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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미의 예술과 시장이야기 : 제 1화 

상업 예술 갤러리의 성공 비젼과 전략은 무엇일까 ? 

프랑스 가고시안 갤러리


예술과 시장의 관계는 경제라는 큰 틀안에서 화자 되곤 한다. 광범위한 문제이기도 하지만, 우리네 생활 저변에 깔려 있는 일상적인 이야기이기도 하다. 괄목한만한 중국 경제 성장과 비례하며 팽창 중인 중국 미술시장의 급부상은 예술과 국가 경제 활동의 관계를 거시적 관점을 나타낸다. 작게는, 집안 인테리어 장식을 위한 시장에서의 소품 구매 행위는 디자인이라는 매개체적인 예술 상품의 수요와 공급에 따른 개인적 경제 활동을 하는 것이다. 이렇듯 예술과 시장은 우리 생활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필자는 문화의 카테고리 중 하나인, 예술 또는 미술이라는 테마를 시장과의 관계 속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첫 회로 미국 출신 현대 미술 거장 가고시안과 그의 프랑스 지점 갤러리들을 통해서 예술품 거래로 성공한 비젼과 전략을 다루어보겠다. 


194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태생인 가고시안 갤러리 수장 래리의 (Larry Gagosian, 본명Lawrence Gilbert Gagosian) 미술시장 영향력은 2011년 프랑스 예술 전문 신문 쥬흐날데자흐 (Journal des Arts)에 세계 100대 예술 분야 영향력 높은 인물 평가 순위에서 1위, 영국 예술 잡지 아트 리뷰(Art Review) 에서 4위를 차지하며 그 역량을 여실히 드러낸다.
지난달 10월 브흐줴 (Bourget, 93지역)에 프랑스 두번째 가고시안 갤러리를 오픈했다는 소식은 프랑스 언론 매체에서 앞다투어 보도되었다. 파리 중심가 샹젤리제 거리에 위치한 파리지앵 갤러리 가고시안을 개관한지 2년만의 일이다. 포커페이스라 불리우며 저돌적인 사업 확장을 시도하는 가고시안의 경영 전략은 전세계를 강타한 미국 발 월가의 금융 경기 침체가 무색해 보인다. 2012년 현재 12개의 가고시안 갤러리를 경영하는 래리는,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영국 런던, 이탈리아 로마, 스위스의 제네바, 프랑스 파리와 브흐줴 그리고 중국 홍콩에 지점을 두고, 유명 전속 작가들과 일하고 있다. 갤러측의 설명에 따르면13번째 갤러리가 아르헨티나 리오에 오픈한다는 소식이다.
프랑스에 위치한 두개의 가고시안 갤러리의 존재는 현재 전 세계 미술시장에서의 프랑스의 영향력을 나타내는 좋은 예다. 르네상스의 찬란한 문화를 바탕으로 유럽의 미술 시장을 형성하고 발전시킨 이탈리아는, 20세기에 들어 주도권을 프랑스에게 넘기게 된다. 19세기 초 영국에서 시작된 서유럽 산업화의 성공으로 이룬 경제 발전은, 프랑스를 위주로한 유럽 미술의 시장에 큰 동력을 제공하며 약 50여년간 20세기 현대 미술시장을 장악한다.
역사적으로 프랑스는 17, 18세기 브루봉 왕조의 루이가(家), 특히 13세 이후, 루이 16세까지 일컫어지는 프랑스의 절대 왕정 시대와 19세기 나폴레옹 집권 당시까지, 미술을 정치 권력의 선동 수단이자, 기득권의 품격을 나타내는 바로미터로서 활용하며 미술 시장의 모태를 구축한다. 세계 최대 규모의 소장품을 자랑하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은 이러한 역사적 기반을 바탕으로 탄생하게 된다. 프랑스의 미술 시장에 대한 기원은, 르네상스의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말년을 함께 했던16세기 국왕 프랑스와 1세(François Ier)로 보는 경향이 지배적이다. 문화 애호가였던 이 국왕은 루브르궁에 자신이 소장한 라파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 전시장을 따로 마련할 정도로 예술품에 대한 애착이 깊었다. 이후18세기 루이 14세 집정 기간에도 꾸준한 왕실의 신임과 보호 및 장려 정책 아래 많은 예술가들의 아뜰리에가 루브르 강변 통로건물 갤러리에 (화랑(畵廊) / 불어 : Galerie / 영어 : Gallery ) 자리잡게 된다.
