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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수의 시사이야기 (11)

여러분! 자존심도 없나요?

  

최근 한국 소식에는 자살관련 소식이 많다. 나는 몇개월 전 영국 재무상이 발표했던, 베네핏 상한을 가구당 주 500 파운드로 제한하고, 추후 가구당 주 400파운드로 제한 하겠다는 발표에 대하여 우려를 표한 적이 있다. 주 400파운드로는 도저히 생활에 어려움을 벗어 날 방법이 없으며, 결국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범죄의 유혹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만일 범죄의 유혹을 받은 사람들이 범죄행위를 실행하면 국가와 사회가 잃게 될 것이  더 많다는 것을 수치로 보여주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목축을 주로했던 유럽인들은 어려움이 생기면 그 원인을 스스로에게서 찾으려고 하지않는다.  이들은 그 원인을 외부적 요인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세금으로 수탈하는 왕에게도 대들어 보기도하고, 기계가 내 일자리를 가져갔다고 기계파괴 운동도 했다. 또한 이웃이 많이 가졌다고 생각하면 빼앗기도 했다. 이들은 자신들이 필요하다고 하면 다른 나라에서 무력과 외교를 동반해서 빼앗아 오기도 했다.  그런 특성을 가졌기 때문에 생활에 위협을 받을 만큼 베네핏을 줄이면 범죄로 이어질 것이라고 걱정을 했던 것이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어떤가? 농사를 짓던 민족이다.  오랜 세월의 경험으로 바람의 냄새만 맡아도 내일 날씨를 예측할 수 있는 노인들의 경험적 지혜가 필요했던 민족이다.  단 몇일 차로 볍씨를 뿌려도 그 수확은 엄청나게 달라졌던, 농사가 삶의 중심이었던 민족이다. 그래서 나이 든 노인들의 권위가 앞서는 그런 사회를 만들었다. 노인은 항상 존경의 대상이었고, 효가 근본이 되었다.

 

그런 우리에게 문제가 생기면 남을 탓하는 것이 금기시 되었다. 내가 잘못한 것이다. 내가 노인들을 잘 모시지 못해서 하늘이 노한 것이다. 하늘이 이웃에게 상을 주고 나에게 벌을 준 이유가 나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억울하면 그 억울함을 내 목숨을 끊어 증명해 보이려고 했다. 나를 억울하게 만든 사람들의 목을 잘라 억울함을 증명해 보이려는 유럽인들과는 사뭇 다르다. 그래서 병이 들어도 화학 물질을 강에 배출했던 기업을 탓하기 보다는 병든 나를 자책한다. 죽어라 일하다가 직장이 문을 닫으면 몇 달치 월급을 못받았는데도, 그래서 가족들은  끼니를 잇지 못해도, 가족걱정보다는 문 닫는 회사 걱정을 먼저 한다. 그게 우리 민족이다.

 

그런 우리에게 어려움이 생겼다. 여러 이유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생겼다. 당연히 그 사람들이 겪는 그 어려움이 획일적이고 동일한 것이 아니다. 사회가 다양해졌듯이 어려움을 겪는 이유도 다양해졌다. 우리가 우울증이라는 것을 이해한 것도 얼마되지 않는다. 육신이 멀쩡한 사람이 자살을 했다. 처음에는 미쳤다고, 저 멀쩡한 육신으로 무슨 일이든 못할까. 그런데 자살이라니. 그 자살 할 용기로 인생을 살아보지 그랬냐고 욕을 했다. 그런데 그 육신이 멀쩡한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것이 그 사람의 의지로도 어쩔 수 없는 우울증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육신이 멀쩡한 사람이 죽음으로 몰리면서 얼마나 애달프게 힘들었을까를 우리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생활이 어려워 자살을 한다.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니 어쩔 수 없는 가난이 있었다. 저들이 잠시 쉬면서 준비할 수 있도록, 숨쉴 여유를 마련해 주었다면 자살로 삶을 마감하지만 않았을 것인데. 단 몇개월, 단 몇 년, 저들이 몸의 아픔이 완쾌될 때 까지, 정신의 아픔이 치유될 때까지, 새로운 직장을 찾을 때까지, 새 직장을 위한  준비할 때까지, 저들이 의식주 걱정없이 잠시  쉬어갈 수 있다면 어땠을까? 나이가 들고 갈곳이 없는 노인들을 국가가 책임졌으면 저 수 많은 노인들이 자살로 몰렸을까?

 

내 생각에는, 대한민국이라는 국가는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 적어도 내 눈에 보이는 대한민국은 국민에 대한 직무를 철저하게 유기하고 있다. 예산이 없단다. 사회복지를 위한 예산이 없어 노인들이 길거리에서 종이를 줍게하고, 그 주운 종이에 세금을 물리겠단다. 예산이 없어 젊은 실직자들이, 사 오십대의 가장들이 직장을 잃으면 동반자살로 삶을 마감하게 한다. 도대체 그놈의 예산은 언제쯤 있을건데? 지금 없는 예산이 나중에는 생길까? 경제가 세계에서 몇 등이며 우리가 생산하는 핸드폰이 전세계인들이 사용한다고 하는 지금도 예산이 모자란다면 앞으로도 예산은 모자랄 것이다. 국가는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예산 핑계만 댄다.

 

 주머니에 꽁꽁 내 몫을 챙겨넣고, 내것을 나눠주지 않겠다고 버티는 탐욕이 예산의 부족을 가져오지 않는가? 기업은 기업대로 어렵다는 이유로 세금을 줄여 달라고하고, 개인은 개인대로 수입 대비 지출이 엄청나다고 세금을 줄여달라고 하고, 이런 저런 이유들로 모두 내것을 나눠 줄 여유가 없다며 입만 살아서 떠든다.

