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itled Document
대사관 | 유관기관 | 한인회 | 유학생회 | 기타한인단체 | 한인동포업체 | 주재상사 | 유럽내 추천사이트 | 해외동포 언론사이트

단독 사설
단독 칼럼
단독 인터뷰
독자기고/특별기고
엣세이/여행기/장편소설
유럽한인 취재뉴스
유로저널특집/기획취재뉴스
취재/독자/동영상
한인사회 게시판
정부/대사관 공지
재미있는 유머
경제뉴스
국제뉴스
정치뉴스
사회뉴스
기업뉴스
문화뉴스
연예뉴스
건강뉴스
여성뉴스
스포츠뉴스
내고장소식
독일뉴스
영국뉴스
베네룩스
프랑스뉴스
유럽뉴스
동유럽뉴스
스칸디나비아
스페인/이탈리아
오스트리아/스위스
그리스/터키/포르투갈
유럽각국 전시정보
유럽각국 이민정보
유럽각국 생활정보
유럽각국 교육정보
유럽각국 문화정보
여행기사 정보제공
유럽각국 여행정보
유럽각국 연금제도
유럽소비자 제품평가
공공기관/기업광고
동포업체 및 기타/해외
번역/통역, 관광, 가이드
민박, 하숙, 호텔


최영신에세이
2006.08.18 22:22

올드미스의 결혼 못한 이유들

조회 수 2875 추천 수 9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 - Up Down Comment Print 수정 삭제
Extra Form
  결혼하고 나니 아직 미혼인 선배언니가 생각났다.  이런저런 얘기 끝에 결혼 안 한 까닭에 생기는 스트레스에 입을 모았다.  결혼이란 게 혼자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손뼉도 마추쳐야 소리가 나듯 누군가 함께 할 사람이 있어야 되는 건데…  태어나고 죽는 시간이 제각각 다르듯 결혼하는 시기도 다 다른 것이 아닌가 싶다.  나 역시 사형제중 두번째였지만, 결혼은 맨 마지막으로 했었다.  제 인연을 만나기까지 어떤 사람은 그다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 반면, 어떤 사람은 긴 시간이 걸리기도 하니까 말이다.
  그 언니는 한 목사 후보생이 첫만남에서 직장인인 언니에게 자신이 목사가 될 때까지 뒷바라지 해주는 조건으로 당장 결혼하자고 하길래 목사가 되기 이전에 먼저 인간이 되라고 따끔하게 한마디 해주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언니더러 정말 잘 했다고 동의해줬다.  그리고 아무리 나이가 들었다치더라도 마치 파장의 떨이하듯이 헐값에 팔아 넘어가듯 결혼하지는 말라고 당부했다.    
    결혼 안 한 여자들은 명절에는 가족이나 친척들에게 그리고 평상시는 특히 나이 어린 후배들의 결혼식이라도 있는 때면 더욱 주위 어른들에게 결혼 빨리 해야지 하는 권고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기 마련이다.  나 역시도 결혼 전에 나이가 서른이 넘자 후배들 결혼식에 가는 것이 참 꺼려졌다.  친한 후배를 축하해주고픈 마음이야 굴뚝같은데 하객들로 오신 안면있는 어른들께서 너는 도대체 언제 결혼할꺼니?  적은 나이도 아닌데.. 등등으로 한 마디 한 마디가 말씀하시는 어른들께는 한 번에 그치지만 듣는 나에게는 여러번 겹치다 보니 그것도 정말 힘들었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미리 축의금이나 결혼선물을 전해준 뒤 양해를 구해서 결혼식장에는 가지 않는 방법을 취하곤 했었다.    
  그러나 가장 마음이 힘들 때는 나이도 한참 어린 후배들이 자기와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고 생각되면, 그러니까 아직도 결혼을 못 했지, 하고 질타할 때는 결혼 못 한 것이 꼭 무슨 크나큰 결점 혹은 무능력으로 간주하게 만들기도 했었다.    
한 친구는 어떤 사람을 만나게 되면 오래 참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고 권고하면서 자신에게 일어났던 실례를 얘기해주었다.  그 친구의 기다림의 미덕에 대해 속으로 내내 감탄하면서도  내 자신은 그 친구처럼 될 수 없으리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또 한번은 교회에서 카레라이스가 점심으로 나왔을 때 카레 없이 그냥 김치에 맨밥을 먹는 나더러 한 후배가 왜 카레는 먹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 이전에 한번 카레라이스를 먹은 후 심하게 배앓이를 한 적도 있었고 또한 내가 소화를 잘 못시키는 카레를 좋아하지 않는 것도 사실이었지만, 장황하게 설명하기도 그렇고 해서 나는 그냥 카레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짧게 대답했다.   그냥 넘어가도 될 일에 그 후배는, 그렇게 까다로우니까 여직도 시집을 못갔죠, 라고 한 마디 했다.  밥맛이 뚝 떨어진 나는 그 자리서 숟가락을 쾅 놓고 일어섰다.  내 뒤에서, 저렇게 성질이 못됐는데 도대체 누가 데려 가겠어? 하고 더 심하게 흉을 봤을지도 모르지만 할 수 없는 노릇이었다.  결혼이라는 게 공부해서 얻을 수 있는 거라면 밤잠 안자고 코피 터지게라도 공부해서 나도 할 수 있었노라고 남의 속도 모르고 한마디씩 하시는 어른들과 몇몇 버르장머리없는 후배들에게 떳떳하게 증명해보이고 싶기도 했다.  
  각설하고 어쨌든 나는 서른 다섯이라는 늦은 나이에 평소 입버릇대로 내 몸만 데려가는 남자와 결혼을 했다.  하루는 남편이 인터넷에서 한국의 결혼정보회사들에 관한 흥미있는 기사를 읽더니 나에게도 읽어 보라고 인쇄를 해 주었다.  그 기사에 의하면 여자는 나이 서른 둘 미만이어야 하고 키는 158cm 이상이어야 신청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나는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았다.   부잣집 데릴사위 조건들을 마다하고 키 작고 나이 많았던 나를  택해준 남편에게 고마워해야 하나 싶었다.  남편은 종종 예수님은 나이 서른 셋에 인류를 구원하셨는데 자신은 한 여자는 구원했어야 되지 않았겠느냐고 농담을 하곤 했다.  
  그 선배언니도 하루 속히 좋은 사람 만나서 남은 평생 좋은 친구처럼 사이좋게 삶을 꾸려가기를 소원한다.  그리고 사람들이 아직 결혼 안 한 사람들에게 좀 더 느긋하게 그들의 인연을 기다려주며 좀 더 따뜻한 시선으로 봐주는 풍토가 생겼으면 좋겠다.  
유로저널광고

