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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미의 프랑스 미술 시장 이야기 - 제 3화 

파리 호텔 드루오(l’Hôtel Drouot) 경매장과 

예술 경매사의 능력과 역할


드루오1.png


미술 시장의 선봉에 갤러리가 존재한다면, 2차 시장을 대표하는 곳이 공공 예술품 경매 현장이다. 파리 호텔드루오 경매장을 통해서 프랑스 미술 경매 시장의 특징을 알아 보겠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프랑스의 미술품 경매 시장의 기원은 로마 제국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제국의 쇠퇴는 경매 시장의 부재를 낳았고, 이 미술시장은 수세기 후 현재의 프랑스 영토를 기반으로 다시 재탄생한다. 프랑스 역사 자료에 의하면, 13세기에 발효된 생루이 칙령에 의해 미술품 경매에 필요한 전문 인력이 갖추어지게 되고, 1552년 앙리II세의 칙령에 의해서 오늘날의 원조가 되는 미술품 경매사들이 전문 관료로 임명되면서 역사속에 그 자취를 또렷히 남긴다.
한국 미술 경매 시장의 문을 연 가나 갤러리를 모체로 한 메이져급 에술 경매 회사 서울옥션의 경우를 들자면, 한국의 미술시장은 갤러리와 경매 시장이 일종의 자회사의 개념으로 연결된 형태라고 볼수 있다. 이는 프랑스와는 다른 형태로 발전한 모양새를 갖추고 있는 셈이다. 예로, 파리 호텔 드루오에 속한 어느 경매회사도 갤러리를 모체로 두고 발전한 회사가 없을 정도로 그 시장은 명확히 구분되어진다. 1차 시장과 2차시장의 주체와 고객층이 다르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파리 호텔 드루오 경매장은 1층과 2층의 공간에 총21개의 홀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은 4개의 전문 분야로 구분 되어 전시 및 경매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이 경매장은1832년에 창설된 예술품 판매 중개인 협회(Union des Commissionnaires de l’Hôtel des Ventes, UCHV)와의 협력으로 작품의 운송과 드루오에서 판매된 작품 보관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이 공동 협회는 현재 110여명의 미술품 중개인이 소속된 단체로, 설립 초창기에는 프랑스 오베르뉴 (Auvergnats)지방인들 위주로 회원들이 구성되었으나, 곧 사보아 지역 출신들(Savoyards) 회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오늘날까지도 협회의 신입 회원을 사보아 지방 출신인 현회원의 선거나 지명에 의해서 선출한다. 그들 대부분의 회원들이 프랑스 미술품 경매 회사들의 대주주 들로 유럽 미술시장에 지대한 영향권을 행사하고 있다. 

드루오 경매장은2011년 총4억 8천 2백만 유로의 판매 수치를 남기며 전세계를 강타한 경제 난항속에서도 9,2% 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작년 한 해 동안 작품 판매 가격 150,000유로 이상의 예술 작품이 254개 이상 거래됐으며 , 환산하면 총 1천3백만 유로가 고가의 미술품 거래에 투자된 것이다. 이 수치는 프랑스와 세계의 예술품 자체 거래 가격 기록을 갱신하며 다시한번 드루오 경매장의 위신을 드높였다. 2011년의 높은 판매 결과는 인터넷 거래의 활성화가 큰 몫을 해냈다는 평가도 주목할 만하다. 드루오 닷컴 (drouot.com)은 전년대비 50 % 이상 향상된, 한달에 약 305,000명의 평균 방문객을 기록하며 전세계의 미술품 애호가들의 시선을 끄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함께 출간되는 예술 경매 시장 전문지, 가젯드드루오의 인터넷 사이트(gazette-drouot.com)의 방문자수 역시 23%의 향샹률(한달 평균 213,000명)을 기록했다. 드루오 라이브와 드루오 온라인 거래 시스템은기존에 비해 3배 이상의 접속률을 나타냈고, 2백만 유로 이상의 경매 낙찰을 주도하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2011년 가젯인터네셔널 디지털 개통은 전세계의 다양한 컬렉터를 유도해 냈다는 분석이다. 

