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이 취약한 0세에서 5세 미만의 아동들이 어린이집 등 집단 생활을 시작하면 전염성 질병에 감염되는 아동의 수가 늘어날 수 있어 건강문제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어린이집이나 보육센터 등에서 단체 생활을 하는 어린이가 감염병에 노출될 경우 단 한 명의 환자로 인해 대규모 감염확산이 일어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어린이집에 빨리 가는 이른바 얼리키즈(Early Kids)는 면역력이 취약해 감염병에 걸린 다른 영유아의 대변, 타액, 콧물, 피부 등에 노출되면 감염 위험성이 높아진다. 특히 관리감독이 없으면 손을 잘 씻지 않거나 오염된 손가락이나 장난감 등을 입으로 가져가는 행동방식은 감염 위험성을 더욱 높인다.
실제로 보육시설을 이용하는 영유아는 그렇지 않은 영유아보다 감염성 질환을 경험한 비율이 20% 이상 더 높았다. 또한 어린이집에 다니는 영유아는 다니지 않는 영유아에 비해 호흡기 감염, 중이염, 설사 등의 위험이 2배에서 3배 가량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어린이집에서 단체생활을 일찍 시작하는 영유아는 감염병의 위험이 높은 만큼 남다른 위생관리가 필요하고 특히 예방접종을 적기에 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릴수록 더 위험,
장염, 중이염, 폐렴 등 질환 발생 빈번
영유아가 단체 생활로 인해 감염되기 쉬운 질병은 장염, 중이염, 폐렴 등의 순이다. 이 중에서도 침습성 폐렴과 같이 생명을 위협하는 폐렴구균 질환과 영유아에게 빈번하게 발생하는 중이염은 사전 예방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특히 중이염은 감염성 질환 중에서도 재발률이 가장 높고, 급성 중이염은 3세 미만의 영유아 80%가 적어도 한 번은 걸리는 빈번한 전염성 질환이다. 한국의 경우 폐렴구균 및 기타 원인들로 중이염에 걸려 소아청소년과 등에서 외래나 입원 진료를 받은 0세에서 9세 미만의 남녀 아동 환자수가 2011년 기준으로 176만 명에 달할 정도로 중이염은 영유아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이는 아토피 환자나 영유아들이 흔히 겪는 두드러기 및 접촉피부염 환자 수보다 훨씬 높은 수치인데, 중이염은 방치할 경우 급성 중이염으로 진행돼 고막이 파열되면서 난청과 언어장애까지 야기할 수 있다.
어린이집 가기 전,
반복 감염률 높고 청력손상 위험 있는 중이염 예방이 중요
초기 중이염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 만성 중이염으로 이행된 경우 염증에 의해 고막과 이소골이 크게 손상될 수 있고, 고막에 난 구멍을 통해 고름이 나오며 청력이 떨어지게 된다.
때로는 염증이 뇌 쪽으로 퍼져 뇌막염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고, 내이염으로 어지럼증 및 영구적인 청력 손실을 가져올 수 있다.
중이염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률도 높아 매년 전세계적으로 약 21,000명 가량이 중이염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고, 특히 7억 9백만 건의 급성 중이염 발병 건수 중 51%가 5세 미만의 영유아에서 발생하고 있지만, 백신 접종을 통해 중이염을 예방할 수 있다.
생후 6주~5년 미만 영아에서 폐렴구균에 의한 침습성 질환 및 급성 중이염을 동시에 예방하기 위한 백신으로 생후 2, 4, 6개월에 3회 기초 접종 후 12~15개월 사이 1회 추가 접종이 권장된다.
대한소아청소년과 개원의사회 손용규 총무이사는 “이른 나이에 보육 시설에서 단체 생활을 하는 이른바 ‘얼리키즈(Early Kids)’ 세대의 보육시설 이용률이 점차 높아지고 시작시기도 빨라지고 있는 만큼, 백신 접종 등을 통해 걸리기 쉬운 질병을 사전에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중이염은 재발이 잦고 심하면 고막이 파열돼 언어 발달에 큰 장애가 생길 수 있어 신플로릭스 등 영유아 전용 폐렴구균백신으로 예방을 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한국 유로저널 이인규 의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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