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행으로 납세자 세금 탕진한 ‘광장공포증’ 여성

극심한 광장공포증을 이유로 국가로부터 받아온 보조금을 자신의 세계 여행 경비로 탕진해버린 여성이 결국 감방 신세를 지게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지의 보도에 따르면, 트레이시 존슨(만 52세)이라는 이 여성은 증세가 너무 심해 집을 나설 수 없을 정도라고 주장하면서 실제로는 호화찬란한 생활을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존슨 피고인은 허위로 청구한 5만 파운드(한화 약 9천만 원) 상당의 보조금으로 세계 각지를 돌며 여행안내서, 요리책, 에로 소설 등을 집필했다. 인도에서 4개월을 여행하고 뉴욕과 마드리드로 쇼핑도 다녀왔다. 동절기 수당을 청구하면서 아르헨티나에서는 6개월간 여행 안내원으로서 일하기도 했다. 보조금 담당 공무원에게 도움 없이는 5m 이상 집 밖에 나설 수도 없다고 호소한 바로 다음날, 이 여성은 런던 중심가로 2일간 여행을 떠났다.

배심원단은 존슨 피고인에 대해 사기 행위를 포함 13건의 혐의로 유죄를 선고했고, 담당 판사는 구류 판결을 내렸다. 피고인은 수년간 영국을 벗어난 적이 없으며 증세로 인해 자기 집에 죄수처럼 갇혀 지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보조금 청구를 위해 부모의 집으로 주소를 변경했으며, LinkedIn 웹사이트에는 2002년부터 자신이 ‘작가, 사진사, 여행 가이드’로 일해 왔다고 소개한 사실이 밝혀졌다. Facebook에는 “히말라야 온천에서 점심을 먹었다. 이곳에서의 식사 한 끼 가격은 인도인의 2주간 봉급에 해당한다”고 썼다. 또 다른 게시글에는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대해 “새로운 연인처럼 환상적”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계좌 명세서 등 각종 증거에도 불구하고 이 여성은 자신이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담당 검사는 “피고인은 성실하고 근면한 납세자들에는 오직 상상으로만 가능한 생활을 해왔다. 근로자들이 매일 고된 일을 하는 동안 뉴욕에서 쇼핑을 하거나 마드리드에서 휴식을 즐겼다”고 고발했다.

영국 유로저널 박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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