2011 두루오 주요 낙찰 현황


드루오2.gif 

앉아있는 여신상 조각,

2 912 000 유로

(세계 경매가 갱신

 

원산지 멕시코, 550-950 A.D.시대다색의 회반죽 재질, H. Law 수집품,

 3 21 드루오 경매장 비노쉬에지켈로 경매회사

(SVV, Binoche et Giquello).

드루오3.gif 

세인트 알렉산드르 네브스키 장식품 세트, 2 478 000 유로

(세계 경매가 갱신

 

니콜라스 2 러시아 황세 친필 싸인 디플롬 포함.

6 15 드루오 경매장카판디-모항쥐 경매회사

(SVV Kapandji-Morhange)

드루오4.gif 

유후슈팡 중국 꽃병, 1 487 000 유로 

중국산  Yong Le스타일,

3 18 드루오 경매장 브리소노-다게흐 경매회사

(SVV Brissonneau-SVV Daguerre).

드루오5.gif 

성자들에 둘러싸인 예수와 성모상 그림, 443 750 유로

(프랑스 경매가 갱신

네리 디비치 (1419-1491)작품, 1450년경 제작 추정 작품목판템페라,

10 28 드루오 경매장-무세 경매회사 (SVV Kahn-Dumousset).

 


총 74개의 경매 회사와 72개의 예술품 관련 사법 사무실 등이 소속되어 지속적인 경매를 진행하고, 약 2000여명의 전문가들이 함께 만들어낸 괄목할만한 성장 수치는 전세계의 이목을 다시 한번 파리 미술시장에 주목시켰다. 
무엇보다 주목할만한 드루오 경매 시장의 성공 전략은 거래되는 예술품에 대한 경매 회사의 확실한 보증 체계와 안전한 거래 매매 방식에 있다. 이러한 미술 경매 회사의 중심엔 예술 경매사가 존재 한다. 다시 말해 경매사에 역량에 의해 프랑스 예술 경매 시장이 좌지우지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예술 경매 시장은 경매사의 망치로 휘둘리는 불꽃튀는 현장이라 표현할 수 있다. 그렇다면 드루오 예술 경매 시장에서는 어떻게 미술품 거래가 이루어질까 ?
컬렉터가 판매를 위해 예술 작품을 드루오에 내놓을 때 작품에 대한 평가 금액 감정이 가장 선행되는 과정이다. 작품의 가치에 따라 천차 만별인 평가 금액 책정은, 가장 확실하고 빠른 방법으로 경매회사의 전문가인 경매사나 권위있는 감정사 호출이다. 일반적으로 유료 서비스이며 청구서는 고객에 의해서 지불된다. 가치 산정 측정이 끝나면, 경매 회사는 정해진 프로그램에 따라 저장고에 있는 작품들중 시장 경기에 따라 경매 출품작을 선별하게 된다. 흔히 프랑스 드루오에 속한 회사들은 일정기간 저장고에 보관해 두었다가 적절한 가격대가 형성되는 분위기에 따라 경매 출품 시기를 선정 한다. 그래서 작품 판매 의뢰 몇달 후에 경매 시장에 나오는 경우가 많다. 평가 금액 산출후, 작품의 실 소유주는 경매사와 적용 가능한 범위 내의 제한 거래 금액을 설정하게 된다. 이 금액 밑으로는 판매자가 판매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작품 판매 조건인 것이다. 작품 평가 예상 금액과 판매자의 제한 요구 금액이 차이가 있을 경우 경매사가 제량껏 조정을 담당하게 된다. 작품 거래가 경매에서 성사될 경우 결제는 은행 수표로 약 한달의 시간을 두고, 세금과 경매 회사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 결제가 된다. 국가 세금은 19.6%를 제하며, 경매 수수료는 회사별로 조금씩 차이가 있다. 낙찰이 안된 작품의 경우는 약 15일의 유예기간을 가지며 그 기간동안 작품 구입에 관심 있는 구매자는 작품 소유자의 제한 금액이나 조금 낮은 금액으로 조건부 구매 제안을 담당 경매 회사에 다시 의뢰할 수도 있다.
위의 미술품 거래 과정에서도 보여지듯, 미술 시장 거래에서 예술 경매사는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드루오6.jpg