갤러리는 건축물에 위치한 가로보다 세로로 긴 통로를 일컫는 말로써, 9세기의 중세 라틴어의 갈레리아(Galeria)란 단어에서 기초한다. 교회 수도원의 현관 입구를 나타내는 갈리라에아 (Galilaea)라는 단어의 변화된 형태로, 과거 교회 밖 대중들을 위해 마련된 공공 장소를 의미한다. 현대 미술 시장에서는 개인 또는 공적인 장소로서 작품을 상설 또는 영구 전시, 그리고 판매하는 공간으로 규정하고 있다. 공적인 예술 갤러리의 큰 개념으로서는 국가 기관인 박물관, 공공 전시장을 들수 있다. 사적인 공간인 개인 갤러리는, 작품 판매를 위한 상업 개념의 갤러리가 대표적이며, 개인의 경제 활동으로 분류된다. 최근 인터넷 분야의 발전은, 지리적, 물리적인 한정적 개념의 갤러리의 고전적 의미를 약화시키고, 전통적인 개념의 미술시장의 한계를 해소시키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한다. 세계 미술 경매 시장의 양대 산맥 크리스티즈(Christie's), 소더비(Sotheby's)의 인터넷 경매 응시 참여 방법은 전세계 미술품 애호가들에게 24시간 끊임없이 작품을 노출시키며 대륙간의 작품 구매 편의를 원만하게 제공하고 있다. 가고시안 인터넷 홈페이지( www.gagosian.com ) 또한 거리와 시간 제약으로부터 자유롭게 갤러리 예술 작품과 대중이 소통할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필자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본격적으로 래리 가고시안 갤러리의 성공사례를 알아보겠다.
래리 가고시안과 같은 미술 중개상의 중요성은 시대가 흐르면서 더 강화되고 있다. 혹자는 이러한 현상을 일컫어, <팔리면 작품, 안팔리면 쓰레기> 라는 표현마저 가감없이 인용 한다. 필자가 일한 파리 현대 미술 갤러리, 기홍 갤러리 (Kiron Galerie, 10 Rue La Vacquerie, 75011, Paris) 의 경우에도 작품 판매시 갤러리와 작가가 전 세계적인 관행에 따른 5대5의 배분을 했다. 즉4000유로짜리 작품 판매 체결시, 갤러리와 작가가 2000유로씩 배분을 한다. 예술가들의 작품 창조 만큼이나 시장에서의 판로 구축 및 확보가 얼마나 고되고 힘든 작업임을 여실히 드러내는 부분이다. 잘 파는 미술품 중개인, 현대 미술 갤러리스트(또는 미술품 중개인) 래리 가고시안은 이 측면에서 해석하자면 현재 시장에서 최전방, 최고의 위치에 서있다. 래리의 미술에 대한 열정과 성공적인 홍보 및 판매 전략 아이디어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2000년 미국 뉴욕 가고시안 갤러리에서의 데미안 허스트전에서의 전 작품 완전 판매는 가히 기록적이다. 가고시안 갤러리의 데미안 허스트 시리즈 전시 는 12주 동안 100.000명의 방문자수를 기록하며 대중과의 소통에 성공하며 핫이슈를 만들어 냈다. 포름알데히드 용액에 담근 죽은 동물들의, 특히 살아있는 것처럼 보였던 잘려진 상어의 모습은 파격적이다 못해 아니 필자에게는 거북스럽기까지 했던 이 작품들은 전부 판매되었고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애호가들의 수장고에 현재 보관중이다. 창조적이어서 불편하기까지 한 작품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시장에 받아들여지게 하는 그의 저력은, 작품을 창조한 예술 작가 데미안 허스트에 뒤지지 않는 열정과 노력으로 이루어 낸 것이란 사실에 전세계의 미술 시장이 경의를 표하며 공감하는 사실이다.
