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12년 세계 에너지 전망’을 통해 2017년에는 채굴기술 발달로 비전통 화석에너지 개발이 이어지면서 미국이 세계최대의 석유 및 천연가스 생산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이유로 석유수출국기구(OPEC)도 지난 11월 연차보고에서 2016년까지 OPEC산 원유에 대한 세계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지하 2,000m 이상의 암석 층에 매장된 셰일가스는 수년 전부터 수평채굴, 수압파쇄, 지하지층구조 시뮬레이션 기술 등이 복합적으로 발전하면서 개발 코스트가 떨어져 생산량이 확대되어 왔다. 이러한 셰일가스의 개발은 천연휘발유인 NGL(Natural Gas Liquids)의 생산 확대, 타이트 오일의 개발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셰일가스 개발 붐은 자원량이 많은 비전통 자원 전반에 대한 개발 의지를 고취시키면서 중국, 중남미, 유럽 등 지역적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에너지 수요 측면에서는 중국경제의 성장세 둔화의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중국은 생산가능인구가 점차 감소하기 시작하면서 노동력의 무제한 공급 가능 경제에서 노동력 공급 제약 경제로 변화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경제의 성장세 둔화로 인해 자원에 대한 수요 증가 패턴이 과거 고성장 시기에 비해 달라질 가능성이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12년 연차전망을 통해 중국의 에너지 수요 증가율이 2000~2010년 평균 7.3%에서 2010~2020년에는 3.4%로 절반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수요는 둔화되는데 공급은 확대되면서 에너지 가격은 지난 10년에 비해 더딘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특히 석유공급 능력 확대가 북미 등 비교적 정세가 안정된 곳에서 집중되면서 석유공급 차질에 대한 불안감이 다소 낮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세계석유 공급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의 종교갈등과 민주화 욕구 등은 잠재적인 불안요인으로 남아 있을 전망이다.
에너지 교역의 흐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대 에너지 사용국인 미국은 최근 3년간 석유와 천연가스의 순수입량이 각각 23%, 35% 감소한 반면 석탄 수출은 2012년에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비전통 화석 에너지의 생산 확대가 중국, 아르헨티나, 폴란드 등으로 확산되면서 에너지 수출입 구조의 변화가 나타날 것이다. 향후에는 미국이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부상하고 러시아가 천연가스 수출을 동북아로 전환하는 등 에너지 교역 구조가 변화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