 분야에 여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 것은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혹 이들 분야는 남성 전문가들만의 몫이라는 편협한 통념이 그대로 반영된 결과는 아닐지, 이로 인해 사회 주요 분야 공약에서 ‘여성’이 또다시 소외를 겪는 수순으로 가는 것은 아닌지 여성계는 염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