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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와인칼럼
2014.06.10 17:00
박 우리나라의 프랑스 와인 기행 21 : 프랑스 와인 자습서 제3장 Bordeaux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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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우리나라의 프랑스 와인 기행 21 : 프랑스 와인 자습서 제3장
Bordeaux – 2
자, 이제 보르도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 좀 알아보겠다. 우선 마트에서 보르도 와인을 고르는 김 대리의 모습을 따라가 보자. ‘오늘은 보르도 와인 마니아 김 부장님 생신이시니 보르도 와인 중에서 고급을 골라야겠어.
보르도, 보르도…… 찾았다! 아니, 그런데 6유로밖에 안 하네? 보르도(Bordeaux)라고 쓰여 있는 와인 중에서는
이게 가장 비싼 것이라니! 부장님 생신 선물로 6유로짜리 와인을 드릴수도 없고……’
완전히 남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보르도라고 적혀 있는 와인은 우리나라 ‘경기미’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경기미 중에서도 ‘이천쌀’이나 ‘김포쌀’처럼 지역이 더 한정되는 고급 쌀이 있는 것처럼, 보르도의 와인도 세부 지명이 붙을수록 고급 와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럼 이제 보르’도(道)’에 속해 있는 읍•면•동을 알아보도록 하자.
사진 출처 : www.vignobledebordeaux.fr
먼저 메독(Médoc) 지역 명칭과 등급을 살펴보자. 메독은 보르도
좌안(左岸)에 위치한 세부 지역으로 보면 된다. 지도에서 다른 건 절대로 보지 말고 오로지 왼쪽의 진한 글씨만 보자!
메독(Médoc), 쌍-테스테프(Saint-Estèphe),
뽀이약(Pauillac), 쌍-쥘리앙(Saint Julien),
리스트락-메독(Listrac-Médoc),
물리-정-메독(Moulis-en-médoc),
마고(Margaux), 그리고 오-메독(Haut-Médoc). 메독이라는 마을을 다시 8개 세부 지역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은
메독이라는 큰 지명 아래 다시 메독이라는 이름이 나온다는 것이다. 원래 이는 메독이라는 지역 중에서 위쪽에 위치한 곳이 ‘오-메독’, 낮은 곳에
위치한 곳이 ‘바-메독(Bas-Médoc)’인데, 프랑스어 오(Haut)가 ‘높은’, ‘위쪽의’, 바(Bas)가 ‘낮은’, ‘아래의’라는 뜻이
있어서 와인의 질이 낮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것을 염려한 바-메독 지역에서는 그냥 메독이라고 쓰는 것이다.
그리고 지도를 보고 ‘오-메독’이
더 아래에 있는데 이름이 잘못된 것이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 기준은
강이 흘러 하구인 바다로 흘러가는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강의 상류 지역이 위쪽, 하류 지역이
아래쪽. 헷갈리지 말자.
이 메독 지역 중에서도 최고급 산지는 뽀이약,
마고, 쌍-쥘리앙,
이렇게 3개 마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3개 마을이 메독 지역의
61개 ‘그랑 크뤼 클라세(Grands
Crus Classés)’ 등급 와인 중 80%가
넘는 50개를 차지하고 있다. 그럼
이쯤에서 똑똑하고 용감한 학생은 이런 질문을 할 것이다. “그랑 크뤼
클라세 등급이 뭔가요?”
1855년 프랑스에서 열린 만국박람회 때 당시 와인업계 관계자들은 프랑스를
대표할 최고의 와인을 선정해 달라고 황제 나폴레옹 3세에게 요청을
했었다. 그래서 나폴레옹 3세는
하부 기관을 통해 61개 샤토의 와인을 1등급에서
5등급까지 5개의 등급으로 선정했다.
그런데 그 분류 기준은 당시 와인의 유통 가격이었다. 이것만큼
편리한 기준이 어디 있겠는가?
그렇게 정해진 등급은 거의 16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막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그래서 와인
에티켓에 ‘Grand Cru classé en 1855’라고 적혀 있다면 품질도,
그리고 가격도 상당한 수준이라고 보면 되겠다. 사실 평범한
사람의 경우, 이런 그랑 크뤼 클라세 와인은
1년에 한 번 맛보기도 쉽지 않고, 웬만한 동네
마트에서는 찾아보기도 힘들다.
예전에 흔히들 ‘국적은
바꿀 수 있어도 학적은 바꿀 수 없다.’는 말을
했었다. 그런데 이런 학벌보다 더 무서운 것이 이 그랑 크뤼 클라세 등급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당시에 1등급이었던 와인은 지금도
1등급이고, 당시 5등급은
지금도 5등급이다. 예외는
없다(1973년의 Chateau Mouton Rothschild가
2등급에서 1등급으로 승격된 것을 제외하고).
그리고 당시에 등급을 못 받은 와인은 앞으로도 마찬가지로 무등급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무등급 와이너리들은 억울하지 않겠는가?
그중에는 그 당시 등급 체계에 불만이 있거나 무관심해서 참여하지 않은 곳도, 당시에는
품질이 별로 좋지 못했지만, 각고의 노력 끝에 지금은 뛰어난 수준을 자랑하는 곳도,
심지어 160여 년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기에 평가를 받을 기회조차 없었던 곳도
부지기수일 테니 오죽하겠는가? 그런 메독 지역의 와이너리들이 모여서 만든 등급이 ‘크뤼
부르주아(cru-bourgeois)’이다.
크뤼 부르주아 등급은 1932년
제정되어 몇 차례 개정을 거친 후 2003년 공식적으로 3개의
등급으로 결정, 10년 주기로 개정하기로 했었다.
당시 분류된 등급은 크뤼 부르주아 엑셉시오넬(Cru Bourgeois Exceptionnel) 9개,
크뤼 부르주아 쉬페리에르(Cru Bourgeois Supérieur) 87개,
크뤼 부르주아(Cru Bourgeois) 151개로
총 247곳이었다.
하지만 2003년
더 높은 등급에 포함되지 못했거나, 아예 등급에 들어가지 못한 와이너리에서 당시 심사가 공정하지 못했다고
소송을 제기했는데, 2007년 법원이
이를 인정하여 받아들였다. 결국, 이
등급 분류는 효력 정지가 됐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2009년 다시 도입되지만 세 등급은 과거 ‘크뤼 부르주아’라는
하나의 등급으로 통합되었다. 이로 인해서 그 권위가 많이 떨어지게 됐고,
특히 과거 크뤼 부르주아 엑셉시오넬 같은 상위 등급의 고급 샤토들은 이 등급에서 이탈하기도 했다.
이처럼 말 많고 탈 많은 크뤼 부르주아 등급 와인의 경우 그랑 크뤼 클라세
5등급 정도에 해당하는 고가도 있지만, 저렴한 것은
10유로 근처로 동네 마트에서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친구
집에 초대받았을 때 이런 설명과 함께 선물한다면 괜찮지 않을까? 프랑스 유로저널 박우리나라 기자 eurojournal2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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