19세기 이후, 프랑스에서는 예술 경매사가 언론의 주목을 받는 유망 직종 중 한 분야로 자리 매김한다. 프랑스의 경매사가 하는 일은 우선 세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첫째 경매에 출품될 예술 작품의 목록을 작성하고 감정하는 일이다. 고객이 상속이나 시장 거래로, 고가의 여러 예술 작품들의 판매를 의뢰할때, 가구, 그림, 오브제 등 주제별로 선별적 분류를 담당하고, 고객 물품 목록에 기록하며 동시에 구입처와 시기, 작품 제조 및 작가등의 세부 사항 등을 기입 한다. 그 후 작품들의 가치에 따른 예술적, 기술적 평가 감정을 전문적으로 연구 분석 한다. 둘째, 경매를 준비 및 정비 한다. 경매에 출품할 작품들의 전문가적인 분석이 끝나고 나면 경매 참석 가능한 주요 고객들의 수요를 파악해서 최적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한다. 또한 새로운 고객들의 유입을 위한 홍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된다. 인지도가 높은 경매사의 언론 기고나 인터뷰는 더 많은 예술 애호가들의 경매장 방문을 유도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경매를 주관하는 일이다. 우리가 흔히 언론 매체를 통해서 접하게 되는 크리스티나 소더비의 유명 경매사들의 <탕 ! 탕 ! 탕 ! 낙찰되었습니다> 하고 외치며 망치를 내리치는 모습이 이에 해당된다. 경매사로의 재능을 유감 없이 발휘하는 경매의 불꽃튀는 현장의 중심에서, 전문 지식을 바탕으로 작품을 흥미롭게 표현해냄과 동시에 경매 참여자의 의도를 잘 읽고 유도해내는 능력이 요구 된다.
예술 작품의 가치를 높게 형성 시키는 예술 경매사는 고객들에게 매번 다른 작품을 흥미롭게 내보일수 있는 다양한 노하우가 필요한 것이다. 예술품 애호가들에겐 감정사이자, 정신 상담가, 때론 연기자처럼 시기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나타내는 예술품 경매사는 작품의 거래를 성사 시키는게 업무중 하나인 것이다. 

