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조회 수 2080 추천 수 0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한국에 있는 CG 기술팀이 미국에 가서 '어벤져스' 참여한 적이 있는데, 6개월 동안 2 만든다고 하더라. 하지만 한국에서는 6개월에 명이 200컷을 작업 해야한다. 미국의 자본력과 인프라를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한국은 자본이 적고 인원이 부족하지만 같은 열정이 있다"라고 말하며 다시한 미소를 지었다.

요즘 한국에서 제법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블록버스터 영화를 연출한 감독의 인터뷰 내용이다.

감독님의 얘기인 즉슨, 한국에서는 같은 시간을 일해도 미국보다 100배의 결과물을 내놓아야 하며, 그게 바로 한국인의 열정이라는 것이다.

구세대라고 하기에는 그래도 비교적 젊은, 그리고 그 누구보다 깨어있고 열려있어야 할 영화 감독마저 아직도 이런 구시대적이고 후진국스러운 마인드를 갖고 있다니.

천연자원도 변변치 않고 땅덩어리 좁은 우리 나라가 오늘날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분명 한국인들 특유의 성실함과 열정이었음은 부정하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서 100원을 투자하여 500원짜리 제품을 만들면, 우리는 50원을 투자하여 그들과 비슷한 품질 혹은 더 나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고 400원에 판매하면서 경쟁력을 키워왔을 것이다.

100원이 투자되어야 하는 제품을 50원에 만들었다면 결국 그 과정에서 누군가가 희생했다는 얘기인데, 기업이나 고용주가 자신의 몫을 희생했을리는 없고, 그렇다면 결국 노동자가 임금을 적게 받고 일은 더 많이 했다는 얘기다.

기업과 고용주는, 그리고 한국사회는 이를 가리켜 한국인의 열정, 한국인의 성실함, 한국인의 능력이라고 한껏 치켜세웠을 것이다.

하지만, 다른 말로 하면 이는 근로자의 희생, 고용주의 착취일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정당한 댓가도 받지 못하면서 모든 것을 바쳐온 근로자의 쇠약해진 심신, 비정상적인 업무강도와 근로시간에 빼았긴 여가시간, 또 그에 따른 가족들과의 단절이 있었을 것이다.

눈 부시게 빨랐던 한국의 성장 뒷면에 자리하고 있는 이 어두운 그림자는 어쩌면 우리 나라가 지금의 위치까지 오기 위해서는 불가피했던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21세기가 된 지금, 세계 속의 대한민국이 어느 정도 위치에 올라선 지금도 이런 식으로 근로자의 희생으로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다.

열정과 성실함은 참 좋은 단어들이지만, 그렇다고 정당한 댓가도 받지 못하면서 부당함을 감수하는 게 열정과 성실함으로 미화되면 안 된다.

개인의 삶, 여가시간, 가족과 함께 보내야 하는 시간들을 포기하고 일만 하는(혹은 강요당하는)게 열정과 성실함은 결코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근로자들은 그 부당함을 감수하면서조차 그 일자리를 꼭 유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을 터, 더구나 우리 나라처럼 단체문화가 강한 곳에서는 더더욱 흐름을 거스르기 힘들다.

이 돈을 받고 이 시간 안에 이 일을 한다는 게 비정상이라는 것을, 부당하다는 것을 모두가 알면서도,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이의를 제기하면 그것이 고쳐지는 게 아니라, 이의를 제기한 당사자만 제거될 뿐, 곧 다른 인력이 그 자리를 대체할 것이기에.

일자리는 한정되어 있는데 일하려는 사람은 넘쳐나니, 부당함 따위는 얼마든지 감수할 각오가 되어 있는 이들이 일자리를 얻기 위해 줄을 서 있고, 이러한 사정을 아는 기업과 고용주 입장에서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대우, 정당한 댓가를 제공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조직의 사정이 정말 여의치 않아서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면 모두가 그 희생에 동참하면 된다.

