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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8.08.24 23:05
명품-소유냐, 존재냐?(8월4주)
조회 수 2943 추천 수 0 댓글 0
최 영신(영국, Glasgow거주) “집사님도 루이뷔똥이세요?” 한 젊은 청년이 나에게 어느 날 불쑥 던진 질문이었다. 어, 갑자기 왠 루이뷔똥? 하면서 한참 어리둥절해하는데 그 청년이 내가 들고있는 가방을 가리킨다. 그제서야 나는 내 가방이 저 유명한 프랑스의 루이뷔똥 브랜드냐고 물었음을 깨달았다. 아, 내 머리는 돌로 만들어진 것도 아닌데 어쩜 이렇게 빨리빨리 회전이 되지않는 걸까? “아, 이거? 아니야.” 그 청년은 아무래도 긴가민가하는 듯했다. 그래서 덧붙였다. “이게 가죽처럼 보이는 클라크(Clark)에서 나온 가방인데…” 그 청년은 어디서 그런 정보를 다 주워담았을까? 누군가가 혹시 값비싼 ‘루이뷔똥’ 가방을 좀 가졌기로서니 그 청년이 보는 앞에서 엄청 폼을 쟀을까? 그래서 내가 들고있는 지극히 평범한 가죽도 아닌 보통 가방까지도 루이뷔똥으로 착각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싶었다. 하긴 나도 클라크에서 이 가방을 살 때 모양새도 그만하고 됐고 또 괜찮은 가죽같아 보여서 살펴봤더니 가죽치고는 가격이 너무 쌌다. 그래서 점원에게 물었더니 가죽이 아니라고 했다. 요새는 짝퉁기술이 하도 발달해서 진짜 가죽 아닌 것도 거의 진짜 가죽처럼 잘 만들어내나보다. 어쨌거나 이 진짜 가죽 아닌 가방을 이제껏 명품 ‘루이뷔똥’이 아닐까 생각했던 그 청년의 기대를 여지없이 무너뜨려버린 것은 본의아니게 조금 미안하기도 했지만, 다른 한편 ‘클라크’에 감사해야 하나 싶었다. 그냥 보통 가방을 명품처럼 보이게 했으니까 말이다. 아니면 내가 뒤늦게 명품만 들고다니는 복부인처럼 보였나? 킥킥킥, 웃음이 막 나온다. 내 머리의 회전하는 순발력이 없어서 그날 오후에야 생각난 대답이었지만, 다음에 만나면 이렇게 대답해주고 싶었다. “이 친구야, 명품 가방이 중요한 게 아니고, 명품 인생으로 사는 게 더 중요한 거야. 그럴려면 명품 인생 설명서인 성경을 열심히 읽어봐. 그 안에 다 해답이 있으니까!” 도산 안창호 선생님의 일화중 내가 정말 좋아하는 게 하나 있다. 한 젊은이가 안창호 선생님을 찾아와 한탄하며 말하기를, “선생님, 왜 우리 나라에는 큰 인물이 없습니까?” 그러자 도산 선생님이 대답하기를, “이보게, 그러면 자네가 먼저 큰 인물이 되려고 노력해보게나.” 주위 사람들이야 어떻든 나 한사람이라도 먼저 바로 살려고 애를 쓰고 이웃과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살아가려는 마음가짐이 바로 어느 시대 어느 사회에서나 우러러보는 큰 인물로 만드는 원동력이 아니었을까 싶다. 그리고 이 기본적인 철학은 오늘날에도 변함없이 그대로 이어지는 것이라 여겨진다. 남들이 다 장에 간다고 나도 장에 갈 필요는 없으며, 남들이 다들 누에기똥인지 루이뷔똥인지 하는 브랜드에 열광한다고 해서 나도 같이 그럴 필요는 더더욱 없으며, 설령 그러한 유명 브랜드 제품이 하나도 없더라도 자신의 삶속에서 다른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자신만의 독특한 향기를 내뿜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명품 인생이리라. 요즘 나는 이재철 목사님, 김요석 목사님의 말씀 CD를 들으면서, 이런 귀한 명사들이 한국에 존재하는 한, 아직은 한국이 괜찮구나 싶어 저으기 안심하게 된다. 아, 참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들에 의해 붙여진 별명이 ‘바른생활맨’이라는 고지식한 내 친구 남편도 이 명사의 부류에 넣어주고싶다. 길거리에 새파란 만원짜리 지폐가 떨어져있어도 돈 잃어버린 주인이 찾아가야 한다며 결코 줍지 않으며 지하철에 정액권 차표가 떨어져 있어도 줍기는 커녕 그걸 잃은 사람이 찾아가기 쉽도록 그 자리에 표시를 해놓는다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들은 명품의 소유와는 전혀 상관없이 바로 그가 있음(존재)으로 해서 주위 사람들을 저절로 흐뭇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그러고보면 명품인생이 그리 멀리 있는 것은 아니다. 누구든 자신의 생활터전 속에서 위로 살아계신 하나님을 경외하며 남이 보든 안보든 간에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성실하며 이웃을 괴롭히지않고 사랑하며 사는 것,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는 않겠지만 하루하루의 삶의 단편들이 모여서 명품만이 가지는 향기를 내뿜는 명품인생의 선상에 언젠가는 놓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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