다른 나라와 달리 프랑스의 경매사는 법학과 서양 예술사를 공동 이수한 후, 국가 시험을 치뤄 통과한, 전문 자격증을 획득한 이들을 일컫는다. 일례로, 변호사 자격증 소지자가 예술사를 이수한 후 도전할 정도의 분야로 그 전문성을 인정 받고 있는 실정이다.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높은 수준의 학문적인 기본 소양을 프랑스에서는 예술 경매사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일반적인 공공 예술 경매사의 경우 서양 예술사를 전공한 전문 엘리트 양성 교육 기관인그랑제꼴 출신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미술시장에 대한 사법적인 이해와 법규 등의 학습이 전제 조건인 분야이기 때문에 예술사와 법학 공동 이수는 두말할 나위없는 필수 불가결한 선결 조건인 것이다. 민법, 프랑스 상법, 공증법, 유럽 연합 상법까지 미술 시장에서 필요한 사법적 제반 사항에 대한 교육 이수가 없이는 도전하기 힘든 분야이다. 법학과 예술사(서양예술사, 조형예술, 고고학 등)를 공동 이수한 학위 졸업자는, 일년에 한번 치뤄지는, 필기와 구두시험으로 이루어진 경매사 인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기회는 삼년동안3번 뿐이며 그 이상은 응시 자체가 불가능하다. 2년동안의 집중 인턴 과정을 거친 후 경매 심의회(Conseil des ventes)의 평가에 의해 자격증을 부여 받은후부터 일반 경매 회사(공공 매매)에서 경매사로서 일하거나 일반 경매회사를 창립할 수 있다. 다만 사법 경매 회사 설립을 위해서는 따로 자격 면허 시험을 치뤄야 한다. 이렇듯 프랑스 드루오 경매 시장의 위상은 안전한 거래를 위한 미술 시장의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제도적인 체계가 그를 뒷바침 하고 있다.
다시말해 드루오의 성공은 전문적인 경매사를 길러내는 교육의 힘에서 시작되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박수근의 위작시비로 한동안 시끄러웠던 한국의 미술 경매 시장 풍경을 떠올려 본다면, 위작감정의 책임을 우선 순위로 경매사와 경매회사에게 사법적 책임을 묻는 프랑스에서는 감히 상상도 불가능한 일인 것이다. 전문적인 인력들이 모여 투명한 거래를 만드는 두루오 경매장의 높은 명성은 경매사 양성을 위한 탄탄한 학문적인 전문적 체계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으로 요약할 수 있겠다. 


드루오7.jpg


전 세계 미술 경매 시장의 양대 산맥인 크리스티, 소더비와 당당히 경쟁하며 전세계의 미술품 애호가들을 끊임없이 불러들이는 프랑스 드루오 경매 시장의 큰 힘은 경매 회사의 중심 축이자 전부라고 해도 과하지 않은 예술 경매사의 능력과 역할을 통해서 이루어 진다고 평가할 수 있겠다.
파리 호텔 드루오 경매는 일반인들에게 수시로 열려있으며, 1999년에 설치된 호텔 드루오 리슐리우 경매장의 화상 모니터에는 경매 전시 날짜등의 정보를 편리하게 경매장 방문객들에게 전하고 있다. 호텔 드루오 경매장의 경우 예술품 판매 위탁시 감정을 무료로 대행해주면서 많은 컬렉터의 작품들의 거래를 성공적으로 성사시키고 있다.
호텔 드루오에 속한 경매 회사로는, 타잔 (Tajan, SVV), 피에르 베르줴(Pierre Bergé et Associés, SVV), 아흐큐리알 (Artcurial, SVV), 피아자(Piasa, SVV)등 내노라하는 경매회사들이 있다. 매년 2000회의 경매가 진행되고 약 800 000 개 이상의 예술작품이 거래 된다. 무료 감정 평가 산출, 편리한 작품 운송과 보관, 다양한 문화 교육등 다각적 접근으로 종합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드루오 경매장은 프랑스 및 유럽 미술 시장의 큰 축임을 부인할수가 없겠다. 호텔 드루오 경매장 산하 파리 18구 지역 <드루오 몽마르뜨>는 두개의 전시장을 운영중이며 가구과 일반 오브제를 주로 취급하는 곳이다. 지난 6월 28일 드루오는 리슐리유 경매장 맞은편에 < 12 드루오> 라는 공간을 개관 했다. 이곳 12드루오는 경매를 위한 작품을 대중들에게 전시와 호텔 드루오 경매장의 행사를 위한 공간으로, 현재 마리폴네그르의 경매 사진전이 전시중이다.

호텔 드루오 리슐리유 경매장
9 rue Drouot 75009 Paris
Open :월-토, 11h-18h.

12드루오
12 rue Drouot 75009 Paris
Open :월-토, 10h-18h.

드루오 몽마르뜨
64 rue Doudeauville 75018 Paris
Open : 월-금, 8h45-12h30 / 경매시 open : 월-금, 9h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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