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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2013.06.18 14:09
Rossmarkt 광장의 은행나무 잎
조회 수 4815 추천 수 0 댓글 0
Rossmarkt 광장의 은행나무 잎 멀리 동녘으로부터 옮겨져 와 내 정원에 심긴 이 나무. 그 잎새의 신비로운 뜻 知者 마음을 즐겁게 하나니 본래 하나가 둘로 나누어 진 것인가 둘이 하나가 된 것일까 이런 생각 하다 문득 그 참뜻을 알아 냈네 그대는 느끼지 않았는가 내가 하나이면서 둘이 된 것을.... 독일 문호 괴테의 „은행 나무 잎“ 시이다. 그렇다! 1815년9월 괴테는 30년 연하 젊은 연인 마리안느 빌레머한테 사랑의 연서로 은행 나무 잎이란 시 한편을 보냈다. 정확히 1백구십칠년 전 사랑하는 한 여인한테 보낸 시 한편이 오늘 나를 감동시키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멀리 동방의 작은 나라 대한민국에서 바람 따라 흘러온 은행 나무의 한 잎이 괴테가 태어난 프랑크푸르트 Rossmarkrt 광장 괴테의 동상 아래서 이 시를 소리 없이 읊조린다. 한 때 분단의 설음을 같이 겪던 두 나라가 다른 나라 독일은 통일이 되었고 우리 나라는 지금도 남북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분단국가이다. 멀리 동녘 땅 코리아라는 작은 나라와 유럽의 강대국 독일, 두 나라가 수교를 맺은 지 130년, 그리고 파독 광부와 재독한인총연합회 창립 50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프랑크푸르트 Rossmarkt 광장에서 열렸다. 기름 진 땅을 찾아 동녘의 땅에서 굴러 온 은행나무들이 이국 땅 독일에 왕성하게 뿌리를 내리고, 잎을 무성하게 키워 그 위용을 자랑하는 행사가 Rossmarkt 광장에서 화려하게 열리고 있다. 다른 열강의 나라에서도 감히 엄두도 못 내는 4일 간의 대장정 문화 행사와 백두장사에서 한라장사까지 총망라한 세계남 녀씨름 대회가 드디어 포문을 열었다. 젊고 패기가 넘치는 재독한인 연합회 조직위원은 역대 한인회장들이 감히 엄두도 못 내는 대 역사적인 기획을 연출 했다. 1백구십칠년 전 동녘에서 가져 온 은행 나무를 뜰에 심고 사랑하는 연인에게 바치는 시를 쓴 괴테의 생가가 있는 프랑크 푸르트에서, 詩想이 가득한 표정으로 우리를 바라 보는 괴테동상이 서 있는 Rossmarkt 광장에서, Koreanishes Kulturfestival의 화려한 막이 올려 졌다. 개막식을 알리는 대취타의 우렁찬 팡파레가 울려 퍼지고, 프랑크푸르트 한인합창단과 독일합창단으로 구성된 연합합창단 의 축하공연으로 대장정의 문이 열렸다. 처음 시작부터 신비감과 경외감을 갖게 하였다. 재독성악가와 가곡작곡가로서 오랜 경륜과 풍부한 음악창작력을 지닌 김영식(프랑크푸르트 한인합창단 지휘자) 씨가 심혈을 기울여 구성하고 편곡한 제1회 한국문화축제 행사의 오프닝 합창곡 "화합과 번영의 노래 (Das Lied der Harmonie und des Gedeihen)"가 대규모의 연합합창으로 힘차게 울려 퍼지고, 5곡의 한국민요가 연이어 불려지자, 인근 사무실에서 점심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산책을 나온 많은 샐러리맨들과 현장에 모여있던 관중들은 우뢰 같은 박수를 보내주었다." 이어 처용무의 대가 인간문화재39호 김중섭의 살풀이 춤과 한국 전통문화예술원장 인남순과 그 문하생들이 펼치는 처용무는 환상과 아름다움의 극치였다. 