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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08.10.20 02:48

어떤 문화 충격 (10월4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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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문화 충격
최 영신(영국, Glasgow거주)

어느 날인가, 얼떨결에 잠시 지나가는 TV광고 내용을 보고있자니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정말 기절초풍할 화면이 이어지고 있었다.  효과좋은 방향제를 선전하고 있었는데 어느 집의 가장이 아마도 퇴근후 집에 들어서자마자 집안의 역한 냄새로 인해 뒤로-여기서는 현관문 밖으로-꽈당 나자빠지는 반면, 이제부터 역점을 두어 강조하는 그 옆집의 가장은 집안에서 풍겨나오는 향이 너무 좋은 나머지 집안으로 그러니까 현관문 안쪽으로 기절하듯이 뻗었다.  그리고는 그 집의 아이들이 막 뛰어나오는데 현관문 안쪽으로 큰 대자로 드러누운 아빠의 몸을 그냥 건너뛰어가는 것이었다.  저런 (싸)가지없는 녀석들!  이 나라 사람들에게는 그게 아무렇지도 않을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문화충격이 따로 없다.
우리 집에서도 이런 예의없는 일들이 사실은 종종 일어난다.  여전히 한국말을 익히는 과정중에 있는 아들녀석이 가끔씩 내가 무슨 말을 하면, ‘알았다’라고 대답을 한다.  아, 정말 콩만한 게 뭘 몰라도 한참 모르는구나.  어른에게는 존대말을 써야된다고 알려줬더니, 이번에는 또, ‘드시세요’ 하거나 ‘주무겠지’하면서 사람을 한참 헷갈리게 한다.  내가 제엄마니까 아이가 쑥떡같이 말하는 걸 찰떡같이 알아들어야 할 의무가 있지만 가끔씩은 나도 엄청 헷갈릴 때가 있다.  
‘시’자를 도대체 어디에 어떻게 써야되는지 아직 느낌이 제대로 안가는 모양이다.  드세요, 주무시겠지, 해야될 걸 제 딴에는 존대말을 쓴답시고 ‘시’자가 들어가야 할 때에는 빼먹고 들어가지않아야 할 때에는 집어넣고 그런다.  애가 청개구리 띠인가?
어느 날인가는 베란다의 화분들에 물을 좀 주라고 했더니 다 한 후에 자기가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인데 시켜줘서 고맙다면서 우리 애가 나를 향해 꾸벅 고개를 숙이며, ‘수고했습니다.’ 한다.  아, 정말 이런 경우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나는 그냥  책상앞에 가만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는데, 정작 인사받아야 할 사람은 저자신인 것을 모르고 도대체 어디서 주워 배웠는지 일하고 난 뒤에 ‘수고했습니다’하고 인사하는 건 알아가지고…  그런데 문제는 누구에게 그 인사를 하느냐였다.    
언어라는 게 이래서 어려운 모양.  하긴 그래서 ‘한나라의 언어를 제대로 알면 그 나라의 문화가 보인다’는 말이 나왔는지도 모른다.
학교 다닐 때 우리는 우리나라를 ‘동방예의지국’이라고 부르는 수식어를 윤리시험으로도 많이 치렀고 또한 귀딱지가 앉도록 자주 들었다.  진짜 착한 사람은 자기가 착하다고 광고하지않고 또 진짜 바른 사람도 자기가 바르다고 광고하지않는 법인데, 어쩌면 ‘동방예의지국’이 되고싶은 국가적 열망이 너무 지극하다보니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그렇게 주입광고를 시킨 게 아닐까 싶은 생각도 사실은 가끔씩 고개를 쳐들곤 했다.   요즈음 들려오는 뉴스들은 정말 동방예의지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기에는 너무나 거리가 먼 것들도 참 많다.  다 나 아닌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혹은 예의가 없어서 그런 몹쓸 일들이 일어나지않나 싶어진다.  어느 나라 어느 사회고간에 늘 어물전 망신시키는 꼴뚜기들이 있기는 마련이지만 그래도 마음이 씁쓸해진다.
문화라는 게 살면서 받아들여지는 것도 있고 또 여전히 받아들이기에 망설여지는 것도 있는 것같다.  나도 최근에 와서 새삼스레 느낀 것이지만, 내가 어려서 자랄 때에는 결코 생각할 수도 없었던 어른 눈을 똑바로 쳐다보는 걸, 내가 아이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어린애들이 특히 어른 말을 듣지않았을 때, 눈을 똑바로 쳐다보라고 하면 금방 진실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눈은 마음의 창’이라고 했는지도.  어쨌거나 나도 우리 애가 나에게 대드는 것은 정말 싫은데, 그렇다고 어른 앞에서 진실을 회피하듯이 눈을 내리깔고 고개를 푹 수그리고 있는 것도 싫어졌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 나라의 이런 문화를 받아들였나 보다.
내가 제일 질색으로 여기는 게 바로 예의없음이다.  우리가 흔히 일컫는 문화인의 기본은 서로 존중하는 예의에서부터 시작된다고 본다.  아무리 친한 사람이라도 언제나 기본적인 예의는 서로간에 지켜야 그 인간관계가 바르게 지속되어지기 때문이다.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사람을 아무렇게나 함부로 대하는 사람을 보면, 아마도 자신이 존중받는 인간이기를 포기한 사람이 아닐까싶어 참 가엾은 생각이 든다.  
나도 물론 100퍼센트 완벽하게 지키기는 어렵지만 어느 문화 어느 사회에 속해 살던지간에 이 예의만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것같다.  어른을 어른답게 제대로 공경할 줄 알고 손아랫사람에게도 나이가 아랫사람이라고 함부로 대하지않고 그에 걸맞는 예우를 해준다면 어느 자리에서나 서로간에 신뢰감이 생기고 그래서 더욱 서로 믿고 존중하는 멋진 사회가 점점 폭넓게 형성되어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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