프랑스 신문사 파리마취(Paris Match)와의 지난달 21일자 신문에 기재된 인터뷰에서 그는 항상 새로움을 추구한다는 그의 경영비젼을 제시했다. 독창적인것, 시장에서의 신선함을 찾기위해, 아이러니하게도 갤러리 특별 전시회인 베르니사쥐가(vernissage) 아닌 박물관들의 전시를 정기적으로 다닌다고 한다. 사업적 성공은 그 다음에 자동으로 온다는 설명을 덧붙이며, 작가들의 아뜰리에 방문을 정기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가고시안 전속 작가 제프 쿤스의 경우, 래리는 그의 작업실을 한달에 두번씩 방문하며 작품 창작에 필요한 경제적인 사안 결정을 함께 의논한다고 한다. 미술 시장의 일원으로 끊임없이 자신의 예술적 안목을 단련시키면서, 또 예술 작가와의 깊은 유대감 형성으로 미술시장의 흐름과 동향을 파악하고 제시하는게 그의 첫번째 성공 비결인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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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많은 수집가들이 가고시안 갤러리 전시 작품을 열렬히 지지하는가 ? 그의 두번째 성공 비결을 알려주는 열쇠이다. 간략히 말하자면 가고시안에서 구입한 작품들은 훗날 더 좋은 가격으로 시장에서 재판매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매일경제이코노미지 제 1646호에 실린 양정무 교수의 견해에 의하면, 래리는 자신의 갤러리에서 판매된 작품이 경매시장에 다시 나올 경우, 가격 유지를 위해서 본인 스스로 경매 참여를 서슴치 않는다는 분석이다. 즉 가고시안 갤러리에서의 작품 판매뿐 아니라, 막대한 자금력을 기반으로 한 판매후의 서비스를 책임지는 그의 매너 있는 자세가 오늘날 세계의 문화 애호가들과의 관계를 지속 가능케하고, 시장에서의 우위를 유지시키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본인이 판매한 작품의 가격을 유지해내기 위해서 수시로 작품을 사들이는 수고를 마다치 않는 그의 행동은, 작품 판매 후 서비스가 미흡한 한국 미술시장 관계자들이 배울만한 점이라는 양교수님의 의견에 동조한다. 크리스티즈나 소더비의 경매 카탈로그에 작품 설명과 함께 작품의 최근 소유자나 구매처가 반드시 기입되는 이유가 바로 현대 미술시장에서의 작품의 질은 판매자의 안목과 신용에 의해서도 좌지되기 때문이다. 현대 미술시장에서는 작품 구입처의 신뢰도가 작가의 명성 만큼이나 미술시장에서 크게 작용하는 셈이다. 즉 시장에서 가고시안 갤러리는 전시와 판매는 이미 암묵적인 신뢰를 얻은것이다. 한번 신뢰를 얻은 미술 중개인의 앞날은 가고시안 갤러리처럼 탄탄대로 이지만, 지속적인 시장분석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노력과 준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며, 치밀하게 준비하는 그의 사업 전략이야말로 그를 계속 업계의 마이더스의 손으로 군림하게 하는 주요한 원동력일 것이다.
시장의 흐름을 읽는 그의 냉철한 판단력은, 저돌적인 전세계 사업장 확장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으로 읽혀지곤 한다. 프랑스 파리 인근 일드프랑스(l'île de France)에 위치한 브흐줴 가고시안 지점은 올해 1월, 유럽가 800번지에 문을 열었다. 1950년대 풍의 1700m2의 넓은 전시 공간은 프랑스 건축가 장누벨이 삼개월에 걸쳐 작업한 리노베이션 결과물이다. 브흐줴 임대지는 파리 공항(Aéroport de Paris, ADP)의 소유지로, 가고시안 갤러리에 임대 형태로 사용을 허가한 건물이다. 이 갤러리는 북쪽 고속 도로와의 높은 인접성으로 런던과 벨기에, 네델란드는 물론 개인 전용기를 이용하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문화 애호가들까지도 맞이할 예정이다. 브흐줴 공항은 연간 약 30.000의 이착륙률을 보이며 유럽의 규모가 가장 큰 개인 전용기 이용 활주로로 이용되고 있다. 