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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8.09.09 00:10

가지않은 길(9월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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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않은 길
최 영신(영국, Glasgow거주)

요새는 인터넷이 하도 발달되어 정말 멀리 떨어져 있어도 오래전 친구들이 어디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글자판만 몇번 두들기면 필요한 정보들이 마술처럼 톡톡 튀어나오는 걸 경험한다.  누구는 교수가 되고 누구는 연구소의 연구원이 되고 또 누구는 시인이 되고 누구는 문학평론가가 되고, 오래전 내 앞에 두 갈래의 길이 있었을 때 나도 그 가지않은 길을 갔더라면 그 친구들처럼 지금쯤 대학에서 한 자리를 잡았을려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 엄마는 나더러 결혼 안해도 좋으니까 독신선언을 하고 대신 계속 공부해서 교수가 되라고 했다.  그리고 어느 교수님은 계속해서 박사과정까지 연달아 공부하라고 귀한 책들까지 빌려주며 나를 은근히 종용하시기도 했고, 대학때의 지도교수님과 몇몇 동기들은 P대 석사과정에 합격한 나를 장차 박사가 되기를 바래서 그랬었는지 연말동기모임에서 ‘최박사’라고 불러주었다.  
어쩌면 고학하는 데 지치지만 않았더라면, 또 독신 여교수님의 삶이 참 부러워보였더라면 나도 계속 그 가지않은 길을 고집했을지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의과대학에 갈 수 있을 정도로 우리 집안형편이 아주 넉넉하고 좋았더라면 영어영문학이 아니라 의과대학에 가서 지금쯤 응급실에서 사고로 구급차에 실려오는 환자들의 어긋난 뼈를 꿰맞추고 있거나 혹은 정신과 마음이 몹시 아픈 사람들 얘기를 들어주면서 나도 반쯤 미쳐서 살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말이 씨가 된다고, 나는 나이 서른을 전후로 해서 영어권 나라에 가지않으면 꼭 병이 날 것만 같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했었는데 내 입술의 말처럼 때를 따라 그대로 일이 아니 내 삶이 진행되었고, 그래서 나는 지금 여기 영국에 살고 있다.  대학시절, 언젠가 영국에 가서 살게되면 나도 영국의 대문호 셰Ÿ壤뵉퓸狙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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