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우리나라 주가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고 있어 미래에 여건이 개선되면 상대적으로 더 높은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논리가 제기 되고 있다. 우리나라 주가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에 비해 상승률이 낮아진 것이 향후 주가 상승에 대한 근거로 제기되고 있다. 그렇지만 단순히 주가 상승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고 해서 미래에 주가가 상대적으로 더 많이 상승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주가의 기초적인 결정요인이 약해지면 주가 상승세도 둔화되기 때문이다.
미래 실적의 규모와 성장성이 주가를 결정하는 기본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개별기업의 경우 기업성장성이 주가 상승률에 영향을 주듯이 국가별 주가상승률은 그 국가의 성장률을 감안하여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경제성장률이 높은 나라는 주가 상승률도 높은 경향이 있었다. 분석대상 48개국의 2003~2012년 동안 연평균 명목 경제성장률과 주가 상승률 간의 상관계수는 0.83으로 나타났다. 2003~2012년 동안 우리나라 주가는 경제성장세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상승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년 동안 우리나라 주가는 명목경제성장률에 비해 2.1배 상승했다. 분석대상 국가의 중앙값(median)은 1.4배이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대비 주가상승률은 분석대상 48개국 중에서 9번째로 높았다. 독일이 4.6배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덴마크 3.4배, 페루 3.1배, 노르웨이 2.7배 등의 순서이다. 일본(-3.6배)이 가장 낮았고, 재정위기를 겪은 그리스(-2.6배), 이탈리아(-1.9배), 아일랜드(-0.8배), 포르투갈(-0.2배) 등도 낮은 순위에 머물렀다.
한편,영국 경제 일간지 Financial Times에서 제공하는 국가별 PER를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상대적인 주가 수준은 낮지 않은 것으로 나타난다. 주가수익비율 PER (Price Earning Ratio)은 주가를 주당순이익 (EPS)로 나눈 주가의 수익성 지표를 말한다.2012년 12월 28일 기준 우리나라의 PER는 16.5로 53개국 평균 14.8(중앙값 14.4)에 비해 높았다. PER 순위도 비교적 높은 12위를 기록했다. 미국 15.6, 일본 15.6, 프랑스 14.5, 영국 12.6, 독일 12.1 등 주요 선진국 주식시장의 PER는 우리나라에 비해 낮았다. 신흥시장 PER 중에서 인도는 17.8로 우리나라에 비해 높았지만 브라질 14.4, 중국 8.2, 러시아 6.2 등 주요 신흥시장의 PER는 우리나라에 비해 낮았다. 기업의 수익력을 감안한 상대적인 주가수준에서 우리나라는 분석에 포함된 국가의 평균적인 수준에 비해서는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한계점은 있지만 PER의 비교를 통해 주가를 살펴보면 최근 우리나라 주가에서 디스카운트 현상은 거의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다른 나라 주가와 비교한 상대적인 수준은 약간 고평가되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주가가 적정 또는 균형 상태에서 형성되면 기업들이 내재가치에 따라 평가 받으면서 자금조달이 가능해지고, 궁극적으로 자원배분의 효율성이 높아진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해 보인다.
우리나라 주가가 과거에 비해 레벨업(level-up)된 것은 기업의 불투명성, 지정학적 리스크, 외환위기 경험국의 멍에 등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억누르던 디스카운트 요인이 해소된 영향이 크다. 외환보유고 확충, 재정건전성, 국가신용등급 상승 등으로 대외 신인도가 높아진 것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LG경제연구원 이한득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주가가 기초적 요인에 걸맞도록 제자리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 " 정부는 금융부실 예방, 재정 안정 강화 등을 통해 거시건전성을 제고하는 한편 국가 리스크를 계속 낮추어 나가야 하고, 회계제도, 신용평가, 공시 등 기업과 관련된 정보의 신속성과 정확성, 효율성 등을 높일 수 있는 제도 개선도 지속되어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