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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태어난 사람이 겨울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는데, 바로 내가 1월 한 겨울에 태어났고, 그래서 실제로도 계절 중 겨울을 가장 좋아한다. 산뜻한 봄도, 운치 있는 가을도 좋지만, 나는 여전히 겨울이 제일 좋다.

 

많은 이들이 추위 때문에 겨울을 싫어하기도 하지만, 나는 그 매서운 추위마저도 좋다. 어릴 때는 허약해서 추위도 많이 타고 심지어 동상에도 종종 걸렸던 것 같은데, 커서는 추위보다 더위를 더 많이 타는 체질이 되었고, 만약 나에게 여름의 더위와 겨울의 추위 중 하나를 택하라고 한다면 기꺼이 겨울의 추위를 택할 만큼 추위와 친해(?)졌다.

 

물론, 추위가 반갑지 않은 분들, 추위로 고통 당하는 분들께는 이런 얘기조차 너무나 죄송하고, 그분들의 삶이 꼭 따뜻해지길 바랄 뿐이다.

 

어쨌든, 그 매서운 추위마저도 감수하게 하는 겨울의 매력이라면 뭐니 뭐니 해도 하얀 눈이 아닐까?

 

그런데, 아쉽게도 영국의 겨울은 며칠 정도만 춥고 대부분 영상을 웃도는 따뜻한 겨울이며, 그래서 눈 구경하기도 너무나 어렵다.

 

이번 겨울 역시 12월과 1월 초는 영상 5도에서 10도를 오고 가며 비록 비는 자주 내렸지만 포근한 날씨를 보이더니, 지난 주 갑자기 기온이 하강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주말에는 하얀 눈이 펑펑 내렸던 것이다.

 

기온이 떨어져도 고작(?) 영하 1도 수준이라 영하 10도를 왔다 갔다 하는 한국의 추위와는 비교할 수 없지만, 어쨌든 그렇게 기온이 내려간 덕분에 오랜만에 영국에서 눈 구경을 실컷 할 수 있었다.

 

며칠 전부터 일기예보를 유심히 지켜보며 정말로 눈이 오는지 수 차례 확인했던 내 노력이 가상했던지, 정말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약간 어둑어둑하면서도 따스한 느낌이 나는 눈이 내리기 직전의 그 묘한 분위기, 이윽고 한 송이씩 떨어지다가 어느새 하늘을 뒤덮는 하얀 꽃송이들, 그리고 온 세상이 새하얀 옷을 입는 그 풍경...

 

영국에서 너무나 오랜만에 만나보는 제대로 된 눈을 그냥 동네에서만 만끽하기에는 너무나 아쉬워서 살살 차를 몰고 리치몬드 공원을 찾았다.

 

안 그래도 광활하고 멋진 리치몬드 공원이 하얀 옷을 입으니 그야말로 동화 속에 들어온 것 같았다.

 

눈 내린 리치몬드 공원에는 처음 와본 것이었는데, 생각보다 사람들이 정말 많았고, 눈 구경하기 힘든 영국에 살면서도 다들 언제 그렇게들 썰매를 구비해두었던지, 눈썰매를 타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정말 많았다.

 

하지만, 어디 어린이들만 신나라는 법 있나, 나도 마치 동심으로 돌아간 듯 눈 내리는 공원을 뛰어 놀면서 눈덩이를 굴려 눈사람도 만들어보고,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리고 내리는 눈을 받아먹어도 보았다.

 

300.JPG   

그렇게 눈 속에서 놀다 보니 어느새 추위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그저 그 시간이 꿈결처럼 느껴질 뿐이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어른들도, 자녀를 동반한 부모들도 그렇게 즐겁게 눈 속에서 뛰어 노는 모습을 보니 그냥 모두가 다 어린아이들처럼 보였다.

 

겉모습은 비록 나이를 먹고 어른이 되었을지언정, 아마도 우리 모두는 여전히 그 동심을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다만, 먹고 사느라, 자녀를 키우느라, 주어진 책임들을 완수하느라 그 동심을 잊고 지내는 것일 뿐.

 

다행히 저 하얀 눈이 내리는 순간만큼은 누구나 다 그 잊고 지냈던 동심이 되살아나는 모양이다.

 

제 아무리 돈 벌기에 혈안이 된 사람도, 직원들에게 매정하게 구는 사장도, 성공하기 위해 혹은 출세하기 위해 온갖 아귀다툼을 벌이는 사람도 저 하얀 눈을 맞는 순간만큼은 동심으로 돌아갈 것이다.

 

설마 저 아름다운 눈을 맞으면서도 추악한 생각을 하거나 못된 마음을 먹는 사람은 없겠지.

 

그렇다면 눈이 좀 더 자주 와주었으면 좋겠다. 그렇게 잠시나마 누구에게나 동심으로 떠날 수 있는 여행을 선사해준다면 눈 때문에 교통이 조금 불편해지는 것쯤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겠다.

 

그렇게 눈이라도 오지 않으면 우리 어른들의 잠들어버린 동심을 무엇이 깨워주려나...

 

어린이들이 행복한 것은 동심에 가장 가까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이가 들수록 삶이 힘들게 느껴지는 것은 세월이 갈수록 동심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눈이 와도 아무런 느낌이 없거나 심지어 눈이 오는 게 싫다면 동심에서 너무 멀리 떠나왔다는 것이니 참으로 안타까워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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