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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미의 예술과 시장이야기 : 제 2화 

상업 예술 갤러리의 성공 비젼과 전략은 무엇일까 ? 

프랑스 로팍 갤러리


갤러리1.jpg


파리를 둘러싸고 있는 외곽 지역인 일드프랑스가 근래 예술 갤러리들의 전시장으로 속속히 탈바꿈 되고 있다. 파리의 유명 갤러리 중 하나인 현대 미술 전문 태데우스 로팍 갤러리가 빵땅(93)에 지점을 지난 10월에 개관 했다. 로팍 빵땅점은 다른 파리지앵 갤러리들처럼 파리의 미술시장의 지리적 공간적 개념을 확장시킨 셈이다.
로팍의 예술 도시 건설 계획안(Cité de l’Art)은 지난 5월 뉴욕에서 발표되면서 많은 앵글로 색슨 언론 매체들의 주목을 받게 된다. 파리가 아닌 일드프랑스의 센 셍 드니(Seine-Saint-Denis) 지역의 빵땅 이란 이유가 가장 컸다. 왜 런던이나 뉴욕이 아닌가 ? 그런데 왜 파리도 아닌가 ? 이미 파리에는 로팍 마레점이 1990년 이후 영업중이다. 1983년 오스트리아에 그의 첫번째 갤러리를 짤츠부르그에 개관한 이후 파리에 두번째 지점을 마레지구에 개관했다. 파리 안에서 멋쟁이 동네로 유명한 마레지구는, 파리 동쪽 3구와 4구를 아우르는 지역으로 현대 미술 갤러리들이 즐비한 곳이다. 과거 16세기 이후부터 자리잡은 귀족들의 저택이 박물관이나 갤러리로 새롭게 치장하고 예술 애호가들을 맞이하는 파리지앵들이 선호하는 동네다.
현재 로팍 빵땅 갤러리는 초대 작가로 안젤름 키퍼의 작품을 전시중이다. 프랑스 언론 매체에서는 로팍 갤러리와 가고시안 갤러리가 같은 작가 안젤름 키퍼의 전시를 동시에 개최 하는 점에 연관성을 두고, 앞다투어 이들의 미술 시장 경쟁 구도를 보도하는데 반해서, 정작 두 갤러리는 같은 작가의 비슷한 일정의 전시를 서로 다른 견해로 접근한 전시라며 차분히 설명하고 있다.
20세기 초 성업했던 산업 공장 부지에 위치한 로팍 빵땅점은 부따쪼니 건축회사(Buttazzoni &Associés)가 총 면적 4700m2를 재건축했다. 그 중 2000m2는 전시 공간으로 활용되며, 그 외는 작가들의 작업실과 휴게실로 이용된다. 평범한 파리 외곽 거주 지역에서 예술 도시로 탈바꿈 되고 있는 빵땅 지역은 사실 국립 무용 센터, 라빌레트 단지와의 근접성으로 문화 지구로서 임무를 비중 있게 수행하는 곳이다. 더불어 파리 필하모니가 입주할 예정이라, 태데우스의 예술 도시 형성 계획안으로 준공한 갤러리의 입주 조건에 적합한 곳이었다. 파리의 대중 교통인 메트로와 RER에도 인접한 지역이라 미술 애호가들의 방문이 용이롭다는 큰 장점이 많은 방문객들을 유도할 예정이다. 


갤러리2.jpg


유럽 오스트리아 출신의 에너지 넘치는 52살의 태데우스는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에 본인 이름의 갤러리를 운영하는 미술 중개인이다. 르 피가로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마르셀 뒤샹 이후 20세기 후반 유럽의 미술은 요셉 보이스(Josep Beuys, 1921-1986)로 대변된다고 개인적 소견을 밝힌다. 유럽 거물 미술품 중개인인 태데우스에게 보이스 작품과의 만남이 없었다면 오늘날 로팍 갤러리는 존재 하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가 다 예술가 이다 (Jeder mensch ist ein kunstler) >, <예술이 삶이고, 삶이 예술이다 (Kunst ist leben, leben ist kunst) >라고 말하며 삶과 예술의 개념을 확장시킨 현대 독일 전후 미술가 요셉 보이스(Josep Beuys)의 현대 미술에의 영향력은 이미 많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공감하는 부분이다. 예술가를 꿈꿨던 태데우스는 독일의 듀셀도르프에서 공부할 계획을 하던 어느날 비엔나의 한 박물관이 구입한 보이스의 조각을 보게 된다. 

너무 난해 해서 이해하기 어려웠던 보이스의 작품 앞에서 젊은 태데우스는 이것을 예술이라 부르는 사람이 있다는 그 사람은 미쳤다 라고 극단적인 비판을 하지만, 자극적인 보이스의 작품은 그의 뇌리를 떠나질 않는다. 요셉 보이스 작품의 생동감에 매료되었던 태데우스는 여러 예술 비평가들의 글을 읽고, 보이스가 주관한 비엔느의 세미나에도 참석하는 열정을 보인다. 땅 바닥의 빗물받이 통, 끈, 테이블, 빗장들로 이루어진 보이스의 라고 불리는 설치작품들은 젊은 태데우스에게 예술가가 아닌 미술 중개인의 길로의 동기를 부여한 것이다. 2013년 개관 30주년을 맞는 짤츠버그의 로팍 갤러리의 수장 데데우스의 갤러리스트 인생의 이렇게 한 독일 현대 작가의 작품과의 만남에서 시작된다.
갤러리스트로서의 그의 첫번째 상업적 성공은 미국 팝 아트 작가 앤디 워홀과 함께 이루어졌다. 요셉 보이스의 소개 편지를 통해서 뉴욕에서 만나게 된 앤디 워홀은, 태데우스가 아직 갤러리스트가 되기 전의 일이다. 말수가 적고, 대인관계에 소극적이었던 워홀이었지만, 요셉 보이스의 신용을 얻은 태데우스에게는 처음부터 우호적이었고, 그의 예술적 동지인 바스키야를 기꺼이 소개 시켜 준다. 검은 피부의 천재 낙서 작가, 오늘날의 검은 피카소라 불리우는, 바스키야의 뎃생 작품은 얼마 지나지 않아 오스트리아의 신참내기 갤러리스트가 주최한 전시에서 미술계에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다. 


