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저널 단독 건강 칼럼 (23) :
백내장(白內障)
사람의 모든 신체 부위는 나이를 먹어가면서 유연성이 떨어진다. 허리가 뻣뻣해지고, 어깨가 뻣뻣해져서 관절의 가동 범위가 줄어들고, 얼굴은 탁해지고 주름이 늘어나며, 두피의 혈관층과 근육층이 유착되어 모발의 혈관 공급이 줄어들어 탈모가 일어난다. 이렇게 온 몸은 점점 더 퇴화된다.
이런 증상을 가장 쉽게 느끼는 것이 눈이다. 눈은 조금만 피로해도 뻑뻑해지고 침침해지며, 밤이라도 새면 눈 주위에 다크써클이 생긴다. 그러면서 나이를 먹어가면서 눈의 초점 거리를 미세 조정하는 수정체가 탁해진다. 수정체는 약 23 디옵터의 볼록렌즈로서 빛을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이런 초점 조절 능력의 기능이 문제가 아니라, 수정체 내부의 자체에서 문제가 생겨서 수정체의 피질, 핵, 낭밑 등에서 수정체 섬유단백의 분자량이 증가하고 수정체 내부 물질의 구성이 변화하면서 탁해진다.
이런 백내장은 의외로 환자가 많다. 한국에서 50대 이상의 50%, 60대 이상 70%, 80대 이상은 거의 대부분이 발병하는 질병이고, 보험심사 평가원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12년 까지 65세 이상 노인이 입원하는 질환 1위가 바로 백내장으로서, 2위인 뇌경색 환자의 2배 정도라고 한다.
수술건수도 치질, 분만 수술에 이어서 3위에 이르는 흔한 질병이지만, 사람들은 이런 질환에 대해서 정보도 부족하고, 이미 발병한 다음에 수술을 받는 질병이다. 편작이 지은 서적인 난경(難經)에 보면“상공치미병(上工治未病) 중공치이병(中工治已病)” 이란 말이 있다. 최고의 의사(상공)는 병이 생기기 전에 치료한다는 말이고, 보통의 의사는 발병한 후에 치료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건강하려면 미리 예방해야 한다.
눈이 노화되는 것은 잘못된 습관으로 인해서 눈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이다. 바쁘게 사는 현대인들을 자신의 몸조차 돌 볼 겨를이 없다. 그러나 조금만 신경 쓰면 의외로 몸을 잘 관리할 수 있다. 눈을 관리하는 것은 휴식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고, 시간 날 때마다 눈을 운동을 시켜주어서 눈의 조절력을 잃지 않게 하면, 노화를 훨씬 늦출 수 있다.
사실 눈뿐만 아니라 모든 인체 부위가 적절한 운동을 통해서 유연성을 키워주면 좋다. 눈 운동을 할 시간이 없어도 우리는 쉽게 눈 운동을 할 수 있다. 지하철을 타고 갈 때, 눈을 감고 안구를 돌려주는 운동을 하거나, 신호등에 차량이 멈추었을 때 눈을 세가 감아서 눈에 자극을 주어서 눈을 운동 시키는 방법 등, 조금만 신경 쓰면 우리는 일상 가운데서도, 눈의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
눈은 크지 않은 인체의 기관이지만 지속적으로 혈액과 영양분의 공급을 받아야만 한다. 맥락막의 혈관층을 통해서 혈액이 공급되고, 수정체와 기타 기관들에 충분한 혈액 공급이 되어야만 눈이 건강해진다. 그래서 사실 눈은 혈액의 문제이지, 눈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서양의학에서는 눈 자체만을 보지만, 한의학에서는 눈을 ‘혈의 창고’인 간(肝)의 문제로 본다. 혈액이 잘 공급된다면 나이를 불문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다. 나이를 먹어서도 젊은이들 못지않게 튼튼한 몸을 소유하신 분들이 많다. 나이는 하나의 상징에 불과하다. 나이를 초월해서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조건이 현대에는 갖춰져 있기에 본인 노력에 따라서, 훨씬 행복하고 활력에 찬 삶을 살 수 도 있다.
수정체의 단백질 변성으로 시력이 저하되고, 안개가 낀 것처럼 보이고, 빛이 번져 보이고, 사물이 겹쳐 보이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눈의 건강을 유지시켜주는 것이 필요하다. 과도한 독서나 TV 시청을 피하고, 눈에 좋은 음식들을 섭취하고,눈 운동을 지속적으로 해준다면, 100세까지 우리는 건강한 눈을 소유할 수 있을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눈의 단백질 변성을 막기 위해서 혈액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백내장을 치료한다. 기국지황환(杞菊地黃丸) 같은 처방이 대표적이 처방이다.물론 백내장을 완치시키지는 못하지만 초기에 생긴 백내장의 진행을 막을 수는 있다. 눈에 좋은 구기자와 국화가 들어가 있고, 혈액을 보충하는 약재들이 포함되어 있는 처방이다.
눈은 마음의 창이다. 눈을 맑게 하는 것은 내 마음을 맑게 하는 것이다. 세속에 살지만, 세속에 찌들지 않는 마음으로 눈과 마음을 정화한다면 언제나 건강한 눈을 유지할 수 있다.
김선국 백세한의원 원장
서울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사 졸업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석/박사 졸업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 학사졸업
한양대학교 물리학과 겸임교수
HNH연구소 연구위원
(현) 백세한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