그 중 약 90%가 사업차 이용 인점을 감안한다면 주요 고객들의 출장 업무 사이의 문화 생활이 갤러리 가고시안 브흐줴 지점에서 가능한 것이다. 공항 안 이착륙장과의 높은 근접성은 대형 작품 운송에 특히 용이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러나 아쉽게도 가고시안의 전속 작가 리스트엔, 젊은 신인 작가들보단, 이미 유명세의 정점에 있는현대 작가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가고시안 전속 작가 : Richard Artschwager, Cecily Brown, Chris Burden, Francesco Clemente, John Currin, Walter de Maria, Ellen Gallagher, Douglas Gordon, Damien Hirst, Howard Hodgkin, Neil Jenney, Mike Kelley, Anselm Kiefer, Maya Lin, Vera Lutter, Vik Muniz, Anselm Reyle, Edward Ruscha, Jenny Saville, Richard Serra, David Smith, Philip Taaffe, Mark Tansey, Robert Therrien, Cy Twombly, Andy Warhol , Richard Wright.
래리 가고시안의 소극적인 신인작가 발굴 체계는 업계의 비난을 사는데도 불구하고, 큰 이변이 없는 한 현대 미술시장에서의 래리의 입김이 강하게 지속적으로 작용할것이라는게 전문가들과 미술시장의 반응이다. 업계의 영향력을 고려할때 래리 가고시안의 전략과 비젼이 신진 작가 발굴에 소극적인 점이 못내 아쉽다.
작품이 처음으로 거래되는 1차 미술시장에서 갤러리와 갤러리스트의 역할은 두 말할 나위 없이 막중하다.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대중과의 소통에 앞장서는 전문가적인 활동 없이는 앤틱샵이나 예술품 경매회사들 같은 2차나 3차 미술 시장의 존재 자체가 위태롭기 때문이다. 프랑스 미술 중개인 앙브흐와즈 볼라흐(Ambroise Vollard)가 없었더라면 오늘날 피카소나, 드가, 세잔등은 무명의 화가로 이름 없이 사라졌을것이다. 갤러리스트 레오 카스텔리(Leo Castelli)의 뛰어난 안목으로 미국의 팝아트 작가들, 특히 앤디워홀, 야스퍼 존스는 전 세계에서 그 위세를 떨치게 되었다. 1차 시장의 선봉에 서있는 갤러리의 지원과 이해가 미술시장의 양적 질전 발전의 초석이 되는것이다.
세계 경제를 이끌던 미국 금융 시장의 붕괴는,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을 미술 시장으로 이끌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미술시장 관계자들이, 특히 래리 가고시안 같은 영향력 높은 인사들이 앞장서서 미래를 짊어질 젊은 작가들을 발굴하는 노력을 기울일 때이다.
현재 파리 가고시안 갤러리에서는 이탈리아 출신 루돌프 스팅겔 (Rudolf Stingel)의 전시가 12월 22일까지 진행되며, 브흐줴 갤러리에서는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독일 작가 안젤름 키퍼 (Anselm Kiefer)의 전시가 내년 1월 2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가고시안 갤러리 파리점
Gagosian Gallery Paris
주소 : 4 rue de Ponthieu 75008
Paris, France
Tel : 0899102858
Open : 화-토, 11시-19시

가고시안 갤러리 브흐줴점
Gagosian Galery Bourget
주소 : 800 avenue de l'Europe 93350 Le Bourget, France
Te l : 0148161647
Open : 화-토, 11시-19시.

프랑스 유로저널 이상미 기자

eurojournal2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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