갤러리3.jpg


갤러리4.jpg


태데우스의 작가들과의 만남의 에피소드에서 보여지듯, 친목으로 다져진 협소한 미술 세계 에선 돈이 우선 순위가 아닌 신용과 매너가 비지니스의 우선 순위 평가 잣대라는게 태데우스 로팍의 설명이다. 갤러리스트로서 데뷰시킨 그의 젊은 미국 작가들은 이후 차례로 죽음 맞이하게 된다. 1986년 보이스, 1987년 워홀, 1988년 바스키야, 1989년 메이플소프, 1990 해링(키스해링)의 죽음은 아이러니 하게도 로팍의 갤러리를 전세계의 예술 언론계의 스포트 라이트를 받게 하는 기점이 된다. 성공의 모순이란… 이렇게 오스트리아의 작은 갤러리 로팍은 전세계의 예술가들, 그리고 미술 애호가들에게 각인된다.
태데우스의 만남은 작가들에서 그치지 않는다. 그의 정신적 멘토인 미술 중개인 레오 카스텔리(1907-1999) 역시 (레오 카스텔리는 래리 가고시안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다), 워홀을 통해서 뉴욕에서 만나게 된다. 둘은 같은 출신지로 금새 허물없이 사이로 발전하게 되고, 카스텔리의 도움으로 세계 거물급 예술품 애호가들과의 관계를 갖게 된다. 그렇게 그의 갤러리는 오스트리아를 벗어나 프랑스를 또 다른 거점으로 삼고 전세계를 아우르며 미술 시장에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다.
명실상부, 로팍 갤러리의 미술시장에서의 성공 요인은 좋은 작가들과의 만남에서 비롯되었다. 하지만 태데우스는 자신의 갤러리의 성공을 더욱더 구체적으로 밝힌다. 바로 신인 작가 발굴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엄청난 에너지를 예술작가의 지원과 후원에 쏟아붓는다고 힘주어 말한다. 예술가들의 작품 창조를 위한 일연의 모든 사항들을 돕는데 전력투구 한다는 뜻이다. 물론 기본적으로, 좋은 작품을 알아보는 전무가적인 갤러리스트의 안목이 필수적이다. 
앤디워홀, 바스키야 같은 작가들이 아직 신출내기에 불가했을때 그들의 예술적 작품성을 알아본 태데우스의 전문가적인 안목은 기실 높이 살만하다. 


갤러리5.jpg


어느 뉴욕의 그날에 오늘날 현대 미술의 한 획을 그은 이들은 그저 신진 작가에 불과했다는 점은 간과 할수 없는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의 비지니스 핵심 전략은, 갤러리스트의 모든 에너지를 신인 작가 발굴과 예술 창작 활동 후원에 쏟는다는 점이다. 영국 설치작가 안토니 곰리의 작품 지원, 기념비적인 안젤름 키퍼와의 전시 개최는 이를 잘 증명한다. 신인 작가 발굴의 기회를 얻기까지 미술시장에서 쌓아온 그의 매너와 신용은 래리 가고시안처럼 기본적인 요소였을 것이다. 

이익 창출이라는 상업의 기본 논리로 이해하자면 시장 검증이 안된 젊은 작가의 예술 작품 활동 지원과 원조는 많은 위험 요소가 잔재해 있다. 경제 안정성의 논리로 보자면 불확실한 투자인 셈이다. 가고시안 갤러리처럼 이미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작가들의 전시를 개최하는게 안정적인 수익 창출에 유리한 논리다. 하지만 1차 시장의 주요 개체인 갤러리스트로서 가장 기본적 임무에 충실했던 로팍이 있었기에 앤디워홀과 바스키야는 우리의 삶에 가까이 다가올수 있게 된 셈이니 로팍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원칙과 기본에 충실한, 비단 우리네 정치판의 화두만은 아니다, 태데우스의 미술 중개인으로서의 비지니스 철학은 현 미술 시장 중개인들이 배워야 할 중요한 덕목이라 생각한다. 1차 미술시장을 존재하게 하는 새로운 작가의 참신한 콘텐츠가 없이는 2차, 3차 미술 시장의 발전은 기대하기 힘들다. 양질의 시장의 균형있는 발전만이 밝은 미술 시장의 미래를 약속한다.

일년에 약 15번의 전시를 계획하는 빵땅점은 현재 안젤름 키퍼의 삶과 죽음을 다룬 전시 가 내년 1월 27까지 진행된다. 로팍 파리점에서는 현재 조셉 보이스의 전시 를 관람할수 있다.

갤러리 태데우스 로팍 파리점
(Galerie Thaddaeus Ropac Paris-Marais)
주소 : 7 Rue Debelleyme 75003 Paris, France (http://ropac.net)
오픈 : 화-토, 10h-19h.

갤러리 태데우스 로팍 빵땅점
(Galerie Thaddaeus Ropac Paris-Pantin)
주소 : 69 avenue du Général Leclerc 93500 Pantin, France (http://ropac.net)

프랑스 유로저널 이상미 기자
eurojournal2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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