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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필립의 ‘사람과 미래’ 제 2편 ( People and Future ) 

불가리아 의료봉사를 떠나는 오종복 대장과의 인터뷰


오1.jpg


에피소드 하나- 2012년 올림픽 당시 윔블리 구장에서 한국 축구가 있었다. 큰 딸이 사준 A 석 표를 선뜻 타인에게 주고 자신은 사물놀이를 챙겨 뉴몰든 한인촌 응원장으로 향한다. (질문-60파운드나 주고 사준 표를 다른 사람에게 주면 따님이 섭하지 않겠나? 오-나도 윔블리 구장 구경을 가고 싶다. 그렇지만 한인들이 모이는 뉴몰든에서의 응원은 누가 할 것인가. 10년 넘게 응원해왔던 이곳 한인들의 터전이 더 중요한 까닭이다.)
에피소드 둘- 10년 넘게 영국 한인사회의 응원단을 이끌고 있는 응원대장인 오종복씨는 한국의 어떤 무형문화재도 따를 수 없는 재주를 가지고 있다. 딱히 응원단도 구성돼 있지 않으며 응원 대장으로 불리워지는 것도 그 신기에 가까운 재주 때문이다. 어떤 장소에서든 즉석에서 5분 안에 사물놀이 구성을 마친다. 한국인이든 외국인이든 사물놀이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에게 사물놀이 옷을 입히고 즉석에서 초특급 강의가 실시된다. 지난 런던 올림픽 때도 이와 같은 즉석 사물놀이단이 10여 차례나 구성됐다.

오종복씨가 모레 새벽(2013년 8월 15일 출발) 불가리아로 떠난다. 단기봉사가 아닌, 예정도 없는 장기 의료봉사를 떠나는 오 대장과의 이야기를 정리한다. 누구보다 가족들의 반대가 심했을 줄 안다. 불가리아로 떠나는 결심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오종복- 지난 5월 단기 봉사를 다녀왔다. 7년 째 의료봉사를 해오고 있는 영국 한인들과 함께 처음 참가한 의료봉사에서 큰 감동을 받았다. 며칠 밤을 세우다시피 하며 불가리아 집시들에게 틀리를 해주다가 내가 필요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국에 돌아와서 몇 달동안 새벽기도를 통해 나의 결심이 사람의 뜻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가족들의 반대야 당연히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여러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 또한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곁에서 지켜본 사람으로 오 대장의 결정이 감상적 차원인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다. 영국 한인사회에서 오 대장은 공인과 마찬가지인데 아직도 오 대장의 결행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들도 있는 듯 하다.
오종복- 세계를 무대로 선교 연주를 다니는 큰 아이(지혜)와 이제 성년이 된 두 아들(치훈, 나단)이 사회의 일원으로 정직하게 자라준 것만으로 내 삶은 충분한 감사의 인생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50대 중순에 접어드는 나이라면 누가 어떻게 보든 그것에 무관할 나이도 되지 않았나. 지금까지 내가 배운 기술이 나와 가족들을 위해 사용되었다면 이제부터는 타인을 위해 사용될 때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지금 조금이나마 힘이 있을 때 나서야 적어도 10년은 봉사하지 않겠는가. 더 나이먹고 힘 없을 때 봉사하겠다는 결심이 강해질 수는 있겠으나 그 때는 늦겠다라는 생각이 들어 부랴 부랴 짐을 꾸린 것이다.

막상 떠날 날짜가 다가오니 떠나 보내는 사람으로 뭘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다. 지금 심정은 어떤가
오종복- 만남이 있으면 이별 또한 당연한 것 아닌가. 극심한 반대를 했던 아내가 이제 충실한 지원자가 되어준 것에 감사한다. 교회 식구들과 여러모로 신경을 써준 한인분들께 충심으로 감사드린다. 아이들이 아직 혼례를 올리지 않았기에 혼례가 있게되면 영국 땅을 밟을 것이다. 불가리아 집시들을 위해 기도 부탁드린다.
10년 혹은 20년 후가 될지 모르겠으나 오종복 대장이 풍겨주었던 사람의 향기가 그리워질 때가 있을 것이다. 정 그립다면 불가리아로 휴가를 핑게삼아 떠나봄도 가능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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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치몬드 공원 언덕에서 14년의 영국 생활 상념에 잠긴 오종복 치기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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