가령, 앞서 언급한 영화 감독의 경우, 그렇게 예산이 부족해서 기술팀이 미국의 근로자보다 100배나 더 많이 일하는 희생을 했다면, 억대 개런티를 받는 주연배우나 감독도 자신의 몫을 일정 부분 희생했어야 한다.

아니면 영화가 성공할 경우 그 이익이 기술팀에게도 분배되어야 한다. , 그들의 열정에 대한 보상이 정당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미국의 기술팀이 한국의 기술팀보다 100배나 느리게 작업했다는 얘기인데, 아마도 이들은 정해진 근로시간을 준수하면서 일했을 것이고, 한국의 기술팀은 거의 밤샘 작업을 하면서 일했을 것이다.

결국, 다른 점은 고용주가 그만큼 인건비 지출을 더 했느냐, 덜 했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그리고, 한국의 고용주는 그만큼 인건비를 아낌으로서 자신의 배를 더 채웠을 뿐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특히 이러한 기술직에서 고용주들의 인건비 절감 노력이 눈물겨울(?) 정도로 열심이다.

한국에서 이런 기술직이나 각종 엔지니어로 일하다가 해외에 취업한 이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한국에서는 고만고만한 임금을 받으면서 일은 죽도록 하느라 삶의 질이 낮았는데, 외국에서는 정시 출퇴근하면서도 임금은 더 받는다면서 절대 한국으로 다시 돌아가거나 한국 회사에서 일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참 안타깝고 씁쓸하지만 그들의 사연을 들어보면 너무나도 상식적이고 맞는 얘기일 뿐이다.   

예전처럼 공장에서 물건 만드는 사업일 경우라면 그렇게 적은 임금을 받으면서 일은 몇 배로 많이 하는 근로자의 희생을 담보로 사업이 성공할 수 있겠지만, 앞으로는 점점 그런 방식으로 성공하기는 어려워질 것이다.

비정상적인 인건비 절감이나 근로자 착취가 더 이상 열정이라는 아름다운 단어로 미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전성민의 '서른 즈음에' - 필자 소개 file 유로저널 2007.01.19 12967
273 철의 여인도 결국은 한 줌 흙으로... file eknews03 2013.04.16 2051
272 아주 가끔은 커다란 기계의 작은 부품이고 싶다 file 유로저널 2009.10.02 2062
271 어느 바보의 바보 같지 않은 죽음 file 유로저널 2009.05.25 2063
270 Exmoor 여행기 (1) file eknews03 2013.04.01 2063
269 더블린 사람들 (2) file eknews03 2014.09.08 2066
268 90세의 바이올린 연주가를 보며 흐르던 눈물 file 유로저널 2007.11.01 2068
267 그리운 것들 – 어린 시절의 영화관들 유로저널 2010.02.22 2070
266 음악 학원, 미술 학원이 사라지는 시대 eknews03 2013.08.20 2071
265 21세기에 예수쟁이로 산다는 것은 (6) 유로저널 2008.10.01 2079
264 생애 첫 대선 투표 file eknews03 2012.12.11 2079
» ‘열정’으로 미화된 ‘착취’ eknews03 2013.01.15 2080
262 비정규직, 피할 수 없는 운명이라면 eknews03 2015.04.06 2085
261 12월이 찾아온다 file eknews03 2014.11.30 2089
260 내가 사랑하는 내 모습 file 유로저널 2008.07.03 2090
259 최종회 eknews03 2015.04.12 2093
258 경제 제 1 규칙, ‘형편껏’ (1) eknews03 2012.01.23 2096
257 한국에서 (2) eknews03 2012.04.10 2104
256 음반과 비디오가 골동품이 될 즈음에 file eknews03 2013.07.01 2104
255 너무 미안해서... file 유로저널 2008.12.13 2105
254 사라지지 말아야 할 것들이 사라져가는… file 유로저널 2007.09.05 2115
Board Pagination ‹ Prev 1 2 3 4 5 6 7 8 9 10 11 ... 20 Next ›
/ 20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