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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0 20:32
김인수의 영국 생활 속 법률 이야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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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의 영국 사는 이야기 (4) 못난 입, 그 멸족의 지름길 한 여자가 있었다. 어려서는 훌륭한 부모님 밑에서 자라 대학을 졸업하고 결혼하였다. 행복한 생활을 하다가 수년 전 남편과 사별하였다. 자녀들도 잘 자라주고 있고, 그녀는 직장생활도 잘 하고 있었다. 이웃 못난 놈들이 집적거렸지만 남편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무지하고 못난 놈들이라 무시하고 열심히 자녀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런데 이 못난 놈들 가운데 한 놈이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렸다. 못 먹는 감 찔러나 보자는 심산으로. “김모 여인이 야밤에 박모씨 최모씨 이모씨라는 남자들과 몰래 정을 나눈다더라.” 이러한 소문은 퍼지고 퍼지면서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신이 난 사람들은 지 멋대로 호텔이름을 갖다 붙이고, 명품가게에서 가방을 선물로 받는 것을 봤다는 둥 근사한 이야기로 각색했다. 학교 친구들에게서 엄마의 이러한 이야기를 들은 자녀들은 학교를 그만 다니겠다며 울었다. 직장 상사들도 “여자가 어떻게 처신을 했으면 저런 소문이 나냐”며 은근히 사표를 요구했다. 어찌하면 좋을까? 소문을 전해 준 사람에게 편지를 쓰게 했다. 누구로부터 그러한 소문을 들었는지. 소문을 전해준 사람이 친구라서 알려줄 수 없다는 사람이 있었다. 그런 사람은 곧바로 소송 대상에 포함시켰다. 누구에게서 들었다는 답장을 보내온 사람들과 그 말을 전한 사람들을 차례로 확인하여 소송 대상을 선정했다. 어느 한 사람이 첫 소문을 만들었고, 말을 전달했던 사람들이 그 소문을 부풀렸다. 처음 말을 만든 사람과, 전달 했던 사람들 모두가 소송의 대상이 되었다. 소송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소송의 대상에 오른 사람들은 “소문을 전달했다”는 사실 만으로도 명예훼손을 저지른 것이다. 이제 그들은 집을 팔아 배상금과 소송비용을 마련해야 한다. 더욱이 이번 경우는 한 가정을 파괴했다. 피해를 당한 그 여자는 회사를 다니기도 힘들어졌다. 자녀들이 겪은 피해는 이루 말 할 수 없다. 소문을 만든 사람과 전달한 사람들은 이러한 손해들을 모두 배상해야 했다. 그 금액도 만만치 않았다. 더욱이 천문학적인 소송비용을 어찌 감당할 수 있을까? 결국 소문을 전달 한 몇 사람은 파산 했으며, 처음 소문을 만든 사람과 몇몇 전달한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 천문학적인 배상금과 소송비용을 배상했다. 지금 그 사람은 돈을 내지 않은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대표로 물어 준 배상금과 소송비용을 나눠달라며 그들끼리 소송을 하고 있다. 그것이 인뎀니티(Indemnity) 소송이다. [투서사건] 수년 전 웨일즈에서 한 사람이 가게를 하는 다른 사람을 음해하는 투서를 돌렸다. 장사를 망하게 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 투서로 조그마한 가게를 하던 사람은 고통을 겪었다. 결국에는 그 투서 때문에 하던 가게를 문 닫게 되었다며 명예훼손 소송으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법원은 모두 합쳐 약 40만 파운드의 배상금과 소송비용을 명령했다. 결국 음해 투서를 돌렸던 사람은 파산을 했고, 파산관재인 법원명령대로 이 투서한 사람의 집과 차 그리고 모든 재산을 팔아 가게를 운영했던 사람에게 지불했다. 지금 그 투서했던 사람은 카운슬에서 집세보조를 받으며 근근이 살고 있다. 