List of Articles
번호 카테고리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오을식의 장편 연재소설 오을식 소설가 소개 file 편집부 2018.08.07 7880
14 최영신에세이 가을날의 행복 (11월 2주) 유로저널 2006.11.07 2309
13 최영신에세이 새벽이슬같은 젊음 (11월 1주) 유로저널 2006.11.02 2772
12 최영신에세이 여자와 돌부리 (10월 4주) 유로저널 2006.10.24 2559
11 최영신에세이 힘내세요, 선생님 (10월 3주) 유로저널 2006.10.18 2524
10 최영신에세이 엄마, 그 힘센 이름 (10월 1주) 유로저널 2006.09.25 2671
9 최영신에세이 괜찮은 자장가 (9월 4주) 유로저널 2006.09.16 2802
8 최영신에세이 고마운 사람들 유로저널 2006.09.11 2858
7 최영신에세이 아름다운 사람들 유로저널 2006.09.02 2855
6 최영신에세이 국어책을 쩔쩔맨 대학신입생 유로저널 2006.08.26 2679
» 최영신에세이 올드미스의 결혼 못한 이유들 유로저널 2006.08.18 2875
4 최영신에세이 또 하나의 나 유로저널 2006.08.13 3220
3 최영신에세이 색깔이 어때서? 유로저널 2006.08.08 2818
2 최영신에세이 더 나은 세대 유로저널 2006.07.29 2756
1 최영신에세이 어느 사회사업가의 반나절 유로저널 2006.07.26 2696
Board Pagination ‹ Prev 1 ...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Next ›
/ 24

나눔글꼴 설치 안내


이 PC에는 나눔글꼴이 설치되어 있지 않습니다.

이 사이트를 나눔글꼴로 보기 위해서는
나눔글꼴을 설치해야 합니다.

설치 취소

Designed by sketchbooks.co.kr / sketchbook5 board skin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Sketchbook5, 스케치북5

 
  연락처 | 회사소개 | 광고문의 | 찾아오시는길 copyright@ EKNews 2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