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약청은 2012년 초에 9~26세 남성에게 ‘생식기사마귀’ 예방 목적으로 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백신의 접종을 승인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남녀 모두 80% 정도는 50세 이전에 한 번 이상 감염된다는 통계가 있을 만큼 흔한 바이러스이다. 그런데, 이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여성암 사망률 2 위인 자궁경부암 뿐 아니라, 남녀를 막론하고 생식기사마귀와 생식기암 및 항문암, 일부 두경부암의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과거에는 구강암의 발병 원인이 주로 흡연이나 음주에 의한 것이었다면, 최근에는 혀에 생기는 설암 및 편도선암 발병의 60% 이상이 고위험군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한 것으로 연구되고 있다.
그렇다면, 암 발병에 영향을 미치는 인유두종 바이러스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지키려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대한산부인과의사회 조병구 총무이사는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주로 성접촉을 매개로 해 감염되는 만큼, 성접촉을 시작하기 전 10대에 남녀를 막론하고 인유두종 바이러스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연령대별 여성 감염률을 보면, 성생활이 활발한 편인 18~29세 여성이 2명 중 1명 꼴로 감염되어 감염률이 가장 높게 나타난다고 한다. 성관계를 시작하면 유형에 관계없이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 위험이 급증하므로, 10대 때 백신으로 예방하는 것이다. 또한 10대 때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여성이라면, 성생활을 시작한 후부터는 매년 1회 산부인과 정기검진을 받아야 하며,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접종도 가급적 받는 것이 좋다고 한다.
또한 조병구 총무이사는 인유두종 바이러스로 인한 암으로부터 자신의 건강을 지키려면, 항암효과가 풍부한 푸른색 채소와 토마토, 마늘, 콩, 녹차 등을 충분히 섭취하는 건강한 식생활로 평소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구강성교를 피하고, 성 파트너를 절제하는 건전한 성생활도 그만큼 중요하다고 한다.
조병구 총무이사는 20대 한국 여성 2명 중 1명 꼴로 HPV 감염이라는 결과는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과 백신 접종이 수반되지 않을 경우, 몇 년 후 20~30대 여성의 자궁경부암 발병이 급증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국내 인유두종 바이러스 백신 접종률은 9~18세 여성 9%로 미국(53%), 영국(75.4%), 호주(80.0%) 등에 크게 못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10대 자녀를 둔 부모는 자녀의 인유두종바이러스 예방백신 접종을 꼭 챙기고, 성생활을 시작한 20~30대 여성이라면 년 1회 정기적인 자궁경부암 검진과 예방접종에 관심을 기울이는 등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자궁경부암에 대해 관심이 있는 여성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가 2008년부터 자궁경부암 예방을 위해 운영 중인 웹사이트 ‘와이즈우먼의 자궁경부암 예방’(http://www.wisewoman.co.kr/hpv’)을 통해, 더 자세한 의학정보 및 전문의의 무료상담 등을 받을 수 있다.
한국 유로저널 안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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