그 뿐인가 북한 주민이 만든 산채 나물과 한국에서 공수 해 온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경기미로 밥을 짓고 독일 현지 교민들이 정성껏 재배한 한국 무로 만든 무생채와 콩 나물,시금치나물, 그리고 양념을 넣어 2013명 분의 비빔밥을 만들어 무료 배식을 했다. 동서로 분단 되었던 나라가 통일이 된 독일 땅에서 남북한의 특산물로 만든 비빔밥이 통일의 불씨가 되어 주기를 기원하는 행사가 줄을 이었다. 환희와 감탄. 열광의 축제 뒤안 길에는 고희를 막 넘긴 덜 성숙된 어눌한 은행 잎 하나가 마음 속으로 감동의 오열을 흐 느낀다. 젊은 나이 괴테의 문학작품에 깊이 심취하여 독일을 동경하고 안개 낀 마인강을 산책하며 뢰머광장 수은등 아래에서 헤링거 비어를 마시는 환상에 빠져 마냥 독일 땅을 선망 했던 어눌한 은행 잎은 천신만고 끝에 불혹의 나이에 독일 땅을 밟았다. 급조 된 한식 요리사 자격증 한 장을 달랑 들고 중부 독일 뒤셀도르프에 도착 그의 한 많은 삶은 시작 되었다. 어린 나이 꿈과 이상을 심어 주었던 문학과 음악 그리고 광학공학, 자동차 산업의 메카인 독일을 동경을 해 오던 그가 독 일 땅을 밟은 행운을 천신만고 끝에 얻었으나 그의 삶은 나락으로 떨어져 갔다. 꿈을 이루기보다 살아 가기 위해 하루 하루 눈치껏 내 자리를 확보하기에 숨 가쁜 세월을 보내야 했다. 그토록 동경 해 오던 라인강을 한가로이 산책하고 괴테문학의 산실 프랑크푸르트 괴테생가를 찾아 그의 발자취를 찾아 보는 문학기행은 한낱 희망사항에 불과 했다. 시간 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2013년6월5일, 일 손을 놓고 연금자의 대열에 합류 시간을 메우던 그한테 뜻밖의 행운이 찾아 왔다. 아이러니컬하게도 괴테가 바라 보는 동상이 있는 Rossmarkt 광장에서 한국 음식을 소개하는 부스에 참여를 했다. 문학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생판 다른 업에 생명을 걸었던 은행나무 잎한테 마지막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괴테문학에 심취하여 무작정 독일 땅을 찾았으나 냉담한 현실에 무참히 꿈을 버린 그한테 하늘도 무심치 않았는지 고희를 넘긴 어눌한 그한테 기회가 온 것이다. 괴테가 신비한 시선으로 바라 보는 동상 앞에서 글을 쓰는 문학이 아닌 인간의 오감을 자극하는 음식을 요리하는 요리사로 그 기량을 자랑하는 기회가 주어진 것이다. 간간히 비를 뿌리며 햇빛을 볼 수 없던 궂은 날씨가 개막 당일부터 장장 4일간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가 계속 되었다. 하늘도 감동한 모양이다. 많은 인파가 한식 부스에 몰려 한국의 맛에 감탄했다. 그의 팔에는 힘이 절로 넘쳐 났다. 장장 4일 동안 즉석 잡채를 만들고 조리 판을 휘 돌리는 힘든 작업에도 신바람이 났다. 저 멀리 동녘 땅에서 당신의 문학에 심취하여 바람 따라 굴러 온 은행 나무 잎 하나가 당신이 굽어 보는 앞에서 또 다른 예술 인간의 오감을 만족시키는 맛을 창작하는 과정을 시연하는 것에 그는 만족했다. 그는 자신의 나이도 잊은 채 마냥 지칠 줄 모르고 신명이 나게 조리 판을 돌렸다. ㅡ바람 따라 굴러 온 은행 잎 같은 어눌한 사람은 바로 한국 문학을 사랑하는 전성준. 그였다. <기고자 : 독일에서 전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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