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 지내면서 반가운 것 중 하나는 한국 언론에 영국이 소개 될 때가 아닐까 한다.
얼마 전 시작 된 한국 지상파 예능인 <우리가 간다>라는 프로그램에서는 각국의 이색적인 경기에 도전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담아내었다. 리얼버라이어티와 ‘걸어서 세계속으로’같은 여행 다큐 프로그램과 결합된 이 프로그램에서 첫 번째 소개된 나라는 바로 영국이다.
테트버리, 바로 이 곳이 한국에 소개 되었다.
테트버리는 잉글랜드 남서부 글로스터주에 있는 곳으로 사이렌세스터와 바스 사이에 위치하고 있고 5250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는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은 7세기 후반 앵글로 색슨족에 의해 마을이 형성되었고, 중세 시대에는 양모 산업이 번창함에 따라 직물과 울 산업의 중요한 시장이 되었다.
17세기 양모 산업이 발달했던 이 지역 남성들이 여자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힘자랑하며 양털 포대를 들고 다니던 것이 울색레이스(Woolacks Races)라는 정식 경기로 채택된 것은 1972년. 그 후로 5월 마지막 주 월요일 뱅크 홀리데이 때마다 울색레이스 경기가 열린다.
5명의 방송인이 한국 최초로 이 경기에 참가하여 60파운드의 양털포대를 들고 40도 경사의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을 번갈아가며 개인전 혹은 단체전으로 경기를 치뤘다. 방송이긴 하지만 그들은 최선을 다했고 감동의 드라마를 만들어내었다. 레이스 거리는 220m로 그리 길지 않지만 경사가 가파르기에 포대를 들지 않아도 꽤나 벅찬 코스이다. 이 힘든 코스를 2013년 남자 개인전에서는 한국이 5위를 기록하기도 하였다.
이제는 테트버리에가면 마을의 아름다움을 느낄 뿐 아니라 그들이 만들어낸 감동적인 스토리도 떠 오를 듯 하다.
방송을 보면 경기때는 마을 주민이 거의 다 모였을만큼 수 많은 인파를 볼 수 있지만 평소 이 마을은 고요하고 여유롭다.
이 곳의 첫 인상은 꽃으로 5년 연속 금메달을 받았을 만큼 꽃이 아름다운 마을이다. 영국의 시골 어디나 꽃으로 아름답게 장식해 놓았지만 특히 이 곳은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엿보인다. 공중 화장실, 주차장, 골목 골목 모두 꽃으로 아름답게 장식되어있다. 이 곳에 발을 딛는 순간 작고 화사한 마을이라는걸 한 눈에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정감어린 작은 마을에는 위에 언급된 축제외에도 다양한 축제들이 존재하고 있다. 음식과 음악, 지역 공예 페스티벌 등이 그것인데, 취향따라 시간따라 아름다운 이 마을을 방문해보면 좋을 듯 하다.
특히 이 지역은 Highgrove house인 찰스 왕세자의 별장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이그로브 하우스의 사유지 정원은 예약하면 방문이 가능한데, 가든투어와 Tea투어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테트버리 하이스트릿에는 하이그로브 숍도 있다. 이 곳에는 유기농과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가면 분명 좋아할 만한 아이템들이 한 가득이다.
시골 마을의 또 하나의 즐거움은 바로 작은 티룸들. 이 곳 또한 크고 작은 티룸들이 있다. 날씨가 좋다면 야외 테이블에서 일광욕하며 티를 마시는 것은 아주 큰 즐거움일텐데, 마을 중심부 시계탑이 있는 노란 건물 뒤쪽에는 차량도 통제되어 있고 인적도 비교적 드물어 한적한 야외에서 티를 즐길 수 있다.
이 곳에 위치한 Hortensia등의 티룸에서 맛난 애프터눈 티를 맛보는 시간도 꼭 가져보길 바란다.
워낙 작은 마을이라 여유있게 둘러보아도 반나절이면 충분 할 듯 하니 근처에 있는 다른 도시와도 묶어서 여행하면 더 알찬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교통편◆
근처 도시 중 교통이 비교적 잘 되어 있는 곳이 바스와 켐블이다.
코츠월드 마을 허브역으로 자주 이용하는 사이렌체스터에서의 대중교통은 하루에 한 대로 시간을 맞추기가 다소 어렵다.
바스 버스역이나 켐블 기차역에서 테트버리로 가는 버스를 이용하면 되는데 하루에 5대정도밖에 없으니 시간 조절을 잘 해야 한다.
자차를 이용하는 분은 바스에서 사이렌체스터방면으로 이어지는 A46과 A433국도를 이용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