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양적완화 정책이 추진되면서 엔화 가치가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그 영향이 이제부터 기업들에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장기침체에 빠져 있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통화 공급 확대를 통한 인플레이션과 실질금리 하락, 엔저 등을 유발해 소비와 투자, 수출이 촉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동일본대지진의 영향으로 2011년부터 일본의 무역적자가 확대되었고, 아베노믹스 시행으로 중장기적으로 정부부채가 빠르게 증가하는 일본의 재정건전성 악화 우려가 커지면서 엔화 가치 하락에 부채질하고 있다.
이로인해 달러에 대한 원화 가치는 0.6% 하락(원화 가치 상승)에 그쳐 거의 변하지 않았지만, 원/엔 환율은 25.2% 하락(100엔당 1441원→1078원)해 엔화 가치가 크게 하락하면서 엔화에 대한 원화의 상대적인 가치가 많이 높아졌다.
이에 대한 영향으로 한국 기업 중에서 해외매출 비중이 50% 이상인 수출기업의 전년 동분기 대비 매출증가율은 2012년 들어 급격하게 하락하다가 2012년 4분기 이후 마이너스(-)를 기록(2012년 4분기 -1.6%, 2013년 1분기 -1.1%)했다.
영업이익률에 있어서도 한국 수출기업이 2012년 3분기 4.2%에서 1.0%로 급격하게 하락했고,2013년 들어 영업이익률은 개선되었지만 2.2%로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또한,한국 기업은 실적 전망이 악화된 기업이 개선된 기업에 비해 더 많았다. 매출 전망이 하향 조정된 한국기업의 비중은 58.2%로 상향 조정된 비중 37.7%에 비해 높았다.
엔/달러 환율이 2013년 연평균 100엔으로 상승시 국내 총수출은 2.6% 감소가 전망되며, 주요 수출 품목별로 보면 철강 326억 달러(-11.9%), IT 1,098억 달러(-1.8%), 기계 380억 달러(-1.7%)로 감소하고, 수입은 엔/달러 환율이 연평균 100엔으로 상승시 2.5% 역시 감소해 무역수지는 엔/달러 환율이 연평균 100엔일 때 268억 달러로 전년대비 15억 달러 감소할 것이다. 관광수지는 한국에 입국하는 일본인 관광객은 감소하는 반면 일본으로의 한국인 관광객은 늘어 약 10.9억 달러 감소할 전망이다. 이와같은 엔화 약세로 인한 무역수지 및 관광수지 악화 등은 국내 경제 성장률을 0.2%p 내외로 감소시켜 추경과 금리 인하 효과를 상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올해 경제 성장률이 2%대 초반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의 수출 중에서 자동차, 전기전자 등 일본 기업과 경쟁관계가 높은 제품의 비중이 높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기업의 여건을 감안하면 환율 변화가 국내 기업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다.
LG경제연구원 이한득 연구위원은 " 엔저가 계속되면 엔저에 의한 실적 개선을 기반으로 핵심역량 강화와 투자 확대가 이루어지면서 일본기업의 장기적인 경쟁력 회복 동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