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며칠 앞두고 분주하던 때,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갓 태어난 영아를 흉기로 살해한 뒤 아파트 15층에서 밖으로 던진 사건이 알려지며,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이 학생은 경찰에서 “부모님에게 임신사실을 감추고 출산하던 중 아이가 시끄럽게 울자 들킬 것이 염려돼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아이의 아빠는 스마트폰 채팅에서 만난 고등학생이었고, 여학생의 부모와 학교에서도 살이 찐 것으로 알았을 뿐 임신인 줄은 아무도 몰랐다고 전했다.
태어남과 동시에 버려지거나 세상을 뜨는 불쌍한 아기, 원하지 않던 아기의 엄마 혹은 살인자가 되고 마는 여학생, 출산 때까지도 딸의 임신을 모르고 있었던 부모 등 안타까운 일이 한 둘이 아닌 것이 10대의 임신과 영아 유기이다. 문제는 영아 유기가 급증하고 있고, 영아 살해도 함께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경찰청에 따르면 2009년 52건이던 영아유기사건은 2010년 62건, 2011년 127건, 2012년 139건으로 크게 늘었으며, 올해는 7월에 이미 작년 한 해 유기 건수를 넘어선 152건을 기록했다. 1.4 일에 1명꼴로 갓 태어난 아기가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영아살해 사건도 2011년 12건, 2012년에는 16건으로 증가하고 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피임생리연구회 박수정 위원(산부인과 전문의)은 “성경험이 있는 청소년들의 첫 성경험 연령이 평균 15.1세로 내려왔지만, 성관계 시 피임 실천율은 남녀 모두 절반에 미치지 못하고, 그나마 실패율이 너무 높아 피임법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체외 사정이나 배란일 계산법 등을 이용하면서도 스스로 ‘피임 중’이라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며 “10대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에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박수정 위원은 10대 임신과 부작용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 첫째, 성행위 후에는 생명이 잉태될 수 있으므로 상호존중과 책임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바른 성 가치관을 부모와 학교가 대화를 통해 알려주는 것이 필요하며, 둘째, 정확한 피임방법을 알려주는 실질적인 성교육을 해야 하고, 셋째로 청소년이 콘돔과 피임약을 구입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을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주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수정 위원은 “한국에서는 잘못 사용하면 피임실패율이 15%까지 이를 수 있는 콘돔 사용이 많아 피임이 남성의존적인 편인데 반해, 여성들의 피임약 복용률은 2.5%에 불과해 독일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 피임약 복용률 40%대의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청소년 때부터 남자는 콘돔, 여자는 피임약으로 적극적인 이중피임을 실천하도록 교육을 강화해 미성년 임신 관련 문제들도 점차 개선해야한다는 것이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서는 여성의 건강 증진을 위해 피임 및 생리 관련 질환에 대해 정확한 의학정보를 제공하는 홍보활동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피임 방법이나 생리 관련 정보를 얻고 싶다면, ‘와이즈우먼의 피임생리이야기’ 웹사이트를 통해 자신의 의학지식도 점검하고 생리관련 증상에 대해 전문의의 무료상담도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