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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8.21 17:26
촛볼을 넘어 국정원 개혁으로 가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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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볼을 넘어 국정원 개혁으로 가야한다. 국정조사는 국회에서 재적의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을 때 국정의 특정사안에 관하여 조사를 시행하는 제도이다. 본회의 의결을 거치면 국정조사권이 발동된다. 그러면 국회의장은 각 교섭단체 대표들과 협의하여 교섭단체 비율에 따라 국정조사위원회를 구성한다. 조사위의 활동결과는 국정조사보고서 형태로 작성돼 본회의에 제출되고 국회는 본회의 의결로 국정조사의 결과를 처리한다. 조사결과 정부 또는 해당기관의 시정(관계자의 문책 등을 포함)을 필요로 하는 사항이 있을 때에는 국회는 그 시정을 요구하고, 정부 또는 해당기관에서 처리함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사항은 정부 또는 해당기관에 이송한다. 국정조사는 사법권의 독립을 침해해서는 안 되며 국정의 특별한 분야에 한하여 개별적으로 해당 상임위원회나 특별조사만이 가능하고, 국정 전반에 관한 일반 조사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국정원 댓글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가 19일 2차 청문회를 마쳤다. 지난 16일 1차 청문회와 마찬가지로 19일 청문회도 진실규명과는 거리가 멀었다. 더구나 여야는 현직 국정원 직원들의 '가림막 증언', 지역감정 조장 발언, '막말·고성 논란'을 둘러싸고 날선 신경전을 벌이다 퇴장과 정회를 거듭했다. 지난달 2일 시작된 국조는 49일간의 여정을 뒤로하고 사실상 문을 닫게 됐다. 공식적인 국조 기간은 23일까지이지만 민주당이 줄곧 요구해 온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 증인채택 불발로 21일 3차 청문회는 사실상 물 건너간 상태다. 국정조사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청문회에서조차 '맹탕청문회였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안타깝다. 실제로 1차 청문회에서는 핵심증인인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이 출석했지만 증언거부와 부실한 답변으로 빛이 바랬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원 전 원장과 김 전 청장을 감싸기에만 급급했다. 2차 청문회에서도 야당의 공세에 차단막을 치면서 핵심 증인들을 '두둔' 내지 '엄호'하는 모습이었다. 이번 국조를 강력히 주장했던 민주당도 검찰의 공소장 수준의 문제 제기를 넘어서지 못하고 정치공세에 주력하기만 했다. 증인이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등 '모르쇠'로 일관해도 새 증거를 내놓지 못했다. 권은희 당시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의 '외압 의혹' 진술을 얻어낸 것이 성과일 수도 있으나 그것이 국조의 핵심은 아니다. 이번 국조도 과거의 다른 국정조사와 마찬가지로 속 빈 강정으로 마무리될 공산이 커졌다. 현재로선 여야 간 현격한 입장 차로 결과보고서 채택도 무산될 개연성이 크다. 국조를 통해 권력기관의 선거 개입 의혹 실상들이 밝혀질까 기대했던 국민들에게 실망감만 안겨 줬다. 국정조사 무용론이 대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러다간 국정원 개혁 방안 논의도 물 건너가는 것 아닌지 걱정스럽다. 그렇지 않아도 지난 16일 열렸던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과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을 상대로 한 국회 국정조사 증인청문회가 불에 기름을 끼얹는 꼴로 되면서 촛불 민심이 전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17일 서울을 비롯하여 부산, 대구, 제주와 경남의 각 지역에서 국정원의 불법적인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촛불집회가 열렸다. 게다가 경남은 23일과 24일에 각 지역에서 촛불집회가 이미 예고되어 있고, '동네 촛불'이라는 새로운 형태도 나타난다. 국정원의 대선개입이란 인터넷 게시판에 치기 어린 댓글 달기 수준이 결코 아니라, 조직적이며 계획적인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게다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불법적인 범죄행위의 유무에 대해 국회가 국정조사를 통해 밝히겠다고 해 놓고선 증인선서 거부라는 오만한 방식으로 뭉개어 버렸기에 더욱 큰 국민적 분노를 사고 있다. 국회 스스로 권위를 방기하면서 국회 정상화를 하자는 새누리당의 주장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못하고 있다. 권력을 가졌다고 해서 국민을 무시하는 행위는 결코 정당화될 수가 없다. 하지만 이른바 '원·판 청문회'는 국민 정서와는 무관하게 법 논리의 문제로 치우치면서 국민적 저항만 키우고 있다.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확산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분명히 있다는 점이다. 각종 시국선언과 촛불집회는 박근혜 정부의 정통성을 훼손하려는 의도만 담겨 있는 게 아니라, 권력의 불법적인 사용인 선거개입 행위에 대한 처벌과 재발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의 의미도 담겨 있다. 바로 이런 개혁 조처를 하려면 지금의 국정조사 방식은 한계가 있어 보인다. 다시 말해 자신이 가지고 있는 권한마저도 스스로 내팽개친 국회가 아니라 특검도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정치권 일부에서 이미 나오고 있다.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각종 시국선언과 촛불집회를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라는 태도로 그냥 방치하기보다는, 정치권이 나서서 해법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이를 위해선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하다. 여야 영수회담이든 3자 회담이든 간에 문제 해결을 위해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할 때라고 보인다. 어두운 과거와 청산하려면 권력의 정점에 놓인 최고 지도자의 결심과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야 미래와 통합이라는 말로 국민을 설득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관련 기사 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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