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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07 23:39
김인수의 영국 시사 이야기 (2)
조회 수 2327 추천 수 0 댓글 0
영국 시사 이야기 (2)
영국, 유럽연합(EU) 탈퇴의 득과 실
2007년 불가리아와 루마니아가 유럽연합에 가입하였다. 2004년 4월 29일 Directive에 의하면 유럽연합의 시민은 유럽연합 회원국 안에서의 주거와 이전의 완전한 자유를 입법화 하라고 지령이 내려졌다. 이 지령은 예외 없이 각 유럽연합 회원국의 의회에서 법률로 제정되어 실행되어야 했다.
영국도 2004년 4월 29일 Directive에 의하여 유럽연합 회원국 시민의 주거와 이전의 완전한 자유를 입법화 하여야만 했다.그 결과 2014년 1월 1일 이전에는 예외조항을 두어 특정조건을 만족시키는 불가리아 사람들과 루마니아 사람들을 받아들이기로 하고, 2014년 1월1일부터는 아무런 조건 없이 이들을 받아들이기로 하였다.
지난 수년 동안 영국으로 이주해온 폴란드 사람들의 수가 당시 집권당인 노동당의 예상치를 몇 배 뛰어넘는 숫자에 이르자 영국인들이 긴장을 했다. 폴란드 의사들이 늦은 밤과 주말에 GP에서 진료를 하고, 병원에서는 폴란드 간호사들이 밤을 세워 환자들을 간호하고, 공사장에는 폴란드 젊은이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고, 세차장에서는 수십 명의 폴란드 사람들이 순식간에 차를 반짝반짝 하게 세차를 했다. 영국인들이 하기 싫어하는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폴란드 출신의 고급인력들이 최저임금으로 싹쓸이를 한다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던 것이다.
얼핏 보면, 이들이 몰려드는 도시에는 집이 모자랐고, 자녀들이 다닐 학교가 부족했고, 이들과 이들의 가족이 GP 와 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다녀 예약을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더 길어졌다. 또한 이들이 직장을 잃으면 정부가 주는 각종 수당(Benefit)들을 신청했다.
이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믿은 일부 영국인들은 폴란드 사람들이 자신들의 삶을 위협한다고 하고, 이들이 집세를 올려놓았다고 하고, 이들이 NHS의 비용을 증가시켰다고 하며, 이들이 자신들의 몫인 정부보조 수당들을 축낸다고 소리 높이기 시작했다. 이들이 영국 경제를 망치고 있다고, 다 쫓아내야 한다고. 아니 아예 유럽연합에서 탈퇴를 해버리자는 이야기가 일부 정당소속 정치인들 입에서 나오고 있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는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사람들이 주거와 이전의 완전한 자유를 2014년 1월 1일부터 얻게 된 것이다.일부 영국인들은 폴란드인들 수십만 명이 영국으로 몰려왔던 지난 역사가 불가리아 루마니아 사람들에 의하여 재현될 것이라고 겁을 먹고 있다.
2013년 12월 23일자 BBC 뉴스에는 불가리아 루마니아 사람들에 대한 우려 섞인 기사들이 게재되었다. 이들 불가리아 루마니아 사람들이 영국으로 몰려오면 주거지와 학교 그리고 치안에 보다 많은 재정을 투입하여야 한다는 IPPR(the Institute of Public Policy Research)의 보고서를 대하며 “내가 낸 세금이 불가리아 루마니아 사람들을 위하여 사용되겠구나” 라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
유럽연합 회원국의 시민이 영국에 와서 3개월 동안 직장생활 또는 사업을 한 다음 어려움이 생기면 각종 정부보조 수당들을 신청할 수 있다. 수입이 부족하여 집세를 내는데 어려우면 주거수당을 신청할 수 있고, 장애가 발생하면 장애수당을, 실업을 하게 되면 실업수당을 신청할 수 있다.
또한 12월 30일자 뉴스에는, 영국정부는 NHS 병원 치료에 대하여, 선별적이지만, 비용을 물리려 한다고 발표를 했다. 수 십만 명의 불가리아 루마니아 사람들이 몰려오면 NHS 는 이들의 치료비로 천문학적인 비용을 추가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겁을 먹고 있는 것이다. 현재 한 사람당 일년에 약 700파운드 가량의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러저러한 이유를 들어 영국독립당(UKIP, UK Independent Party)은 유럽연합에서 탈퇴를 하자고 주장한다. 그리고 영국독립당에 많은 지지자를 빼앗기고 있는 보수당(Conservative Party)의 일부 정치인들 역시 이를 의식하여 유럽연합에서의 탈퇴를 고려해보자고 한다. 그러나 자유민주당(Liberal Democratic Party)과 노동당(Labour Party)은 유럽연합에서의 탈퇴는 영국경제에 더 큰 손해를 미친다며 영국이 유럽연합의 일원으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폴란드 사람들 수십만 명이 영국으로 이주해 온 것이 과연 영국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통계에 의하면 폴란드 사람들이 직장을 갖고, 또 사업을 하며 영국에 지불한 세금이 이들이 받은 각종 정부보조 수당들 보다 많았다.
