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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신에세이
2010.06.14 02:40

일광욕을 즐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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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햇볕이 무척 따사로운 날이었다.
이 귀한 햇볕을 어디에 조금 담아두었다가 나중에 필요할 때 꺼내어 쓸 수 있으면 좋으련만.
이런 날은 만사 제쳐놓고 햇볕을 즐기는 게 심신의 건강에도 이로울 것 같다.
영국에 좀 살다보니 이제는 햇볕이 있을 때 맘껏 누리는 게 좋다는 이치를 터득한 셈이다.
햇볕이 좋으면 나는 제일 먼저 빨래를 해서 베란다에 빨래 건조대를 세워놓고 빨래를 말린다.
햇볕과 바람이 좋은 날 빨래를 말리면 다 마른 옷들이 바삭바삭 촉감도 좋다.  
마음이야 만사를 제쳐놓지 실제 생활에서 만사 다 제껴놓고 한가로이 일광욕이나 즐기러 나갈 수 있는 엄마들이 사실 얼마나 있겠나 싶다.
그래도 오늘처럼 귀한 햇볕을 놓치면 정말 아쉬울 것같았다.  
집근처에 있는 수영장이야 다른 날도 갈 수 있지만 햇볕은 사라지면 붙잡아 둘 수 없지 않은가?  
그렇다고 햇볕에 너무 타면 또 곤란하니까 긴팔 청자켓을 걸치고 집에서 조금 떨어진 미술관과 박물관 뒤쪽의 공원으로 갔다.  
아이는 스케이트 보드를 가지고 갔는데 학교에서 이미 가 본 적이 있어서 그런지 발걸음도 가볍게 길을 잘 찾아들었다.  
공원의 너른 잔디밭과 아이들 놀이터가 있는 곳에 이르니 우리처럼 햇볕을 즐기려고 야외로 나온 인파들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이렇게 햇볕 좋은 날이 드문 이곳에서 얼마나 햇볕에 굶주렸으면…
젊은 청년들은 웃통을 훌러덩 벗고 롤러 스케이트나 스케이트 보드를 타면서 갈고 닦은 눈요기에 좋은 묘기를 선 보이고 있었다.  
운동을 많이 해서인지 하나같이  군더더기 지방이 거의 없는 균형잡힌 보기좋은 날씬한-청년들에게 날씬하다고 해도 되나?-몸을 유지하고 있었다.
조무래기 소년들은 별 멋진 근육도 없으면서 웃통을 벗어 제끼고 자전거를 타고 있었다.
오래전 런던에 살 때 집 뒷길로 들어서면 바로 옆에 테임즈 강을 끼고 있는 큰 공원이 있었는데 이 공원을 가로질러 가면 시장 가는 지름길이 있었다.  
때때로 주인들이 풀어놓은 개들때문에 겁에 질리고 무서웠는데 어쩌다 아주 햇볕 좋은 날에는 여기저기 비키니 차림의 여자들이 너무 많아서 도대체 어디다 눈길을 두고 걸어가야 되는지 참 난감했었다.
약간 쌀쌀함에도 불구하고 햇볕만 나오면 가려야 할 아주 최소한의 부분만 가리고 훌러덩 거의 다 벗고 공원의 잔디밭에 드러눕는 영국의 여성들을 이해하자니 내 문화적인 소양이 도저히 잘 안따라가던 시절이었다.
햇빛이 풍부한 자연조건을 갖춘 나라에 그러나 보수적인 시대에 내가 태어나고 자랐으니 하루 아침에 오래 굳어진 성정을 고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아무리 햇볕이 좋아도 집에서 거실 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이나 받지 밖에 나가서 저러고 있을 수는 없지, 했었던 내가 이제는 돗자리 싸들고 햇볕을 따라 나올 지경에 이르렀다.
남들처럼 훌러덩 다 벗을 수는 없고 나는 그냥 양말만 벗어서 두 발에 햇볕을 충분히 쪼여주기로 했다.  
그러고보니 손과 발은 일광욕을 제대로 즐긴 셈이다.
반팔에 반바지 차림으로 간 아이가 스케이트 보드를 여러번 타더니 얼굴이 벌개져서 자기도 웃통을 벗어 제끼겠다고 해서 말리느라 혼났다.
그냥 맨몸에 쏟아지는 햇볕을 그대로 받기에는 햇볕이 너무 강했다.
입고있는 옷을 뚫고 들어오는 듯한 햇볕이 너무 세서 마침내 돗자리를 그늘이 조금 있는 곳으로 옮기지않을 수가 없었다.
나뭇가지 사이로 내리쪼이는 햇볕도 여전히 따뜻하고 바람은 소리도 없이 살살 살갗을 어루만지고 사방은 초록빛 평화가 머물고, 지상천국이 따로 없었다.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이 귀한 햇볕. 하기는 사람들이 따사로운 햇볕과 근사한 자연을 즐기려고 그 비싼 돈을 들여서 휴가를 떠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러다가 최근에는 예상 못한 화산재에 갇혀 공항 근처에서 꼼짝달싹 못하는 사태도 생겨났지만 말이다.
오랫만에 이런 귀한 햇볕을 즐길 수 있어 참으로 감사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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