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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와인칼럼
2014.05.27 17:45
박 우리나라의 프랑스 와인 기행 19 : 프랑스 와인 자습서 제2장 Beaujolais – 2
조회 수 3382 추천 수 0 댓글 0
<우리나라의 프랑스 와인 기행> 프랑스 와인 자습서 제2장
Beaujolais – 2
이제 보졸레 와인에 대해서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조금만 더 자세히 알면 저렴한 가격으로도 충분히 맛있는 와인을 고를
수 있는 매력적인 산지가 바로 보졸레이다.
우선 프랑스 지도를 한 번 보자.
loisirs-beaujolais.fr
보졸레 지역은 프랑스 중동부
내륙에 있으며, 와인 산지로 보자면 부르고뉴(Bourgogne) 지역에서 론(Vallée
du Rhône) 지역으로 가는
중간에 있다. 그래서인지 몇몇 최정상급 보졸레 와인은 부르고뉴 와인과 북부 론 와인의
느낌을 조금씩 지니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지역은 기후의 교차로라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대륙성 기후와 해양성 기후, 그리고 지중해성 기후가 섞여 있다. 그래서 날씨가 다소 변덕은 있지만, 전체적으로 포도재배에 좋은 조건을 나타낸다.
이제 본격적으로 보졸레
와인을 알아볼 텐데, 가장 먼저 살펴볼 것은 바로 등급이다. AOP 기준으로 보졸레 와인은 크게 세 등급으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가장 기본적인 품질과 가격을 보이는 보졸레(Beaujolais)이다. 아주 가끔 Beaujolais supérieur 라고 표기된 것을 볼 수 있는데 그냥 보졸레라고 봐도 무방하다. 두 번째는 주로 북쪽에
있는 38개의 마을에서 나오는, 일반 보졸레보다 좀 더 우수한 품질의 보졸레 빌라주(Beaujolais-Villages) 등급이다. 그리고 마지막은 크뤼 뒤 보졸레(Crus-du-Beaujolais)라고 불리는, 상당히 훌륭한 와인이 생산되는 10개의 지역 등급이다.
levinfigaro.fr
보졸레와 보졸레 빌라주
등급까지는 아주 간단하다. 위의 에티켓에서 보는 것처럼 보졸레라는 명칭이 들어가 있으면 보졸레
지역에서 가메 포도로 만든 와인이고, 그 뒤에 빌라주가 붙어 있으면 좀 더 좋은 품질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이 ‘크뤼 뒤 보졸레(Crus-du-Beaujolais)’이다. 에티켓에 ‘크뤼 뒤 보졸레’라고 쓰여 있으면 어려울 것이 없겠지만, 실제로는 10개의 다른 지명이 적혀 있다.
miseenbouteille.info
위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보졸레와 보졸레 빌라주 외의 Morgon, Moulin-à-Vent, Brouilly, Côte-de-Brouilly, hénas, Chiroubles, , Fleurie, Juliénas, Régnié, Saint-Amour 등이 그 이름이다.
10개밖에 안 되니 외우지는 못하더라도 ‘이 와인이 보졸레 와인
중 고급인 10개의 크뤼 중 하나였지.’라고 기억은
해 보자. 레스토랑에서 저렴하고 괜찮은 와인을 주문할 때 아주 유용하다.
그리고 참고로 보졸레와 보졸레 빌라주는 흔하지는 않지만 로제 와인과 화이트 와인도 생산된다.
대부분의 보졸레 와인은
가볍고 편안하게 마시는 용도라서 출시되면 최대한 빨리 마시는 것이 좋다. 하지만 10개의 크뤼는 좀 다른데, 그중에서도 Morgon과 Moulin-à-Vent은 맛과 향이 상당히 복합적이고 힘이 있어서 숙성을 시켜도 괜찮다.
훌륭한 생산자가 날씨가 뜨거웠던 해에 만든 Morgon의 경우
10년 정도 숙성을 시키면 매우 멋진 모습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
보졸레 와인은 상큼한 과일을 짜서 마시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과실 향이 풍성하고 산도가 좋은 반면,
입안을 떨떠름하게 만드는 탄닌은 거의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다. 그렇기 때문에
음식 중에서는 피자(해산물이 많이 들어간 종류는
별로 권하지 않는다), 돼지고기를 가공해서 만드는
햄 종류(charcuterie)나 가금류 등의 별로 무겁지 않은 육류와 함께하면 훌륭하다. 치즈 중에서는 카멍베르(Camenbert)나 브리(Brie)처럼 부드러운 스타일과
잘 어울린다.
일반적으로 레드 와인은 14도~17도 사이로 서빙을 한다. 레드 와인을 차갑게 마시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와인의 온도가 낮으면 탄닌감이 두드러져서 떫은맛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반면 와인이 차가우면 상큼한 맛이 배가 되는데, 타닌이 거의 없고 신맛이 훌륭한 보졸레 와인은 11도~12도 정도로 시원하게 마시기에
제격이다. 물론 앞에서 언급한 10개의 크뤼는 일반적인 레드 와인 온도가 적절하다.
날씨가 뜨거운 한 여름에
고기를 구워 먹는 상황이라면 보졸레만 한 선택이 없을 것이다. 보르도나 론 지방의 고급 와인이
훌륭하기는 하겠지만 더운 열기가 좀 부담스러울 것이다. 그렇다고 로제나 화이트 와인을
마시기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이럴 때 냉장고에 넣어 시원하게 식힌(굳이 와인 셀러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저렴한 보졸레 와인을 한 잔은 그 어떤 고급 와인 못지 않은 멋진 조화를 보여줄 것이다. 역시 와인에 있어서 가격이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올여름에는 차가운 보졸레
와인을 마셔보자. 찬물을 좀 섞거나 얼음을 몇 조각 넣어도 괜찮다. 보졸레는 그리 까탈스러운 친구가 아니니까. 프랑스 유로저널 박우리나라 기자 eurojournal2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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