폴란드 사람들이 이주함으로써 주택의 수요가 증가하여 버려졌던 많은 노후건물들과 불필요한 건물들이 재건축되면서 폴란드 사람들의 밀집 거주지역에서부터 건설산업의 붐이 일어났다. 영국 정부는 주거 건물의 건축 붐을 통하여 경제 회복의 기회를 마련하였다.
영국인 의사가 모자라서 NHS가 어려움을 겪다가 잘 교육받고 준비 된 폴란드 의사들이 영국으로 대거 몰려오면서 의사 부족문제를 해결했다. 오히려 고급인력이 빠져나간 폴란드가 더 큰 어려움을 겪었다.
또한 이주해온 폴란드인 가정의 학생들로 인해 부족한 학교를 증설하고 많은 교사를 채용하면서 일자리가 늘어난 긍정적인 측면은 홍보되지 않았던 것이다.
무엇보다도 유럽연합 회원국 시민들의 자유로운 이전과 주거 정책에 힘입어 영국시민 300만 명이 유럽연합의 각 회원국에서 일을 하고 있다. 폴란드에서 영국으로 일하러 온 50만 명과, 영국 정부 추산으로는 매년 5만 명 수준의 불가리아 루마니아 사람들을 쫓아내려다가 300만 명의 영국인들이 유럽에서 영국으로 되돌아 와야 하는 불상사가 생긴다면 이 또한 재앙이 아닐까?
또한 불가리아 루마니아 사람들이 자유롭게 영국으로 돈벌이를 위하여 몰려 오듯 영국 사람들이 불가리아 루마니아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를 위하여 물밀 듯 출국할 것이다. 영국으로 몰려드는 사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영국에서 유럽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찾아, 전문가로서의 직장을 찾아 떠난다. 영국의 고급인력이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로 출국할 것이며,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의 많은 고급인력들은 영국에 와서 최소 월급을 받으며 영국인들이 싫어하는 힘든 일들을 할 것이다. 영국은 질 좋은 노동력을 값 싸게 얻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들로 보아 동유럽 고급인력의 영국유입은 영국경제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영국이 이들을 두려워해서 내 놓는 대부분의 정책들은 결국 영국 경제를 더 힘들게 만들 수 있다. 2013년 12월 30일자 발표처럼 NHS의 병원 치료에 대하여, 선별적이지만, 비용을 물린다면 불가리아 루마니아에서 영국으로 오는 사람들을 줄이는 효과보다는 비-유럽연합에서 교육, 문화, 사업 그리고 관광 목적으로 영국을 방문하는 사람들의 수를 줄이게 될 것이다.
비록 비용을 물리겠다고 발표를 했지만 유럽연합의 조약과 지령, 규정 그리고 법률 등에 의하여 유럽연합 회원국의 시민들에게 비용을 물릴 수는 없다. 유럽연합의 조약에 의하면 유럽연합 회원국 시민들에게는, 그리고 영국과 상호조약관계를 맺은 28개국 국민들에게는 무료로 치료를 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영국 체류허가가 없는 난민, 비-유럽연합 국가의 국민, 해외 영구거주 영국인 그리고 관광객을 포함한 방문자들은 치료비를 내야 한다. 이처럼 불가리아 루마니아 사람들이 영국으로 몰려온다며 내놓는 대책은 비-유럽연합 국가 출신들에게 선별적으로 NHS 병원 치료에 대한 비용을 물리는 효과만을 가져온다.
결국 이러한 대책은 영국 정치인들이 표를 의식하여 국민들에게 정직하지 못한 대안을 제공하는 것이며, 결과는 영국의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국이 유럽연합에 머물면 가정당 연간 3,000 파운드의 이익이 있다는, 2013년 12월 31일 BBC 뉴스의, 닉 클레그(Nick Clegg) 자유민주당(Liberal Democratic Party) 당수의 Pro-EU 메시지는 우리뿐 아니라 영국인들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 준다고 할 것이다.
김인수 (영국이름 Andrew King) Andrew Law Consultancy Ltd. law999uk@gmail.com 07915-86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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