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내 언론들의 과대 포장에 따라 그동안 영국에서 개최되었던 많은 K-POP 공연들이 대성공을 거두었다는 보도에 정반대적 분석과 냉정한 평가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한마디로 K-POP의 영국 시장 진출 시도는 실패의 연속이었다는 것이다.
코트라 런던 무역관은 10월 6일자 경제.산업 동향 발표 자료를 통해 영국은 팝의 본고장이자 대중음악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종주국이기 때문에 한국의 한류산업은 빅뱅, 샤이니 등 아이돌 가수들을 수차례 보내 공연을 개최하는 등 직접 진출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해왔으나 실패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표 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K-POP공연은 소형 클럽을 임대해 극성팬들만 초청해 진행되는 사모임(private parties)에 불과했으며, 2012 런던 올림픽 기간에 최초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시도한 1만 석 규모의 콘서트는 예매율이 20%도 안돼 백지화되었다는 것이다.
또한, 영국 최대 음반유통사 HMV에서 2011년 말 런던 시내 대형 매장에 시범적으로 설치한 200장 규모의 작은 ‘케이팝 섹션’ 매대도 2012년 8월까지 판매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연말에 중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HMV측은 “케이팝 섹션 설치는 유동인구가 많은 런던 쇼핑거리에서 한국인과 중국인, 동남아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실제 판매액을 대외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에서 일반인들은 K-POP에 대한 인지도가 거의 없어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은 상태이며, K-POP을 소비하는 주요 고객층은 온라인 불법 공유가 일상적인 10대 소녀들이기 때문에 구매력이 매우 낮다.
런던 올림피아드 K-POP 콘서트에 참여했던 이벤트 기획사 LSM은 “공연시장의 경우 성공적인 K-POP 공연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시장성을 논할 수 없고, 음원 판매시장도 영국의 실질적인 K-POP 구매력은 연간 10만 파운드 미만”이라고 추정했다.
영국에서 케이팝은 비주류 문화
영국에서 K-POP은 일본 애니메이션과 제이팝(J-Pop), 제이록(J-Rock)의 아류로 분류되고 일부 10대 소녀들 사이에서만 소비되는데, 이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서만 활동하기에 일반인들에게는 전파되지 않고 있다.
현대판 자포니스트(Japonist)인 이들 10대 소녀들은 서구권 10대 연령층 사회에서 이모(Emo), 고스(Goths) 등 대표적인 비주류사회 그룹들보다도 더 희귀하며 멸시받는 그룹이기 때문에, 양지에 나서지 않고 음지(온라인)에서 자기들끼리만 교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자포니스트(Japonist)란 18세기 유럽사회에서 유행했던 자포니즘(Japonism: 일본풍) 문화를 수용한 서양인들을 일컫는다.현대 자포니즘의 영향으로 일본 문화를 좋아하던 소녀들이 J-Pop을 알게 되고, 보아(BoA) 등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 가수를 알게 되면서 한국 음악과 드라마 등에 관심을 갖는 과정이 일반적인 K-Pop 전파 순서라는 것이다.
영국 대중의 K-Pop 평가는
아티스트가 아닌 아이돌은 예술성과 개성이 결여
이 자료는 일본과 한국의 팝(Pop) 이 소수 팬들을 제외한 서구의 일반인들에게 통하지 않는 근본적 이유는 아이돌 중심 콘셉트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아이돌의 특성상 음악의 예술성을 포기하고 외모를 통한 인기를 추구하게 되는데, 서양식 노래와 춤·복식 등 서양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여느 팝과 차별성이 없고 단지 얼굴만 황인종일 뿐이며, 작품에 동양 문화의 특색도 없다는 것이다.
동양 아이돌 외모와 스타일은 서양인에게 매력 없어
영국은 물론, 대부분의 서구권에서 K-POP 아이돌을 접하면 “남자들이 게이같다”와 “여자가 성장이 덜 된 어린 애 같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반면, 동양에서 남성 아이돌은 여성스럽고 매끈한 “꽃미남 스타일”, 여성은 어린 학생의 복장과 말투를 하는 “소녀 스타일”이 인기라고 해서 이러한 콘셉트를 여과 없이 서양에 수출하는 것은 실패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예술성보다는 외모에 가치를 두기 쉬운 저연령층에 어필하는 아이돌의 특성상 물리적 외모를 통한 섹스 어필(성적 매력 강조)이 이뤄지는데, 이러한 이유로 서구인들에게는 성적 매력이 통하지 않아 극소수에게만 인정받는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코트라 런던 무역관은 "기존 K-Pop은 한국 내수용으로 개발된 상품으로 유사 문화권인 동남아와 중국 등 아시아에서는 여과 또는 개선 없이도 통했으나, 기호가 다른 영국 등 서구권 시장에 진출하려면 서구의 소수 마니아층이 아닌 주류가 원하는 상품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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