 

그래, 이때 우리라도 정신 차려보자. 대한민국 관변단체들이 일년에 쓰는 예산이 얼만인가? 재외동포재단이 정부로부터 돈을 받아 해외 한인회에 지원하는 돈이 얼마인가? 그 돈을 왜 지원하는가? 물론 해외 한인회들이 앞장서서 반정부 데모라도 할까봐 돈 줘서 입을 막는 건 아닌가? 그 돈이 일년에 수십억 수백억인데 그 돈으로 부족한 복지예산에 더하면 안될까? 적어도 동반자살 하려는 수 백 가구를 살릴 수 있는 돈인데.  해외 동포들은 나름대로 잘 살고 있다. 고국을 위해 한인회 운영 비용을 우리 손으로 충당할 수 있다. 왜 애꿎게 한국에서 세금으로 모은 돈을 해외 한인회들에게 주는가?  그 지원받는 돈으로 우리는 싸움을 한다. 법률싸움으로 탕진한 돈이 얼마이며 술과 기름진 음식으로 탕진한 돈이 또한 얼마인가?  그 지원하는 돈으로 주머니 챙겨보려는, 파리떼처럼 몰려드는, 부끄러운 해외 동포는 얼마인가?

 

80년대 신군부가 국민의 통일의지와 역량을 결집해 평화통일을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한 범 국민적 통일기구를 만들겠다고 해서 만든것이 민주평통이다. 민주평통도 예산을 편성해서 전 세계 평통지부에 운영비 일부를 지원한다. 그 지원되는 운영비로 역시 싸운다. 회장이 그 운영비를 임의로,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였다고, 임원들이 투서를 하고 싸운다. 해외에서 살고있는 동포들이 평화통일을 위하여 주머니 돈을 털어 평화통일 운동을 하면 안되나? 국민 세금으로 만든 돈을 주지 않으면 평화통일의 안되나? 우리도 우리 주머니 털어 평화통일 운동을 하면 안될까? 왜 평화통일 운동은 관이 주도를 해야 하는가? 아니, 왜 평화통일 운동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가 비용을 대면 안되나?  우리가 평화통일 운동의 비용을 십시일반 감당하고 평통예산을 복지예산에 사용하게 하자.

 

한식 세계화의 주역은 현지 실정에 맞는 메뉴를 개발하고, 현지의 비싼 세금에 고생하는 전세계 동포 식당 사장들이다. 그들이 현지 사정에 맞게 한식을 개발하며 보급한다. 실패했을때 뒤따르는 엄청난 어려움을 감수하고 그들이 목숨을 걸고 사업을 한다. 그런데 한끼에 수백만원하는 한식을 만들어 공급하는 대통령 영부인과 그 영부인을 뒤에서 속삭이며 예산을 타내 나누어 쓴 사람들은 뭔가? 한식이 세계화가 되었는가? 아니 되고라도 있는가? 식당 사장들이 스스로 한식을 세계화하도록 정부는 뒤에서 보조적으로 역할을 함으로서 도와줄 수 있다. 그런데 관이 주도해서 다 망쳤다. 오히려 한식과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 나서서 그 예산에 군침 흘리며 나눠먹은 것은 아닌가? 한식 세계화의 실질적 주역들은 지금 이 시간에도 주방에서 땀흘리고 애쓰는 한식당 사장들이다.  그들은 스스로 주머니 돈을 털어 한식을 세계화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의 식당 옆에 수십억 예산을 들여 지은 정부주도의 거대한 한식당이 들어섰다. 그 거대 자본으로 시작한 관 주도의 거대 식당이 한식 세계화의 실질적 주역들의 사기를 꺾는다. 물론 그러한 종류의 거대 한식당이 성공할리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이며, 또한 일부는 증명이 되지 않았는가? 그 쓰잘데기없는 한식세계화 예산 수 백억원을 복지예산으로 쓰자. 그랬으면 몇 사람, 몇 가정 생명은 구할 수 있지 않았을까?

 

우리라도 나서자. 조언이라도 해보자. 예산 타령만 하지말고 국민 복지를 위한 예산 편성을 위하여 과감하게 쓸데없는 관변단체들에 지원하는 돈을 멈추라고. 그 돈은 해외 동포사회를 싸움으로 이끌고 분열로 이끄는 밑거름이 된다고 알려주자. 우리는 우리의 주머니 돈으로 그런 일을 할테니 우리 해외 동포들에게 던져주는 그런 관변단체의 예산을 과감히 복지예산으로  전용하라고.

 

해외에서 살고 있는 동포들이여! 우리가 이렇게 조국을 떠나 해외생활 하면서 그 몇 푼의 관변단체 지원금에 우리의 자존심을 걸어야 하는가? 우리가 대한민국 세금으로 만들어진 지원금을 받아 생활이 좀 편해지셨나?  우리가 먼저 선언을 하자. 이건 아니라고 대한민국 정부에 권고를 하자. 우리 해외거주하는 동포들은 대한민국 국민의 피와 땀이 서린 세금으로 만들어진 어떠한 관변단체의 지원금도 받지 않겠다고. 그 지원금으로 부족한 복지예산에 보태라고. 우리는 우리가 땀 흘려 번 돈으로 한인회를 운영하고, 평화통일을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고, 문화 예술 체육 활동을 하겠다고 선언하자. 우리에게는 돈 몇 푼에 팔 수 없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존심이 있다고 선언하자. 

 

김인수 (영국이름 Andrew King)

andrewking999@gmail.com

07915 863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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