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유럽연합(EU) 탈퇴를 국민투표에 부치기로 여야 간 합의를 도출했으며 2015년 총선을 치르고 나서 투표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럽연합(EU)에 속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는 가입치 않고 있는 영국은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의 틈을 타 탈퇴의 기회를 엿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EU가 재정위기 해결을 위해 통합의 강도를 높이면서 최근 영국 국민들의 EU 탈퇴 응답은 56%에 달했고 잔류는 30%에 머물렀다. 집권 보수당 안에서 EU 회의론자의 득세가 두드러지고, EU 탈퇴를 목표로 내건 영국독립당은 각종 선거에서 당선자를 배출하며 변방에서 주류로 진입 중이다.
지난 12월 17일 카메론 영국 총리는 “영국의 EU 탈퇴는 가능하다”고 총리의 자격으로 최초의 공식 발언을 했다.
영국은 유로존 재정위기로 경제적 피해를 보고 예산부담 때문에 EU에 반감을 가지고 있어 지난 2년간 신재정협약 서명 거부, 정상회담에서 폭언, EU에 빼앗긴 금융, 사법, 도량체계 등 자주권의 회수 등 반EU 활동을 지속해왔다.
영국은 현재 EU의 2014~2020년 장기 예산안 증액을 거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경제 위기 해소를 위해 재정정책 권한을 유럽중앙은행(ECB)에 넘기는 신재정협약에도 서명하지 않았다. 게다가 유럽 국가들은 영국이 사사건건 예외를 요구하며 EU탈퇴를 압박카드로 쓰는 데 신물이 났다. 영국이 경제 위기 상황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정책을 이끌기 위해 '브릭시트(Brixit·Britain과 exit의 합성어)'를 협상의 도구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은 영국의 탈퇴를 원치 않지만 끝까지 잡지도 않을 것"이라며 "프랑스는 오히려 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매년 EU에 내는 80억 파운드(약 14조원)의 분담금을 내지 않아도 되고, 금융권은 EU의 엄격한 규제에서 벗어나는 이득이 있다.
2013년에 당장 달라질 점은 없으나 EU 탈퇴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면서 농업, 금융, 노동 등 EU 규제에서 자유로워질 전망을 보고 유럽 기업이 영국으로 이전하는 사례가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유럽 공동시장에서 이탈하면 수출의 50%를 차지하는 유럽에서 경쟁력을 잃게 된다. 영국을 유럽진출 전진기지로 삼아 영국 내 공장을 유지하는 다국적 기업들의 철수도 감수해야 한다.
영국의 신고립주의는 과거처럼 '영광의 고립'이 아닌 '비극의 고립'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영국의 EU 탈퇴는 양측에 모두 비극이 될 것이라는 게 이코노미스트의 분석이다.
EU는 GDP(국내총생산) 규모에서 현재 세계 최대이지만, 영국이 EU의 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3.8%로 독일·프랑스에 이어 셋째를 차지하고 있어 영국이 빠지면 앞으로 미국과 신흥시장에 뒤처질 수 있다.
유로저널 김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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