조심해야 할 것은, 소문을 처음 만드는 사람도 문제지만 그 소문을 전달하는 사람도 명예훼손 소송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다. 남이 전해주는 말 듣고 괜히 그 말을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도 소송의 대상이 된다. 나는 그저 듣고 안타까워 전달했다고 하지 마라. 그 마음속에 있는 악마를 영국법원은 처벌한다. 평생을 벌어 겨우 모게지 갚아가는 집을 날려보고, 노후를 위해 모아두었던 돈을 날려보라. 한인사회에서도 함부로 입을 놀리다가 천문학적인 배상금과 소송비용을 마련하느라 고생하는 사람이 한 둘인가? 명예훼손 소송 배상금을 못 물어 파산한 사람도 있다. [명예훼손소송 준비] 먼저 소문이 나면 메모를 하라. 녹음을 하면 더욱 좋다.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그리고 그 사람에게 편지를 보내라. 이런 저런 이야기를 언제 어디서 누구와 함께 당신에게서 직접 들었다. 그 소문을 언제 어디서 누가 당신에게 전달해 주었는지 7일 안에 답변하라고 요구하라. 답변이 없으면 그 사람을 상대로 명예훼손소송을 하면 된다. 답장이 오면 그 답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쓰라. 그리고 그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 누구로부터 그러한 소문을 들었는지 또 확인하라. 이렇게 차례대로 확인을 하면서 그 소문을 처음 퍼뜨린 사람까지 조사하게 된다. 대게 처음 그 소문을 퍼뜨린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친구가 해준 말인데 그 친구를 위해서 누군지 이름을 말할 수 없다. 내가 손해를 당해도 나는 그 친구를 지켜야 한다.“ 대게 이런 말은 거짓말이다.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처음 소문을 만들어 낸 사람이다. 설마 나랑 친한 저 친구가 그런 소문을 만들었을까 가정도 하지 마라. 음해하는 사람은 항상 가까이에 있다. 물론 편지를 보낼 때는 그 편지의 복사본을 보관하고, 편지를 보냈다는 Posting Certificate를 우체국에서 받아두라. 한글로 편지를 보내도 된다. 소송에서는 번역해서 사용하면 된다. 그런 다음 소송을 시작하면 된다. 소송은 그 소문을 만든 날로부터 1년 안에 하자. Limitation Period라는 것이 있는데 명예훼손 소송은 1년이다. 억울한 마음 소송으로 풀고, 내가 입은 피해는 소문 낸 사람들의 주머니에서 인정사정 볼 것 없이 받아내서 보상받자. 소송은 꼭 수임료 비싼, No Win No Fee 해주는, 변호사 찾아서 하자. 그래야 소문 낸 사람들이 겪을 경제적인 고통이 더 심할 것이다. 남의 인격과 삶을 파괴하려고 스스럼 없이 소문을 만들어 낸 그 가증스런 입술에 숯불을 끼얹어주자. [남의 흉 보는 이야기는 이제 그만] 영국인들은 참 수다스럽다. 만나면 별의 별 주제로 이야기를 한다. 그 이야기에 빨려 들다 보면 나도 못하는 영어로 수다쟁이가 된다. 그래서 영국인들을 만나면 심심치 않다. 그러나 그 수다스런 영국인들이 남의 흉은 보지 않는다. 왜 남의 흉을 보지 않는가 물어보았다. 대답은 “돈이 없어서.” 남을 음해하고서 물어주어야 할 천문학적인 돈이 있으면 차라리 가족과 함께 여행 다니는데 쓰겠다고 했다. 판례를 뒤져보면, 저 많은 명예훼손소송들이 오늘 날 영국의 펍에서의 남을 음해하는 이야기를 사라지게 했구나 느껴진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술 기운에 남 흉봤다가 패가 망신을 했는지 판례가 보여주고 있다. 영국에서 살고 있는 우리, 이제 우리도 넘치는 돈 있으면 가족과 함께 여행이나 가자. 남이 하는 이야기는 듣지도 말고, 들었으면 전하지도 말자. 그게 지혜롭게 사는 길이다. 역사에서 세치 혀로 멸족을 당한 사람이 어디 한 둘인가? 김인수 (영국이름 Andrew King) Andrew Law Consultancy Ltd. law999uk@gmail.com 07915-863-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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