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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저널 와인칼럼
2014.07.22 02:32
박우리나라의 프랑스 와인 기행 25: 프랑스 와인 자습서 제3장 Bordeaux –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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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프랑스 와인 기행>
프랑스 와인 자습서 제3장
Bordeaux – 3 지난 시간 보르도 좌안(左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메독(Médoc – 영문을 같이 쓰지 않으면
어감이 썩 좋지는 않다) 지역을 살펴봤다면 이번에는 같은 좌안의 다른 지역, 프랑스어로 자갈이라는 뜻의 그라브(Graves) 지역을 살펴보도록 하자.
그라브는 메독 바로 아래쪽 동네다. 좌안에 속하기에 포도 품종은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을 중심으로 메를러(merlot)와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그리고 쁘띠 베르도(petit verdot)를 사용한다. 그라브는 메독에 비해 유명세가 다소 떨어지고, 특히
한국 와인 소비자에게 익숙하지는 않다. 하지만 개성이 뚜렷하고, 가격 대비 맛이 뛰어난 와인을 많이 찾아볼 수 있으니 독특한 벨류 와인을 찾는 이들이라면
유심히 살펴보자.
출처 : www.vignobledebordeaux.fr
그라브는 크게 그라브와 페삭-레오냥(Pessac-Léognan)이라는 아펠라씨옹(AOP)으로 나눌 수 있다. 페삭-레오냥은 그라브의 일부 지역으로 페삭 마을과 레오냥 마을의 이름을 합한 것으로 1987년 새로 명명된 그라브 최고급 와인산지다. 그라브도 ‘크뤼 클라세 드 그라브(Crus Classés de Graves)’라는 등급체계가 있다. 1959년에 시작됐으니 메독처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것은 아니지만, 메독 프리미에 크뤼 클라세로 보르도 최고 명가 중 하나인 샤토 오 브리옹(Château Haut-Brion)을 비롯, 도멘 드 슈발리에(Domaine de Chevalier), 샤토 파프 클레망(Château Pape Clément), 샤토 라 미씨옹 오 브리옹(Château La Mission Haut Brion) 등 와인 애호가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여러 와인이 이 등급 소속이다. 이 그라브 최고 와이너리는 모두 페삭-레오냥 출신이다. 그래서 페삭-레오냥 아펠라씨옹은 수준급 보르도 와인의 다른 이름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메독이 크뤼 클라세를 다시 1등급에서 5등급으로 세분화한 반면, 그라브는 최고 샤토 16개를 모두 한 등급으로 취급한다는
차이가 있다. 물론 품질이 다르고, 그에 따라 가격도 다르다.
와인 시장에서 그라브가 메독의 명성에 눌리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라브는 메독이 갖지 못한 매력적인 카드가 있다. 바로 고급 화이트 와인이다. 프랑스 최고 와인산지, 아니 세계 최고 와인산지를 놓고 경쟁하는 곳은 보르도와 부르고뉴다. 둘 다 훌륭하지만, 스타일이 워낙 다르기에 비교하기가 쉽지 않다. 마치 1990년대와 2000년대 메이져리그 야구(MLB)를 씹어 드셨던(?) ‘제구력의 마법사’ 그렉 매덕스(Greg Maddux)와 ‘빅 유닛(Big Unit)’ 랜디 존슨(Randy Johnson) 중 누가 더 훌륭하냐는 우문(愚問)과 비슷하다. 하지만 화이트 와인 이야기가 나오면 보르도는 꼬리를 내리기 마련이다. 보르도에는 부르고뉴의 몽하쉐(Montrachet),
샤를마뉴(Charlemagne) 같은 초특급 화이트 와인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보르도에 화이트 와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 가볍게 마시는 스타일이지 고급 화이트는 아니다. 그런 보르도 화이트 와인의 체면을 세워주는 것이 그라브, 페삭-레오냥이다. 앞서 설명한 16개의 크뤼 클라세 드 그라브 중 일부는 레드와 화이트를 모두 생산하고, 일부는 레드만, 그리고 ‘샤토 라빌 오 브리옹(Château Laville Haut-Brion)’처럼 화이트 와인만 생산하는 와이너리도 3곳 있다. 페삭-레오냥의 레드 와인을 보르도 ‘수준급’이라고 말한다면, 이들의 화이트 와인은 명실공히
보르도 ‘최고급’이라고 할 수 있다.
그라브의 레드 와인은 보통 같은 보르도 좌안의 메독처럼 카베르네 소비뇽을 중심으로 하지만, 가끔은 메를러가 주 품종으로 쓰이기도 한다. 그라브는 메독과 거의 같은 포도품종을 쓰지만 느낌은 상당히 다르다. 메독에 비해 향이 풍부하고 부드러우며 관능적인 느낌을 준다. 특히 오크 숙성을 한 페삭-레오냥 와인에서는 초콜릿, 바닐라, 커피, 담뱃잎 등 더 복합적인 향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쌉싸래함과 흙냄새 등은 그라브 와인의 독특함을 더해준다. 상급의
페삭-레오냥 레드 와인은 장기간 숙성에 적합하다.
이런 특징이 있는 그라브의 레드 와인은 대부분의 육류 요리, 그리고 볼로네즈 스파게티 등과 잘 어울린다. 치즈는 의외로 사부아 지방(Savoie)의 르블로숑(Reblochon), 미디-피레네(Midi-Pyrénées) 지역의 블루 치즈 ‘로크포르(Roquefort)와 궁합이 잘 맞는다.
잘 안 어울릴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한 번 시도해보라. 정말 괜찮다.
그라브의 화이트 와인은 주로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과 쎄미용(Sémillon), 그리고 일부는 뮈스카델(Muscadelle)을 조금
섞어서 만든다. 산도가 좋고 시원한 향이 좋은 소비뇽 블랑과 풍성하고
볼륨감 있는 쎄미용의 비율에 따라 스타일이 달라진다. 굴을 비롯한
생해산물보다는 익힌 갑각류나 생선 요리를 권한다. 특히 오크 숙성을
한 페삭-레오냥의 화이트는 버터 소스 또는 그릴에 구운 생선 요리와
함께하면 일품이다. 치즈는 루아르 지역의 염소 치즈를 추천한다.
출처 : www.bookine.net
마지막으로 쉽게 찾아볼 수는 없지만, 그라브 쉬페리외르(graves-supérieures)라는 아펠라씨옹이 있다. 이를 보통 그라브 화이트 와인의 높은 등급이라고 생각하고 선택하기 쉽다. 그래서 본식 생선 요리와 함께 마신다면 실망할 확률이 아주 높다. 이 와인은 달달한 디저트 와인이기 때문이다. 더운 여름날 차갑게 식힌 이 와인을 달콤한 과일 케이크과 함께 마셔보자. 물론 사랑하는 친구들과 함께라면 훨씬 맛있을 것이다. 프랑스 유로저널 박우리나라기자 eurojournal29@ek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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